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포항2공장 폐쇄 '없던 일로' 당진공장 전환배치는 예정대로…대형 봉형강 설비 투자 관측
이호준 기자공개 2025-01-02 07:59:01
이 기사는 2024년 12월 31일 13시1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제철이 경북 포항2공장 폐쇄 결정을 철회했다. 대신 제강과 압연 생산시설의 근무 조로 축소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중국산 저가 제품 공세와 수익성 악화로 설비 구조조정을 계획했으나 노조 반발이 커지자 없던 일로 한 것이다.31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27일 열린 노사 협의회에서 포항2공장 폐쇄 방침을 철회했다. 외곽 부서 인원은 유지하되 아연 및 제강 부문의 4조 2교대 근무 체제를 두 개조로 축소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남는 인력은 당진공장과 포항1공장으로 전환 배치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주간이나 야간 근무 중 하나를 없애고 두 개 조만 운영한다는 의미"라며 "비용 절감에 대한 필요성을 노사가 공감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대제철은 지난달 13일 포항2공장 폐쇄를 결정했지만 노조의 강한 반발에 부딪혔다. 노조는 판교 본사로 상경해 항의 집회를 열고 천막 농성을 이어가며 고용 보장을 요구했다. 이에 현대제철은 이달 3일 휴업 방침을 철회하고 노조와 협의에 나섰다.
기나긴 협의 끝에 현대제철은 포항2공장 폐쇄 방침을 전면 철회하며 운영 방식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결정했다. 이로 인해 포항2공장에서 처리하던 봉형강 주문 물량을 당진공장에 몰아주려던 기존 계획도 수정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업계에서는 폐쇄 철회로 당장의 위기는 넘겼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포항2공장은 H형강 등 봉형강 생산에 특화된 공장이다. 중국산 저가 제품과의 가격 경쟁에서 밀리며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해 가동할수록 손해가 누적됐다.
국내 철강업계는 내년에도 수요 감소, 원가 상승, 중국산 철강재 유입에 따른 시장 유통가격 하락 등 악재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포항공장이 장기적인 대안을 마련하지 못하면 지속적인 적자 구조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당분간은 경쟁력이 낮은 중소형 봉형강 생산설비를 축소하고 수요가 안정적이고 수익성이 높은 대형 봉형강 생산설비에 투자를 집중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현대제철은 철강산업 위기 돌파를 위해 올해부터 구조조정을 이어오고 있다. 회사는 삼일PwC에 경쟁력 진단을 의뢰했으며 현대IFC 등 자회사의 매각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IFC는 수요 조사를 통해 약 3000억원 수준의 가치로 평가된 것으로 전해진다.
현대차 최고재무책임자(CFO) 출신인 서강현 현 현대제철 대표이사 사장이 올해 초 부임한 이후 이 같은 변화가 본격화되었다는 분석이 많다. 그는 차입구조 다변화와 차입규모 축소를 통해 재무구조 안정화에 주력했다. 최대한 사업체의 몸집을 가볍게 하고 위기 발생에 따른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며 "포항공장으로 앞으로 어떻게 운영할 건가 이런 내용들이 구체적으로 안 나오면 지금하고 상황이 바뀌는 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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