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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인트벤처 활용법]포스코-GS '폐배터리 재활용' 원료공급 책임진 계열사①포스코인터·PLSC, 포스코HY클린메탈에 블랙파우더 공급…순익 턴어라운드 과제

이민호 기자공개 2025-01-03 08:08:42

[편집자주]

조인트벤처(JV)는 치밀한 경영전략의 산물이다. 기업은 원·부자재 매입처와 완성품 매출처 확보, 기술협력, 신사업 개척과 신규시장 진출 등 다양한 이유로 다른 기업과 손을 잡는다. 이 과정에서 유상증자로 투자금을 추가 투입하거나 배당 수취와 유상감자, 지분매각으로 투자금을 회수하는 등 자금의 이동도 다이내믹하게 전개된다. THE CFO가 주요 조인트벤처의 그룹 내 역할, 출자·회수 경과, 지배구조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30일 15:36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포스코그룹과 GS그룹의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의 선봉에는 조인트벤처(JV)인 포스코GS에코머티리얼즈(이하 포스코GS에코머티)가 있다. 포스코GS에코머티는 포스코HY클린메탈을 지배하면서 사업 확장을 위한 자금 통로 역할을 하고 있다.

실질적인 사업회사인 포스코HY클린메탈은 재활용 사업 성공을 위해 중요한 원재료(블랙파우더) 조달을 포스코그룹 계열사에 의존하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과 폴란드 PLSC(Poland Legnica Sourcing Center)가 그 중심에 있다. 하지만 아직 매출액이 미미해 대주주로부터의 유상증자가 요구되면서 실적 턴어라운드가 과제로 제시된다.

◇포스코HY클린메탈 현물출자로 지배력 확보…'JV의 JV 지배'

포스코GS에코머티는 포스코그룹과 GS그룹이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에 진출하기 위해 손을 맞잡은 결과물이다.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은 폐배터리를 물리적으로 분쇄한 블랙파우더를 화학적으로 정련해 황산니켈, 코발트, 망간, 탄산리튬 등 유가금속을 추출하는 사업을 말한다.

포스코그룹은 포스코를 앞세운 철강부문의 현금창출력을 바탕으로 이차전지 소재회사인 포스코퓨처엠으로 대표되는 친환경미래소재부문을 육성하고 있다. 포스코GS에코머티리얼즈 설립도 이차전지 공급망 구축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포스코그룹 지주사 포스코홀딩스는 2022년 10월 GS그룹 에너지사업 중간지주사 GS에너지와 합작투자계약을 체결하고 이어 12월 포스코GS에코머티를 출범시켰다. GS에너지는 GS칼텍스, 보령LNG터미널, 신평택발전, 롯데GS화학 등 유전개발, 정유, 발전, 신재생에너지 관련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다.

출처: 포스코GS에코머티리얼즈 감사보고서(2024.04.03)

포스코홀딩스가 포스코GS에코머티 출범에 투입한 현금은 한푼도 없다. 하지만 포스코GS에코머티 지분 51%를 가져왔다. 나머지 49%가 GS에너지 몫이다. GS에너지는 지난해 9월 포스코GS에코머티가 실시한 3자배정 유상증자에 827억원을 현금출자해 주주로 편입됐다.

포스코홀딩스가 현금 부담 없이 포스코GS에코머티 지배력을 확보한 배경에는 포스코HY클린메탈이 있다. 포스코HY클린메탈은 앞서 2021년 5월 포스코홀딩스가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 진출을 위해 중국 화유코발트(Huayou International Mining Holding Limited)와 설립한 조인트벤처다. 당시 포스코홀딩스는 780억원을 현금출자해 지분율 65%를 가져왔다.

포스코홀딩스가 포스코GS에코머티에 대한 지배력을 확보한 것은 바로 이 포스코HY클린메탈 지분 65% 전량을 현물출자하는 방식을 취했기 때문이다. 포스코HY클린메탈 지분 65%의 가치(장부금액 기준)는 836억원으로 평가됐다. 827억원을 현금출자한 GS에너지보다 지분을 더 많이 가져올 수 있었던 이유다.

이후 포스코HY클린메탈의 경우 올해 8월 48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실시해 포스코GS에코머티가 오롯이 책임지면서 지분 구성이 포스코GS에코머티 75%, 화유코발트 25%로 변경된 상태다. 다만 포스코GS에코머티는 추가로 자본을 확충하지는 않았다.


이로써 조인트벤처(포스코GS에코머티)가 또다른 조인트벤처(포스코HY클린메탈)를 지배하는 구조가 형성됐다. 하지만 포스코GS에코머티의 지난해말 별도 기준 재무구조를 보면 매출이 발생하지 않고 있으며 차입금도 조달하지 않고 있다. 자산총계가 1648억원인데 이중 절반이 포스코HY클린메탈 지분 65%에 해당하는 종속기업투자주식(836억원)이며 나머지 절반이 현금성자산(806억원)이다. 자산의 절반을 보통예금으로 들고있어 지난해 한 해 동안 이자수익으로만 9억원이 발생했을 정도다.


◇포스코HY클린메탈, 포스코 계열사로부터 원재료 조달…순익 턴어라운드는 과제

자산 구성으로만 보면 포스코GS에코머티는 사실상 포스코HY클린메탈을 지배하는 역할만 하고 있다. 올해 8월 포스코HY클린메탈 유상증자에 480억원 납입하며 자산총계에서의 종속기업투자주식 비중은 더 커졌을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그룹은 포스코GS에코머티 출범 당시 폐배터리 재활용뿐 아니라 이차전지 진단과 평가 등 서비스로 사업을 확장할 의도를 밝혔다. 이 때문에 포스코GS에코머티는 이들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포스코그룹과 GS그룹으로부터 출자와 대여 등 다양한 형태로 자금을 조달하는 사실상 중간지주사 역할을 맡는 것으로 보인다.

애초 포스코그룹의 포스코GS에코머티 출범이 이차전지 공급망을 구축하려는 의도였던 만큼 실질적인 사업회사인 포스코HY클린메탈은 밸류체인에서 포스코그룹 계열사와 긴밀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의 성패를 결정하는 요소 중 하나는 원재료인 블랙파우더를 안정적으로 공급받는 것이다. 포스코HY클린메탈은 포스코그룹 계열 무역회사인 포스코인터내셔널과 원재료 매입계약을 체결하고 있으며 지난해의 경우 원재료 매입대가로 273억원을 지급했다.


하지만 지난해 포스코HY클린메탈이 포스코인터내셔널보다 원재료 매입대가를 더 많이 지불한 곳이 있다. 포스코홀딩스가 2021년 2월 폴란드에 완전자회사로 설립한 PLSC다. PLSC는 인근 전기차 배터리 생산공장으로부터 폐배터리를 공급받아 블랙파우더를 생산한다. 포스코HY클린메탈은 지난해 PLSC에 원재료 매입대가로 288억원을 지급했다.

다만 포스코HY클린메탈은 아직 적자에 머물고 있다. 지난해 21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지만 106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1113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당기순손실 발생에 따른 결손금 누적으로 지난해말 자본총계는 3억원에 불과할 정도로 축소됐다. 올해 8월 포스코GS에코머티로부터 480억원의 자본을 확충해야 했던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대주주로부터의 자본 확충과 함께 자체 차입도 병행됐다. 지난해말 기준 총차입금(리스부채 포함)은 단기차입금 1344억원, 장기차입금(유동·비유동 합산) 815억원, 리스부채 1억원을 합한 2160억원이다. 자산총계가 2534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차입금의존도가 85.2%에 이른다. 포스코HY클린메탈은 장기차입금 조달을 위해 장부금액 기준 258억원 규모 토지를 담보로 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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