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 비전 2030 중간점검]소비 한파 지속, 상반된 분위기 '한섬·현대그린푸드'④'뷰티·케어푸드' 신성장동력 확대는 공통 과제
김혜중 기자공개 2025-01-23 07:58:59
[편집자주]
현대백화점그룹의 비전 2030이 분수령에 다다랐다. 2030년까지 매출 43조원, 이익 2.2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 달성에 앞서 지주사 행위제한 요건 해소를 대부분 마무리했다. 첫 번째 관문을 넘어서면서 본격적으로 사업 확장에 탄력이 붙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더벨은 2025년을 맞이해 현대백화점그룹의 비전 2030 달성 현황을 살펴보고 향후 과제를 점검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21일 07시5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비전 2030을 발표하면서 패션과 종합식품사업을 주력 사업부문으로 선정했다. 한섬으로 대표되는 패션사업은 2030년까지 연매출 2조원을 달성하고 현대그린푸드가 전개하는 종합식품사업은 케어푸드로 신성장동력을 모색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2025년을 맞이한 현재, 한섬은 주력 패션 부문의 성장세가 주춤한 상황 속 신규 브랜드 론칭 및 뷰티사업 확장에 승부수를 걸었다. 현대그린푸드는 소비 침체 속 급식사업의 호조로 순항을 이어가며 안정적인 영업환경 속 케어푸드 브랜드 ‘그리팅’ 사업을 확장해 전 사업부문간 시너지를 유도하고 있다.
◇패션 성장세 ‘주춤’, ‘뷰티’ 구원투수 될까
현대백화점그룹은 2012년 현대홈쇼핑을 내세워 한섬 지분 34.6%을 4230억원에 인수했다. ‘타임’과 ‘시스템’ 등의 브랜드를 바탕으로 국내 여성의류 국내 1위 업체 자리를 공고히 지켜 왔던 한섬은 패션 산업 진출을 염원해 온 현대홈쇼핑그룹에게 매력적인 선택지였다. 온·오프라인 유통 채널에서 강점을 가졌기에 그룹 차원에서의 시너지도 상당할 것으로 관측됐다.
현대백화점그룹은 비전2030에서 패션 부문에 대한 의지도 강하게 드러냈다. 한섬 고유 프리미엄 이미지를 앞세운 신규 패션 브랜드 론칭과 온·오프라인 유통 채널 확대에 주력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여기에 뷰티 분야와 디자인소품 등의 라이프스타일 분야로도 진출해 매출 규모를 2030년까지 2조원대로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2024년 3분기 한섬의 매출액은 1조49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 감소했다. 영업이익도 426억원으로 38.2% 줄어들었다. 매출 규모가 2023년과 비슷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한섬은 2023년 매출액으로 1조5286억원을 기록했다.
사실 한섬은 2022년 최고 실적을 갱신한 후 성장세가 주춤한 상태다. 2021년 매출액 1조3874억원에서 2022년 1조5422억원을 기록했지만 2023년 오히려 매출액이 역성장했고 올해도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고물가 속 소비 부진, 온난한 겨울과 불안정한 정세가 유지되면서 고가의 의류를 주로 판매하는 한섬이 타격을 받은 영향이다.
다만 한섬의 확장 정책은 지속되고 있다. 모바일 편집숍 ‘이큐엘’의 오프라인 편집숍 진출, 신규 편집숍 브랜드 ‘키스(KITH)'를 2024년 오픈했다. 리던과 아뇨나 브랜드도 론칭하면서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는 중이다. 특히 자사 브랜드 타임은 프랑스에도 매장을 열었고 시스템은 팝업을 전개하고 있다. 2025년 역시 2024년과 비슷한 소비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 속, 한섬은 글로벌 시장 진출과 해외 패션 포트폴리오 확장, 온라인 플랫폼 성장 등으로 활로를 모색하겠다는 방침이다.
뷰티 카테고리도 적극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한섬은 2020년 한섬라이프앤을 인수해 자회사로 편입시켰고, 2021년 럭셔리 스킨케어 브랜드인 ‘오에라’를 야심차게 론칭했다. 2021년 매출액 7억원에서 2022년 33억원, 2023년 47억원으로 증가 추세지만 아직까지 한섬의 매출 볼륨 측면에서는 큰 효과를 주고 있지는 못하다. 올해 4분기 한섬라이프앤 매출액은 4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5% 증가했다.
한섬은 뷰티 카테고리를 신규 성장 동력으로 낙점했고 투자를 지속할 방침이다. 리퀴드 퍼퓸바 및 푸에기아1833 외 신규 뷰티 브랜드를 유치하고 있고, 수입MD 사업도 강화한다. 여기에 오에라 내 라인업을 다각화하고 신규 브랜드 추가도 상시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급식사업 호조, 향후 성장 동력도 ‘확보’
현대백화점그룹에서 급식 및 식자재 사업 등 종합식품 부문을 담당하고 있는 건 현대그린푸드다. 2023년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별도의 계열사로 독립했고, 연매출 규모는 2조원을 상회한다.
그룹 차원에서 비전 2030을 공개할 당시 현대그린푸드는 목표 매출액을 따로 설정하지는 않았다. ‘건강’과 ‘친환경’을 콘셉트로 단체급식과 식자재 유통, 외식 등 기존 사업에서의 경쟁력을 높이고 신규 성장동력으로 케어푸드를 육성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2024년 3분기 현대그린푸드는 매출액 1조7035억원, 영업이익 1020억원을 기록하면서 순항하고 있다. 현대그린푸드는 2023년 3월 현대지에프홀딩스로부터 인적분할되면서 신설됐기에 재무제표 시작 역시 3월부터다. 편의를 위해 회사 측에서 재작성된 2023년 매출액은 2조187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했다. 3분기까지의 매출은 1조6126억원 수준이었고, 2023년에 이어 올해 역시 실적 호조를 이어가고 있다.
소비 부진으로 외식 시장 전반이 침체된 상황 속 내식과 구내식당 이용이 증가하면서 자연스럽게 급식사업을 제공하는 현대그린푸드가 수혜를 본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2분기와 3분기 급식사업 매출액은 5481억원이고,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한 수치다. 식자재 유통 사업은 최근 군납식재 경쟁 심화로 주춤했으나 향후 군납 식재 시장이 점진적으로 개발될 것으로 기대되면서 매출 확대도 기대할 수 있다는 평가다.
신규사업인 케어푸드도 기대할 수 있는 지점이다. 현대그린푸드는 2020년 케어푸드 브랜드 ‘그리팅’을 론칭했고 스마스푸드센터를 기반으로 hmr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구체적인 매출액은 공개되고 있지 않지만 2022년 16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2023년 기준으로는 전년 대비 35% 성장했다. 오프라인 스토어도 오픈하는 등 채널도 확장하고 있다. 급식사업이나 식자재 유통 사업 전개 과정에서 시너지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도 주목할 지점이다.
현대그린푸드 관계자는 "올해 다양한 신규 케어푸드 품목을 출시하고 메뉴 수를 늘리는 동시에, 단체급식과 식자재 등 기존 사업분야에 케어푸드 사업을 연계해 영업망을 넓혀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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