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급여력 넉넉' 흥국화재, 자본확충 나선 이유는 '금리' 킥스비율 207.1%로 여유 있지만…기준금리 인하 가능성·내년 1500억 상환 압력도 염두
강용규 기자공개 2024-09-30 12:46:14
이 기사는 2024년 09월 27일 10시2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흥국화재가 후순위채 발행을 통해 자본을 확충했다. 당장의 지급여력은 안정적인 상황이지만 향후 거시경제적 변수가 불리하게 돌아갈 것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가용자본을 불려 두는 것으로 파악된다.27일 흥국화재에 따르면 26일 2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상황에 따라 3000억원까지 증액 발행도 염두에 두고 있었으나 수요예측에서 30억원의 미매각 물량이 발생해 추가청약으로 이 부분을 채우는 데 만족했다.
흥국화재는 2024년 1분기 말 기준으로 가용자본(지급여력금액)이 2조9214억원, 요구자본(지급여력기준금액)이 1조4110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지급여력비율(K-ICS비율, 킥스비율)은 207.1%다. 이번 후순위채 발행을 반영하면 비율지표는 221.2%까지 높아진다.
흥국화재는 지급여력제도상 요구자본 압력을 완화하는 경과조치를 적용받고 있다. 다만 경과조치 효과를 걷어내도 킥스비율은 1분기 말 기준 157%로 금융감독원 권고 기준인 150%를 웃도는 수준이었다. 후순위채 효과를 더하면 167.8%가 된다.
경과조치가 있는 한 흥국화재의 지급여력은 매우 안정적인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흥국화재 관계자는 "향후 경영환경의 악화 가능성을 고려하면 선제적으로 자본을 보강해야 했다"며 외부 자본확충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를 0.5%p(포인트) 낮추는 '빅컷'을 단행했다. 이에 우리나라의 한국은행도 10월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강력하게 제기되고 있다. 문제는 현 지급여력제도에서 보험부채의 가치가 시가로 평가된다는 점이다.
금리의 하락은 곧 부채 평가금액의 상승을 의미하며 이는 보험사들의 순자산, 즉 자본의 감소를 뜻하기도 한다. 노건엽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1%p의 금리 하락으로 손보사들에게서 평균적으로 30%p의 킥스비율 하락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올 초 시행된 보험부채 할인율 현실화 방안 역시 부담스러운 요인이다. 당국은 계속되는 보험부채에 적용되는 할인율이 너무 높아 부채가 과소평가되면서 보험사들의 실적이 과도하게 계상되고 있다며 장기선도금리(LTFR)의 조정 폭을 기존 0.15%p에서 0.25%p로 확대했다.
이에 따라 보험사들은 부채 평가금액의 상승분을 기타포괄손익누계액 계정에 마이너스(-)로 반영했다. 흥국화재의 경우는 지난해 말 3276억원의 기타포괄손익누계액이 올 1분기 말 194억원까지 급감했다. 기타포괄손익누계액은 가용자본의 구성요소로 그만큼 지급여력이 약화됐다는 의미다.
실적 개선을 통해 거시경제적 변화의 악영향을 모두 만회할 수 있다면 큰 문제는 없다. 그러나 흥국화재는 올 상반기 순이익으로 전년 동기보다 34.6% 감소한 1070억원을 거두는 등 이익 창출에 고전하고 있다.
순이익이 기타포괄손익누계액의 감소분에 미치지 못한 만큼 지급여력의 약화를 피하기가 쉽지 않다. 이미 1분기 킥스비율은 전년 말 대비 22.2%p 하락한 상황이며 2분기에는 경과조치 미적용 시 당국의 권고 기준 150%를 하회하게 될 수도 있다.
만약 이와 같은 불리한 업황이 지속될 경우 내년 흥국화재는 5월 600억원, 6월 500억원의 사모채 만기와 7월 400억원의 후순위채 콜옵션(조기상환권) 만기 등 총 1500억원 규모의 상환 압력을 마주하게 된다. 업황이 더욱 악화할 가능성을 고려해 일찌감치 자본을 확충해 두는 것이 현명한 선택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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