[분할 그 이후]독이 된 인적분할…침체 고스란히 노출된 유니드①2년 성과 미미, 기업가치 반토막…올해 이익률 개선 등 분위기 호전 감지
김소라 기자공개 2024-12-26 08:17:54
[편집자주]
기업은 전략적으로 분할을 결정한다. 크게 인적분할과 물적분할 방식으로 나뉜다. 각기 분할 의도나 목적은 제각각이나 기업 성장이라는 장기 방향성은 동일하다. 가치 재평가, 재무 융통성 확대, 사업 경쟁력 강화 등 다양한 후속 효과를 기대한다. 다만 하나였던 몸체가 둘로 나뉘는 만큼 주주 등 이해관계자에게 미치는 영향도 크다. 지난 3년간 유가증권시장 및 코스닥 상장사 100여 곳 이상이 분할을 진행했다. 이들 기업이 당초 도모했던 기대 효과가 실현되고 있는지 THE CFO가 이들의 밸류 및 재무 현주소를 점검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18일 15:31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칼륨 제조업체 유니드는 현재 화학사업을 단일 영위하고 있다. 앞서 설립 초기부터 30여 년간 건자재 사업을 함께 전개해 왔으나 부문 정리를 통한 간소화 작업을 끝마쳤다. 인적분할 방식을 활용해 이종사업부를 깔끔히 분리했다.분할 만 2년이 경과한 지금 각각의 상황은 녹록지 않다. 근래 화학 및 건설사업 업황이 전반적으로 위축되면서 존속·신설법인 모두 고전하는 모양새다. 올해 회복 기미가 조금씩 감지되나 전체적으로 봤을 때 분할 후 당초 기대했던 만큼의 효과는 거두지 못하고 있다. 밸류 측면에서도 뚜렷한 반등 분위기는 감지되지 않는다.
화학전문 기업집단 'OCI' 내 소조직인 유니드는 각기 다른 2개 사업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칼륨 제품을 전문으로 생산하는 유니드와 보드 사업부를 독립 영위하는 '유니드비티플러스'로 나뉘어 있다. 그룹 지주인 'OCI홀딩스' 최대주주 이화영 유니드 회장이 동 조직을 도맡고 있다. 소그룹의 지주 격 역할을 하는 '유니드글로벌상사'를 통해 해당 법인들을 지배하는 형태다.
◇"보드사업 재조명 목적"...분할 후 역성장 흐름
유니드는 이러한 사업부 독립 체제를 비교적 최근 완성했다. 1980년 설립 후 화학, 보드 사업 구조를 계속해서 유지해 오다 2022년 말 법인 분리를 단행했다. 인적분할 방식을 채택해 각사 간 유의미한 지분 관계는 없도록 했다. 각각의 사업부가 시장에서 제값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데 가장 중점을 뒀다는 설명이다.
유니드 관계자는 "보드부문이 주력 사업인 화학과 성격이 다르다 보니 경영 과정에서 의사 결정도 다소 편향될 수밖에 없었던 구조였다"며 "특히 화학부문 영업 성과가 세계적으로 독보적인 수준이었기 때문에 보드 사업 역량이 가려지는 부분도 있었고 분할 관련 주주 요구 등도 숙고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분할 전후 성과만 놓고 보면 흐름은 긍정적이지 않다. 2022년 말 분할을 기점으로 각사 영업 성적은 크게 위축됐다. 분할 당시 산정한 직전 사업기간 영업성과와 근래 수치를 단순 비교해 봤을 때 유니드와 유니드비티플러스 모두 역성장한 것으로 나타난다. 지난 2년 간의 변화 추이를 짚어보면 분기 매출이 양사 통틀어 40~70% 가량 감소했다.
분할 시점이 유니드에 다소 불리하게 작용했다. 화학과 건설 산업이 침체 국면으로 접어들기 시작한 때였다. 러·우 전쟁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불확실성 이슈로 화학제품 단가도 함께 상향 조정됐는데 지난해 중국에서 물량이 대거 풀리며 직격탄을 맞은 실정이다. 마진 스프레드 축소로 이익률이 크게 내려 앉았다. 2022년 9월 레고랜드 사태로 국내 건설 경기가 얼어붙었던 것도 신설법인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비용 축소 노력, 올해 신설법인 흑자전환 성과
기업가치 역시 급속도로 위축됐다. 양사 모두 기초 체력에 미치지 못하는 평가를 받고 있다.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가 안되는 상황이다. 분할되기 전 단일 법인이었을 때 보다 양사 도합 기업가치가 현저히 낮게 머물러 있다. 2022년 1조원대였던 유니드 시가총액은 이달 기준 존속·신설법인 합산 5000억원대에 그친다. 밸류 관리 성과 면에선 분할이 외려 각 사업부의 부진을 더 고스란히 노출시켰던 계기가 된 셈이다.
올해 영업은 차츰 회복세로 돌아서고 있다. 드라마틱 한 매출 변화가 있기 보단 비용을 축소하려는 노력이 돋보였다. 일례로 유니드의 경우 올 3분기 연결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8배 가까이 증가한 830억원을 기록했다. 이 기간 전체 매출은 소폭 줄었으나 원가 부담이 비교적 경감되며 마진을 개선할 수 있었다. 현재 신규 공장을 통한 물량 추가 공급도 앞두고 있다.
신설법인 유니드비티플러스도 비슷한 흐름이 감지된다. 당해 영업이익 흑자 전환하며 성과를 거뒀다. 보드 생산량을 일정 수준 계속해서 유지하는 가운데 내부적으로 이익 확보를 위한 전략 수립에 주력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올 3분기 주력 제품인 중밀도섬유판(MDF) 생산 실적은 전년대비 약 20% 수치가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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