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배당여력 점검]작년 미실시 3개사, 올해도 시행 가능성 '불투명'④미래에셋생명·롯데손보 조정순이익 마이너스…여유 있는 흥국화재는 배당 소극적
강용규 기자공개 2025-01-20 12:53:00
[편집자주]
배당은 주식회사가 벌어들인 이익을 가장 알기 쉬운 형태로 주주에 환원하는 활동이다. 주주는 주식회사의 주인인 만큼 배당은 주식회사의 가장 큰 존재 이유다. 지금 보험업계에서는 상장사들의 이익이 늘어났음에도 일부 보험사의 경우 배당 실시 자체를 기대하기가 어려운 역설적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이러한 현상의 원인이 무엇인지, 상장 보험사들의 실제 배당여력은 어느 정도인지 점검해 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16일 07시00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래에셋생명, 롯데손해보험, 흥국화재 등 3개 상장 보험사는 지난해 2023년 결산배당을 실시하지 않았다. 이들은 올해 2024년 결산배당 역시 실시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평가를 받는다.미래에셋생명과 롯데손보는 전년 대비 이익이 줄어들었을뿐만 아니라 적립 예정 준비금을 반영한 조정순이익이 마이너스(-) 혹은 손익분기점에 가까웠을 것으로 추정된다. 흥국화재는 여력이 충분하지만 상장 보험사 중 가장 배당에 소극적이었던 지금까지의 행보가 걸림돌로 여겨진다.
◇조정순이익 고려한 배당여력, 흥국화재만 가능성 존재
1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생명, 롯데손보, 흥국화재 등 3개사는 2024년 결산배당의 권리주주 확정과 관련한 내용을 아직 공시하지 않았다. 지난해 실적만 놓고 볼 때 배당을 실시할 수 있을 정도로 이익을 거둔 보험사는 흥국화재뿐인 것으로 분석된다.
미래에셋생명은 2024년 1~3분기 누적 별도기준 순이익 622억원을 거둬 전년 동기보다 61% 감소했다. 같은 기간 롯데손보 역시 844억원의 순이익을 내 67.9%의 감소 폭을 보였다.
이 기간 미래에셋생명은 대손준비금, 비상위험준비금(보증준비금), 해약환급금준비금 등 법정 준비금의 적립 예정액을 반영한 조정순이익이 -894억원으로 산출됐다. 롯데손보의 조정순이익은 15억원으로 플러스(+)를 기록했다. 다만 여기에서 23억원의 신종자본증권 분배금까지 덜어내고 나면 마찬가지로 조정순이익이 마이너스로 전환한다.
양사 모두 해약환급금준비금의 부담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미래에셋생명은 적립 예정 준비금 총액인 1516억원 중 1389억원, 롯데손보는 829억원 중 797억원이 해약환급금준비금이었다.
반면 흥국화재는 지난해 1~3분기 누적 별도기준 순이익이 197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9.7% 증가했다. 적립 예정 준비금은 해약환급금준비금 288억원을 포함해 총 400억원으로 이를 반영한 조정순이익은 1578억원이다. 흥국화재는 작년 3분기까지 배당을 실시할 수 있을 정도의 실질순이익을 확보했다고 볼 수 있다.
![](https://image.thebell.co.kr/news/photo/2025/01/15/20250115155354956.png)
◇3개사 배당 전망 불투명한 다른 이유는
조정순이익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더라도 기존에 쌓아둔 자본 중 미처분이익잉여금 등 여유분을 활용하면 배당이 가능하다. 작년 3분기 말 기준으로 3사의 미처분이익잉여금은 미래에셋생명이 6627억원, 롯데손보가 828억원, 흥국화재가 3300억원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들 3개사의 배당 실시 여부가 단순히 한 해 벌이나 자본 여유분의 보유 수준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고 본다. 먼저 미래에셋생명은 미래에셋그룹의 지배구조와 관련한 이슈가 존재한다.
미래에셋생명은 최근 몇 년 사이 계열사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지분 매입활동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생명 지분율은 2019년 말 5.06%에서 올 1월10일 14.06%까지 높아졌다. 이 기간 미래에셋생명의 특별관계자 보유지분율도 43.34%에서 57.80%까지 상승했다.
미래에셋생명은 작년 상반기 말 기준으로 보통주 자사주 보유비율이 26.29%에 이른다. 그룹 내에서 보유한 유효지분율이 85%에 가깝다. 이에 일각에서는 미래에셋그룹이 미래에셋생명의 그룹 내 지분율을 더욱 확대해 완전자회사로 편입, 즉 자진 상장폐지의 작업을 진행 중이라는 시선도 제기된다.
미래에셋그룹이 미래에셋생명의 자진 상폐를 계획하고 있다면 굳이 배당을 통해 외부 주주들과 이익을 나눌 이유가 없다. 실제 미래에셋생명은 2023년뿐만 아니라 2022년에도 결산배당을 실시하지 않았다. 다만 미래에셋그룹 측에서는 미래에셋생명 지배력 확대와 관련해 단순 저가매수의 투자활동이라며 선을 긋고 있는 상황이다.
롯데손해보험은 대주주인 사모펀드(PEF) JKL파트너스에 의한 상시 매각이 추진되고 있다. 배당을 통한 주주환원보다는 자본 유출을 최소화하고 재무건전성을 높일 필요성이 더 크다. 흥국화재의 경우는 애초부터 배당에 적극적이지 않은 모습을 보여 왔다. 마지막 배당이 1999년 회계연도(2000년 3월 결산)였을 정도로 오래 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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