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 구독의 시대]다이어트 vs 벌크업, SK매직·경동나비엔 '엇갈린 행보'⑤MOU 이후 '선택과 집중' 나선 양사, 업계 판도 변화 주목
김도현 기자공개 2025-02-20 09:39:50
[편집자주]
구독경제가 가전업계에도 스며들고 있다. '사지 않고 빌려 쓰는' 소비 트렌드가 확산되면서다. 중견·중소 기업이 주도하던 렌털 시장에 대기업이 합세하게 됐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관련 사업에 뛰어든 것이 상징적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소비 심리 위축을 상쇄할 대안으로도 여기는 모양새다. 가전 구독 산업 현 생태계와 미래 성장 전망을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2월 18일 07시1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가전사업 관련 거래를 성사시킨 SK매직과 경동나비엔이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각각 해피엔딩을 맞이해 '윈윈'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전방시장 상황은 긍정적이나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 큰 상황이라 성공을 장담할 수 없다.몸집을 줄인 SK매직은 단기 성과를 냈다. 인공지능(AI) 중심 사업 전략이 중장기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경동나비엔은 SK매직으로부터 넘겨받은 주방가전 사업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관련 성적에 따라 구독 포트폴리오 확대 여부가 갈릴 전망이다.
◇SK매직, 사업 효율화 성과…AI 강화 계속
SK매직은 2024년 연간 영업이익 1000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대비 26.4% 증가한 것으로 2016년 동양매직 인수 이후 최대치다. 이번 호성적은 작년 사업구조 개편 효과가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초 SK매직은 운영 제품 효율화 차원에서 가스레인지, 전기레인지, 전기오븐 등 3개 품목 영업권을 경동나비엔에 양도한 바 있다. 추후 AI 및 로봇 분야 역량 강화 및 사업기반 확보에 집중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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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SK매직은 코웨이와 렌털 업계 맞수로 여겨졌다. 2021년부터는 삼성전자의 냉장고, 세탁기, 건조기, 에어컨, 의류관리기 등을 렌털 판매하면서 몸집을 키우기도 했다. 하지만 업황 악화로 양사 협력은 중단됐고 이후 SK매직은 정수기, 공기청정기, 비데, 매트리스 등으로 렌털 사업을 제한했다.
글로벌 경기침체가 계속되는 가운데 SK매직 내부적으로 렌털 성장성에 한계를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지난해 이전까지는 실적 하락세가 이어진 바 있다. 이에 따라 SK매직은 일부 품목 정리하고 AI 기반 신제품을 선보여 수익성 향상을 노릴 방침이다.
더불어 안마의자, 식기세척기 등도 렌털 대상에서 제외했다. 대신 정수기 등 기존 주력은 품질 및 서비스 혁신 등을 추진한다. 말 그대로 선택과 집중이다.
변화가 큰 시점에서 SK매직의 국내외 렌털 누적 계정 수가 눈에 띈다. 국내에서 감소, 국외에서 증가세다. 제품군을 줄이는 과정에서 한국 고객 이탈이 불가피했으나 동시에 진행된 해외 시장 공략으로 글로벌 계정이 늘어나는 추세다.
올해 이후 SK매직 실적은 '오너 3세' 최성환 사장의 결단에 따라 갈릴 것으로 보인다. AI를 핵심가치로 내세운 SK네트웍스 계열사 간 시너지 여부가 SK매직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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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동나비엔, '나비엔매직' 출범 임박…렌털 확장 고심
경동나비엔은 2023년 10월부터 구독 분야에 발을 들인 바 있다. 당시 환기청정기 렌털 및 케어서비스를 시작한 것이다. 가입자가 1년 만에 4배 이상 늘어날 정도로 반응은 긍정적이다. 타사 제품 관리까지 지원하면서 고객 유치에 속도가 붙었다는 전언이다.
주력인 보일러, 온수기, 난방매트 등을 렌털 품목에 포함시키는 방안은 검토 중이다. 그간 관련 생태계가 구축되지 않았기에 당분간 전환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다만 환기청정기 렌털 사업 성과와 성장 잠재력 등을 따져본 뒤 변화를 줄 수 있다.
관건은 올 3월 출범 예정인 나비엔매직이다. SK매직으로부터 인수한 주방기기 사업 확대를 위한 움직임이다. 지금까지 영업 총판 형태로 SK매직이 생산한 기기를 판매했다면 앞으로는 모든 과정을 총괄할 방침이다. 이를 위한 판매 및 서비스 네트워크 구축, 생산설비 이전 및 인허가 취득 등을 완료했다.
나비엔매직 출범 기점으로 경동나비엔이 사후서비스(A/S)까지 책임진다. 기존 SK매직 제품에 대한 A/S도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달부터는 본격적인 마케팅 활동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SK매직 인지도를 살려 경동나비엔만의 색깔을 입히는 것이 핵심이다.
일단 주방기기 렌털 사업은 고려하지 않고 있으나 중장기적으로는 환기청정기 등과의 시너지를 염두에 둘 것으로 관측된다. 소비 트렌드가 구매에서 구독으로 바뀌고 있는 만큼 경동나비엔도 관련 부문에 힘을 실어줄 명분은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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