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1세대 생존기]에프에스티, 펠리클 국산화 넘어 2세대 소재 '승부'①반도체 소재 대표주, EUV 펠리클 상용화 박차…삼성 파운드리 수율 개선 기여
화성(경기)=김혜란 기자공개 2025-02-20 08:30:10
[편집자주]
코스닥이 개장한지 30년 가까이 흘렀다. 1세대 기업 가운데 상당수는 상장폐지된지 오래다. 산전수전을 겪으면서도 20여년 넘게 시장에서 살아남은 상장사에는 어떤 내공이 숨어있는 걸까. 더벨이 신년을 맞이해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150위권 내에 포진해 있는 알짜 코스닥 1세대 기업을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5년 02월 12일 13시3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업의 생존은 빠르게 변화하는 반도체 기술 진화에 얼마나 잘 대응하느냐에 달려 있다. 기술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면 도태되고 연구개발(R&D) 투자로 첨단반도체 생태계에 올라타면 가치를 인정받는다.2000년 상장한 에프에스티는 '펠리클 국산화' 외길을 걸어온 반도체 소재 대표주다. 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경쟁력을 끌어올릴 핵심 소재인 '극자외선(EUV)용 펠리클'을 상용화해 도약 발판을 마련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ArF·KrF 국산화 선두주자, 2세대 핵심소재 EUV 펠리클 도전
1987년 설립된 에프에스티는 이듬해 국내 최초로 펠리클 국산화에 성공했다. 펠리클은 반도체 식각 공정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얇고 투명한 막이다. 반도체 소자의 미세 패턴을 그리는 식각 공정에서 마스크(Mask)와 레티클(Reticle) 표면을 대기 중의 먼지로부터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회로가 새겨진 포토마스크에 아주 적은 양의 먼지만 묻어도 불량을 일으키기 때문에 반도체 수율 개선에 펠리클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에프에스티는 그동안 248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파장의 KrF 노광장비와 193㎚의 ArF용 펠리클을 생산해왔다. 지난해 3분기 기준 펠리클과 펠리클 프레임, 기타 부품 등을 생산하는 재료 사업부가 전체 매출의 52.4%를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EUV(13.5㎚)용 펠리클을 개발 중이다. EUV 장비는 7나노 이하의 최첨단 반도체를 제작하는 데 필수적인데, EUV 공정에 쓰이는 펠리클은 새롭게 개발돼야 한다.
에프에스티는 최근 고객사와 EUV용 펠리클 시양산 생산을 앞두고 있다. 경기도 화성시 동탄에 EUV 펠리클 시양산 시설도 구축했다. 상반기 안으로 장비 설치를 마무리한 뒤 시양산에 돌입하기 위한 작업에 집중할 계획이다. 물론 실제 양산라인에 적용하기 위해선 고객사의 깐깐한 테스트를 통과해야 한다.
이 관문을 통과해 삼성전자 파운드리 EUV 양산라인에 에프에스티가 개발한 EUV용 펠리클이 도입된다면 삼성전자와 에프에스티가 상생하는 그림을 기대할 수 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는 7나노 이하 첨단공정 수율 개선의 전기를 마련할 수 있고, 에프에스티는 EUV 펠리클이라는 새로운 먹거리를 확보하는 동시에 첨단소재 기업으로서 세계 시장에서 입지를 크게 넓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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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T 펠리클' 초미세 공정 대안, 외형성장 변곡점
세계 1위 파운드리 TSMC는 EUV 펠리클을 자체 개발해 2·3나노 공정에 도입하고 있다. 다만 지금까지 상용화된 EUV 펠리클은 400와트(W)급 EUV 노광장비 출력을 견디는 '1세대'다. 에프에스티는 '2세대' EUV 펠리클을 개발 중이다.
EUV 펠리클에서 중요한 건 내구성과 투과율이다. 투과율이 높을수록 펠리클을 통과한 EUV 빛이 더 정확하게 마스크에 회로를 새긴다. 또 EUV가 펠리클을 통과하면서 열이 발생해 휘거나 깨질 수 있는데, 2세대는 기존 메탈 실리사이드(MeSi)보다 투과율이 더 높고 내구성이 강한 탄소나노튜브(CNT) 소재를 사용한다.
특히 ASML의 차세대 노광 장비인 '하이 NA EUV' 장비는 전력이 600W가 넘어 더 강한 펠리클이 필요하다. 2세대 EUV 펠리클은 초미세 공정의 대안이 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무엇보다 EUV 펠리클은 ArF, KrF용 펠리클보다 단가가 훨씬 높다. EUV용 펠리클이 상용화된다면 에프에스티의 외형성장과 수익성 개선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EUV용 펠리클 시장이 커진다고 해서 기존 ArF와 KrF 시장이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에프에스티는 최근 284억원을 투자해 경기도 오산 공장의 캐파(CAPA·생산능력)를 확충했다. 그만큼 수요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는 얘기다.
에프에스티 관계자는 "EUV 펠리클은 첨단 반도체 공정 개선에 중요한 아이템으로 부각되고 있다"며 "(EUV 펠리클 검증에 성공한다면) 하나의 큰 시장이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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