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오미 제국의 역습]'삼성 텃밭' 잇단 잠식, '제2의 중국' 인도마저 점령②브랜드 파워 향상, 스마트폰 이어 TV·가전까지 확산
김도현 기자공개 2025-02-17 09:37:23
[편집자주]
'대륙의 실수' 샤오미에 붙었던 애칭이다. 보조배터리 등 가성비 제품으로 이름을 알렸는데 성능도 나쁘지 않았다. 스마트폰과 TV, 가전 등 정보기술(IT) 업계에서 존재감이 그만큼 커졌다. 자국 시장을 중심으로 몸집을 키우던 샤오미가 이제는 글로벌 시장을 공략 중이다. 이미 유럽, 인도, 아프리카 등에서 상위권에 포진하며 명실상부 중국 대표 테크기업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최근에는 한국법인을 설립하면서 우리나라 침공을 본격화했다. 샤오미의 한국 성장 전략과 국내 산업계에 미칠 영향을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2월 13일 16시3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샤오미가 급격하게 성장할 수 있었던 건 세계 시장에서 입지를 다져온 덕분이다. 진출 초기만 해도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중 1곳에 불과했으나 이제는 글로벌 브랜드로 꼽힌다. 애국 소비가 두드러지는 자국 외 지역에서 인정받았다는 점이 상징적이다.더 이상 샤오미는 모바일 사업만 영위하지 않는다. TV, 가전, 전기차 등으로 점차 포트폴리오를 넓혀가고 있다. 브랜드 파워의 활용 범위가 넓어진다는 의미다. 다방면에서 경쟁 중인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기업에 반가운 소식은 아니다.
◇해외 공략 승부수 통했다
13일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샤오미는 2024년 인도 스마트폰 시장점유율 2위를 차지했다. 2023년 1위였던 삼성전자가 3위로 내려앉은 것과 대비된다. 분기에 따라 샤오미는 1위에도 올라선다. 내친김에 인도에서 장기집권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인도는 공식적으로 중국을 넘어 세계 최대 인구를 보유한 나라다. 반면 경제 발전은 중국만큼 이뤄지지 않아 정보기술(IT) 기기 보급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뒤집어보면 잠재 고객이 가장 많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인도에 스마트폰 공장을 둘 정도로 현지 공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중국 경쟁사 공세가 상당하다. 샤오미를 비롯해 비보, 오포, 리얼미 등이 주인공이다. 이들이 중저가 부문에서 삼성전자를 대신하고 있다.
인도 경제발전으로 현지 소비자들이 플래그십 모델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는 삼성전자에 유리한 흐름이다. 다만 샤오미가 변수다. 중저가 라인업을 주축으로 하는 다른 중국업체와 달리 샤오미는 프리미엄급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있다. 삼성전자에 맞불을 놓은 셈이다.
이는 인도에서만 해당되는 사안이 아니다. 유럽, 아프리카, 남미, 동남아 등에서도 유사한 양상이다. 가뜩이나 중저가 제품에서 밀리는 삼성전자가 텃밭으로 삼은 고가 제품마저 샤오미가 야금야금 점유율을 가져오는 모양새다.
사실상 중국에서 힘을 잃은 삼성전자로서는 비상이다. 샤오미는 삼성전자와 동급 모델은 원화 기준으로 수십만원 낮은 가격에 판매 중이다. 인공지능(AI) 기능까지 확대하면서 삼성전자의 차별점이 옅어지는 분위기다. 물론 완성도 등에서 격차는 있으나 이 역시 갈수록 좁혀지고 있다는 평가다.
애플이 압도하는 일본에서도 샤오미는 3위까지 올라섰다. '갤럭시 무덤' 일본에서 샤오미가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상반기 기준 샤오미는 일본 내 점유율이 300% 이상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결과적으로 샤오미는 미국을 제외한 주요 지역에서 톱5에 들고 있다. 삼성전자 본토인 한국도 샤오미가 노리고 있다. 당장 삼성전자와 애플의 아성을 무너뜨리긴 힘들겠지만 '샤오미 스마트폰 괜찮다'는 인식만 줘도 성공적이다.
이러한 샤오미의 글로벌화는 타제품군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스마트폰을 통해 샤오미에 대한 인지도 및 신뢰도가 높아진다면 TV, 가전 등도 샤오미를 선택할 수 있어서다. 이같은 움직임은 이미 포착되고 있다.
샤오미는 스마트폰과 마찬가지로 합리적인 가격에 그 이상의 성능을 갖춘 제품을 내놓고 있다. 작년 3분기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에어컨 55% △냉장고 20% △세탁기 50% 등 성장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도 그렇지만 이미 외국에서는 중국산 기기에 대한 인식이 제고된 상태"라면서 "글로벌 경기침체가 길어지는 가운데 가성비를 앞세운 샤오미가 더 많은 고객의 선택을 받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보 유출 등 우려 '정면 반박'
샤오미를 비롯한 중국 기업에 꼬리표처럼 따라붙는 의문은 정보 유출 이슈다. 과거 화웨이 통신장비가 문제 됐던 것이 대표적이다.
샤오미 측은 해당 사안에 대해 "해외 서버를 유럽과 싱가포르에 두고 있다. 데이터가 중국으로는 전송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지속 제기되는 보안 이슈를 반박한 것이다.
스마트폰에 이어 로봇청소기 등 카메라 및 센서 탑재 디바이스가 늘면서 샤오미도 관련 논란에 직면하고 있다. 샤오미는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지다.
또 다른 변수는 미국의 '관세 폭탄'이다. 샤오미는 미국 매출 비중이 높지 않아 영향이 크지 않을 수 있으나 삼성전자 등은 직격탄이다. 삼성전자는 가전 등의 미국 생산 비중을 늘리려 한다.
샤오미는 오히려 자국의 '이구환신' 정책 수혜까지 받고 있다. 이는 중국 정부가 소비재 구매 시 보조금을 지급하는 제도로 올해부터 스마트폰, 태블릿 등 IT 기기가 처음 포함된 바 있다.
이를 통해 내수 수요가 급증하는 추세다. 해외 수출 시에도 혜택을 받을 수 있어 이미 높은 샤오미의 가격경쟁력이 극대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미술품 증권신고서 분석]아티피오, 투자증권 정정 후 통과…핵심은 '배당소득세'
- [i-point]소룩스 "주가하락 반대매매 탓, 임상·합병 추진 계속"
- 파인밸류운용 꽂힌 PGT…2차전지 리튬염 생산 본격화
- [i-point]아이티센 "금 품귀 현상, 조각투자·개인거래 등 대안 주목"
- 무뇨스 현대차 사장, 첫 타운홀 미팅…'3H 청사진' 의미는
- '현대엔지 시공' 신광교 클라우드시티 '반도체 수요 겨냥'
- 에스이인터, ‘젤라또피케’ 브랜드 안착…사업 다각화 순항
- [에이유브랜즈 IPO]무신사 플랫폼 동반성장, 브랜드 발굴 '성공작' 나올까
- [주주총회 프리뷰]주주서한 받은 농심, '기업가치 정상화' 요구 배경은
- [Company Watch]현대지에프홀딩스, 재무 청사진 '순차입금 20% 감축'
김도현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샤오미 제국의 역습]삼성·LG 본토 진출, '차이나 디스카운트' 해소 관건
- [세미콘코리아 2025 리뷰]머크, 한국 반도체 투자 확대 '삼성·SK 대응 박차'
- [세미콘코리아 2025 리뷰]'낸드 신소재 뜬다' 삼성·SK·마이크론, 몰리브덴 주목
- [트럼프발 반도체 생크션 리스크]삼성·SK, 중국 메모리 생산기지 운용 '고심'
- [가전 구독의 시대]다이어트 vs 벌크업, SK매직·경동나비엔 '엇갈린 행보'
- [세미콘코리아 2025 리뷰]어깨 무거워진 송재혁 삼성 CTO "포스트 AI도 반도체"
- 삼성전자 이사회, 이재용 복귀 무산 '반도체통 충원'
- 이찬희 삼성 준감위원장 "검찰 상고 판단 아쉽다"
- [샤오미 제국의 역습]'삼성 텃밭' 잇단 잠식, '제2의 중국' 인도마저 점령
- [딥시크 임팩트] 토종 AI 반도체, '홀로서기' 한계 직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