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ard Match up/배터리 3사]주주 소통 모범은 LG에너지솔루션③지난해 매출 역성장 전망도 공유, 중장기 수익성 목표도 제시
김형락 기자공개 2025-01-15 08:20:09
[편집자주]
기업을 움직이는 힘은 무엇인가. 과거에는 뛰어난 개인 역량에 의존했다. 총수의 의사결정에 명운이 갈렸다. 오너와 그 직속 조직이 효율성 위주의 성장을 추구했다. 하지만 투명성을 중시하는 시대로 접어들면서 시스템 경영이 대세로 떠올랐다. 정당성을 부여받고 감시와 견제 기능을 담보할 수 있는 이사회 중심 경영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이사회에 대한 분석과 모니터링은 기업과 자본시장을 이해하는 중요한 척도다. 기업 이사회 변천사와 시스템 분석을 통해 바람직한 거버넌스를 분석해 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10일 14시50분 THE BOARD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배터리 3사 중 주주 소통 본보기 역할을 하는 곳은 LG에너지솔루션이다. 연초에 이사회가 승인한 사업 계획을 연간 실적 가이던스로 제공한다. 지난해에는 매출 역성장 전망도 적시에 주주들에게 보고했다. 분기 실적 발표회 음성 파일과 자막도 홈페이지에 공개한다.삼성SDI는 연간 경영 가이던스를 주지는 않는다. 대신 사업부별 시장 전망을 제시한다. 중장기 주주 환원 정책은 세 곳 중 가장 먼저 도입했다. SK온은 모회사 SK이노베이션 주주 소통 활동에 C레벨 임원이 참여해 주요 사업 현안을 공유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상장 첫해인 2022년부터 연초에 사업 계획을 주주들에게 공개했다. 투자자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그해 2월 연간 매출, 자본적 지출(CAPEX) 전망을 발표했다. 그해 7월과 10월 두 차례 연간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지난해부터는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세제 혜택(Tax Credit) 예상 수혜 규모까지 포함해 연간 가이던스를 준다.

지난해 7월에는 매출 목표를 하향 조정했다. 연초에는 전년 대비 4~6(Mid-single)% 성장한 매출 목표를 제시했다. 하지만 예상보다 전기차 성장률이 둔화하자 그해 매출이 전년 대비 2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잠정 실적을 집계한 결과 LG에너지솔루션 연결 기준 매출은 전년 대비 24% 감소한 25조6196억원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매 분기 최고재무책임자(CFO), 최고전략책임자(CSO), IR 담당 등이 참여한 실적 설명회를 진행한다. 음성 파일, 자막을 포함한 실적 발표 자료 등을 홈페이지에 게재해 주주들이 언제든지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11월 밸류업 공시에도 참여해 중장기 기업가치 제고 계획 발표했다. 2028년 매출 목표는 2023년 실적(33조7455억원) 2배로 잡았다. 2023년 11%인 상각 전 영업이익률(EBITDA Margin)은 2028년 10% 중반 이상(IRA 효과 제외 기준)으로 제시했다.
당분간 주주가치는 성장성·수익성 기반으로 창출할 계획이다. 빠르게 성장하는 이차전지 산업 특성상 고객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향후 안정적인 잉여현금흐름(FCF)이 창출되는 시기에 주주 환원 정책을 검토할 예정이다.

삼성SDI는 이사회가 가결한 연간 경영 계획을 주주에게 공유하지는 않는다. 대신 중대형전지, 소형전지, 전자재료 등 사업부별로 연간, 분기 시장 전망치를 제시한다. 주주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중장기 주주 환원 정책은 실행 중이다.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기본 배당금을 1000원으로 설정하고, 매년 FCF 5~10%를 추가 지급하기로 했다. 시황 둔화 등으로 FCF가 악화하더라도 최소한의 배당은 보장한다. 2023년에는 FCF 적자로 기본 배당만 실시했다.
비상장사인 SK온은 SK이노베이션 주주 소통 활동에 참여한다. 김경훈 SK온 CFO는 매분기 SK이노베이션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단기 전망과 주요 이슈를 전달한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부터 컨콜 음성 파일을 홈페이지에 올린다. SK이노베이션이 여는 주주와의 대화에도 SK온 임원들이 배석한다. 지난해 3월에는 최영찬 당시 SK온 경영지원총괄(현 SK텔링크 대표이사)과 김 CFO가 주주 질의에 답했다.
2023년 3월 주주와의 대화에서 SK이노베이션은 SK온 기업공개(IPO)와 연계한 주주 환원 검토 방안도 공개했다. SK이노베이션이 공개매수로 자기주식(시가총액 기준 10% 수준 고려)을 취득하고, 그 대가를 SK온 주식 등으로 지급하는 방안과 SK온 IPO 이후 구주 매출 재원을 활용한 특별 배당 등을 거론했다. 세부 내용은 IPO 추진 시점에 확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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