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한국 미술시장 가늠자]경매시장 주도했던 믿을맨 '이배'⑤최다 출품, 최다 낙찰 기록…낙찰률 상위 3인은 최영욱·김선우·전광영
서은내 기자공개 2025-01-08 08:46:08
[편집자주]
2024년은 미술시장이 숨고르기를 한 해였다. 3년 전 유례없는 호황기 이후 지속된 침체기다. 2024년 하반기 각종 데이터 지표와 유통업계의 견해를 종합해보면 새롭게 다가올 한 해 역시 긍정적인 전망을 내리기는 어려워 보이는 분위기다. 예술경영지원센터의 미술시장 조사 데이터와 자체 집계한 옥션 데이터 등을 토대로 한국 미술시장의 현황을 살펴보고 2025년을 전망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06일 16: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어두운 시장 분위기 가운데에서도 팬덤을 형성한 작가들의 작품은 분위기를 타지 않았다. 2024년 경매 시장에서 가장 핫했던 작가 '이배'가 대표적이다. 양대 옥션회사의 현장경매에서 최종 출품작을 기준으로 최다 출품이 이뤄진 것도, 최다 낙찰 건수를 기록한 것도 이배 작가였다. 이배의 작품은 실제로 옥션 시장을 리드했다.◇ 이배 작품 출품취소 '0건'
더벨이 지난해 서울옥션과 케이옥션의 현장경매 결과를 집계한 데이터에 따르면 이배의 작품은 총 90점이 출품됐으며 그 중 69점이 낙찰로 이어졌다. 해당 수치는 양 옥션회사 현장경매에 출품된 전체 작품들을 작가별로 집계했을 때 가장 많은 숫자에 해당한다. 이배 작품의 낙찰률은 76.66%를 기록했다. 낙찰률은 최종 출품된 작품 중 낙찰건수를 셈해 계산했다.
같은 기간 현장 경매에서 낙찰작 수를 기준으로 2위를 기록한 이우환은 최총 출품된 작품 수는 86점으로 이배와 엇비슷하나 그 중 54점이 낙찰돼 이배보다 낙찰건수가 15점 가량 적었다. 거래량이 많은 작가 중 한 명인 야요이 쿠사마 역시 최종 출품작 수는 70점이 넘었으나 그 중 절반 이상이 유찰돼 낙찰률은 45.95%를 기록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배의 작품은 출품된 90점 중 출품취소된 작품이 없었다는 것도 의미 있는 부분이다. 출품취소는 작품의 거래를 위탁했던 위탁자가 경매 직전 작품을 거둬들이는 것을 뜻한다. 시장에서 거래량이 많은 작가의 작품일수록 출품취소나 유찰될 가능성 또한 거래량이 적은 작가에 비해서는 높다.
이배의 경우 거래량이 최다였던 작가임에도 출품취소가 한 건도 나오지 않은 것은 그만큼 경매 거래 성사에 대한 믿음이 강했다는 것을 뜻한다. 출품취소의 배경은 여러 종류다. 다만 통상적으로는 작품을 경매에 내놓았으나 유찰이 우려되거나 비교적 낮은 가격에 낙찰돼 제 값을 인정받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면 출품을 취소한다.
이배의 작품 중 가장 낙찰가가 높았던 작품은 지난 10월 서울옥션 현장 경매에서 3억9000만원에 낙찰된 '불로부터-49-1'다. 시작가 3억7000만원에서 경합이 이어진 후 3억9000만원에 낙찰됐다. 이배 작가의 낙찰작 총 69건 중 1억원 이상인 작품은 18점이었다. 낙찰작 69건 중 44건은 케이옥션에서 낙찰이 이뤄졌다.
◇ 낙찰률 1위, 최영욱 '95.65%'
최종 출품 건수 기준 20점이 넘는 작가들만 따로 집계했을 때 낙찰률이 가장 높은 작가는 최영욱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영욱의 작품은 최종 46건이 출품되고 그 중 유찰이 두 건에 그쳐 44건은 모두 경매 낙찰이 성사됐다. 낙찰률로는 95.65%에 달한다. 케이옥션에서 총 33건이 낙찰됐다.
다음 순으로 낙찰률이 높았던 작가는 '도도새 작가' 김선우다. 총 22점이 출품되고 그 중 1건 외에는 전부 낙찰로 이어졌다. 낙찰률로 95.45%다. 낙찰된 21점 중 16점은 서울옥션에서 낙찰됐다. 그 중 최고가는 6500만원인 'Shooting Stars'였다. 거래량이 많은 작가 가운데 비교적 작품활동 기간이 짧았던 신진작가라는 점은 주의해볼 필요가 있다.
세번째로 낙찰률이 높았던 이는 전광영 작가다. 총 59점이 출품됐으며 그 중 52점이 낙찰되고 나머지 7점만 유찰됐다. 88.13%의 낙찰률을 기록했다. 전광영 작가의 작품은 낙찰된 52점 중 33점이 케이옥션에서 거래됐다. 전광영 작가의 출품작 역시 출품취소된 이력이 거의 없었다.
전광영의 낙찰작 중 최고가는 1월 케이옥션에서 거래된 '집합 11-AP029(Blue&Red)'로 1억7500만원에 낙찰됐다. 갤러리현대에서 소장된 이력이 있는 작품이다. 1억원 이상의 가격대로 낙찰된 건수는 총 5건이며 그 중 서울옥션에서 세차례, 케이옥션에서 두 차례가 성사됐다.
◇ 낙찰률 낙찰총액 고루 높았던 '김환기·김창열'
낙찰률 순위로 4~5위는 김환기(79.31%), 김창열(78.26%)이다. 김환기의 작품은 최종 29점이 출품되고 그 중 23점이 낙찰됐다. 김창열 작가도 옥션시장에서 거래량이 많은 작가다. 최종 46점이 출품되고 그 중 36점이 낙찰 성사됐다.
낙찰가 총액을 살펴보면 낙찰거래량 1순위인 이배의 낙찰가 총액은 약 52억원을 기록했다. 전광영 30억원, 최영욱 15억원, 김선우 6억원을 기록했다. 낙찰률 4~5위인 김환기는 73억원, 김창열 46억원으로 집계돼 낙찰률 기준 1~3위 작가들 보다 낙찰가 총액은 더 높았다.
더벨 기사에 활용한 데이터 집계는 서울옥션의 1월 경매에서 낙찰된 박생광, 박래현 작가의 낙찰작들은 제외한 결과다. 해당 경매는 이 두 작가의 작품들로만 경매를 구성한 것이어서 출품작 수나 유찰 건수 모두 비교적 많기 때문에 다른 낙찰 이력들과 같은 선상에 놓고 비교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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