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정책 리뷰]CJ프레시웨이, 순이익 역성장 불구 '일관성' 유지일회성 비용 및 경기 부진 여파로 수익성 악화, 최대 배당 2023년 수준 유지
정유현 기자공개 2025-02-12 07:49:22
[편집자주]
분기·연간 실적 발표 때마다 투자자들의 최대 관심사는 기업이 발표하는 배당정책이다. 유보 이익을 투자와 배당에 어떤 비중으로 안배할지 결정하는 건 최고재무책임자(CFO)의 핵심 업무다. 기업마다 현금 사정과 주주 환원 정책이 다르기에 재원 마련 방안과 지급 방식도 각양각색이다. 주요 기업들이 수립한 배당정책과 이행 현황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2월 10일 15시2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년 연속 '매출 3조원 클럽'에 이름을 올린 CJ프레시웨이가 순이익 역성장에도 불구하고 전년 수준의 배당금을 유지한다. 배당의 일관성과 예측 가능성을 높여 주주와의 신뢰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올해 수익성 중심의 내실경영 전략을 펼치면서 배당 여력을 확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1주당 450원 현금 배당 결정, 시가 배당률 2023년 대비 증가
CJ프레시웨이는 2024년 회계연도 1주당 450원의 현금 배당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배당 총액은 53억4221만원이다. 3월 28일 진행 예정인 주주총회에서 해당 안건이 통과하면 1개월 내로 배당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배당금 지급 주주를 확정하는 배당 기준일은 2025년 4월 4일이다. 시가 배당률은 2.2%다. 1.7%를 기록한 2023년 대비 소폭 상승했다.
2001년 상장한 CJ프레시웨이는 규모는 크지 않지만 꾸준하게 현금 배당을 통해 주주들에게 이익을 환원해온 곳이다. 최근 5년간의 추이를 살펴보면 '코로나19'에 따른 영업 환경이 악화됐던 2020년을 제외하고는 배당 규모가 우상향 곡선을 탔다. 팬데믹 이후 실적이 반등하기 시작하면서 2021년 1주당 300원(배당 총액 35억6147만원), 2022년 1주당 350원(배당 총액 41억5505만원)으로 상향했다.
현금 창출력이 개선되면서 2023년에는 주당 450원(배당 총액 53억4221만원)의 배당을 실시했다. 배당의 기준이 되는 연결 기준 순이익이 597억원을 기록했다. 최근 3년간 최대치였다. 배당의 재원이 되는 이익잉여금이 커지면서 배당금을 상향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익잉여금은 2022년 645억원 수준에서 2023년 1026억원으로 59.2% 증가했다.
이에 따라 지주사 CJ의 배당 수익에도 기여를 했다. CJ프레시웨이의 대주주는 47.11%의 지분을 보유한 CJ다. CJ는 2023년 CJ프레시웨이로부터 25억1650만원 규모의 배당금을 수취했다. 큰 규모는 아니었지만 CJENM 등 주력 계열사의 배당 공백을 채우면서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배당 기준 순이익 전년비 반토막, 사업 성장성과 안정성 강조
CJ프레시웨이는 최근 3년간 호실적을 발판으로 배당금을 키우면서 자본시장에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는 시그널을 보냈다. 다만 2024년은 외형 확장은 지속했지만 경기 부진과 일회성 비용 상승에 따른 역성장을 피하지 못했다.
2024년 연결 기준 CJ프레시웨이의 매출은 3조2248억원, 영업이익 940억원, 당기순이익 27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4.9% 증가했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42.5%, 54.1% 감소했다. 고물가, 고금리 등 내수 경기 부진과 소비 심리 위축 영향으로 이익 규모가 줄어들었다.
특히 병원 파업 장기화가 수익성에 영향을 미쳤다. 삼성서울병원과 신촌세브란스 병원 등 주요 대형병원에서 급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병원 급식 계약은 식수당 단가 계약 형태로 이뤄지기 때문에 병원 식당 이용자수에 따라 매출이 결정되는 구조다. 전공의 파업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와 의료진의 수가 감소한 것이 실적에 반영됐다.
식자재 유통 사업에서는 업계 1위 자리를 공고히 했다. 급식 시설 대상 식자재 매출이 지속적으로 늘었고 고령화 시대를 맞아 노인 복지·요양시설 등 공급처와 물량이 동시에 늘어났다. 외식업체 대상 식자재 매출은 노모어피자, 세광양대창 등 대형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을 수주하며 견고한 실적을 유지했다. 병원 실적 감소 이슈가 있었으나 오피스와 산업체 등 구내 식당 수요가 커지면서 푸드 서비스(단체 급식) 관련 매출이 상승했다.
2년 연속 매출 3조원을 돌파하면서 대형 식품기업으로의 위치를 공고히했지만 예상치 못한 변수도 있었다.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245억원의 과징금을 부과 받는 등 일회성 비용이 발생한 것이다. 이에 따라 순이익이 2023년 대비 대폭 줄었지만 사업 성장세가 지속되는 점 등에서 배당금에 변화를 주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일관된 배당 정책을 통해 주주들의 신뢰를 강화하고 투자 매력도를 높이기 위한 결단으로 해석이 된다.
여기에 최근 CJ프레시웨이가 레버리지를 활용해 운전자금을 확보하거나 차환을 진행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차입금을 줄이는 방향으로 재무 전략을 짜고 있으나 외부 조달에 나서는 것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있다. 순이익 감소에도 배당을 유지하는 것은 재무 건전성에 대한 신호를 보내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장기적인 성장과 안정성을 강조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올해도 내수경기 부진으로 어려운 경영환경이 계속되고 있지만 수익성 강화를 위해 신시장을 공략하는 등 적극적인 영업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차별화된 솔루션 전략을 무기로 외식 프랜차이즈 고객 확보에 더욱 집중할 예정이다. 병원 파업 영향 최소화를 위해 2차 병원 및 중소형 병원 대상 푸드서비스 사업도 전개할 계획이다.
CJ프레시웨이 관계자는 "지난해 제반 비용 상승과 더불어 병원 파업 장기화로 수익성이 악화됐다"며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안정적인 배당금 지급 정책을 유지하면서 주주친화적 투자 환경을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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