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02월 19일 07시0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화재의 밸류업 발표로 보험업계는 잠깐 뜨거웠다. 기업가치제고계획에 담겨있던 자사주 소각 방침 때문이다. 자사주 소각의 여파로 삼성생명의 삼성화재 지분율이 타회사 보유 한도 15%를 넘게되면 벌어질 상황을 두고 시나리오가 펼쳐졌다. 삼성생명의 연결이익 증가, 지주사 설립을 포함한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설 등 섣부른 예상들이 애널리스트 보고서와 기사를 통해 쏟아졌다.삼성생명이 당국에 삼성화재 자회사 편입을 신청하며 열기는 사그라들고 있다. 예상과 달리 삼성생명의 자회사 편입은 지분법 적용도 되지 않는 '금융회사법상 자회사'에 그치며 영향이 극히 제한적이다. 한 금융당국 관계자가 "삼성화재의 밸류업 발표로 삼성생명이 행정 절차를 떠안았을 뿐"이라고 말할 정도다.
이슈는 싱겁게 끝나가는 듯하나 이번 사례가 보여준 자사주의 단면은 씁쓸하다. 삼성화재는 2015년 166만주 매입을 끝으로 10년 동안 자사주를 소각 없이 보유하며 현재의 지분구조를 유지했다. 당시 삼성생명을 필두로 한 지주사 설립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왔고 1년 후 삼성은 지배구조 개편 작업을 공식화했으나 이후 이재용 당시 부회장이 구속 수감되며 작업은 무산됐다.
자사주를 지배주주에 유리한 방식으로 활용한 건 삼성화재 뿐만은 아니다. 개인 혹은 재벌 계열의 산업자본이 소유한 보험사 대부분이 10~20%에 달하는 자사주를 소각 없이 장기간 보유해왔다. 보험업권의 PBR(주가순자산비율)이 1배 미만으로 상당히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는데도 자사주 소각은 이뤄지지 않았다. 은행들이 자사주 비중을 1% 미만으로 낮추며 주주환원에 나설 때 보험업권에서는 자사주 소각을 검토한다는 말조차 조심스러운 분위기가 이어졌다.
지금이라도 삼성화재가 자사주 소각을 단행한 것은 의미있는 시작이 될 수 있다. 그룹의 지배구조 이슈에서 벗어나 개별 회사의 주주환원정책을 강화하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그렇다. 삼성화재의 사례가 타 보험사들도 자사주 소각을 적극 검토하는 시작점이 되길 바란다. 가뜩이나 자본 여력 확보가 어려워지는 보험사에게 자사주 소각은 추가적인 자본 차감 부담이 없는 선택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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