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금융은 지금]이찬우 회장이 짊어진 과제…위기 뚫고 재도약 나설까①2020년 이후 순익 증가세 둔화, 내부통제 부실 지적 여전…성장 모멘텀 필요
김영은 기자공개 2025-02-25 10:45:10
[편집자주]
"협동과 혁신으로 농업인에게 풍요로운 미래를, 고객에게는 최고의 가치를 제공하여 국가와 지역사회 발전에 공헌한다." 농협금융지주가 2012년 출범 당시 내걸었던 미션이다. 야심찬 포부와 함께 구체적인 성장 로드맵을 수립한 농협금융은 과거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적극적으로 늘리며 5대 금융지주 반열에 올랐다. 그러나 최근 성장세는 더뎌지고 고질적인 내부통제 부실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농업 지원이라는 공공적 역할에 대한 논란도 여전하다. 이찬우 신임 회장은 이를 의식하듯 '재도약'을 경영 키워드로 제시했다. 제2의 성장을 노리는 농협금융이 마주한 경영 과제 면면을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5년 02월 20일 07시51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농협금융지주는 협동조합을 모태로 2012년 출범했다. 240조에 달하는 자산 규모와 전국에 분포한 오프라인 기반을 활용해 눈부신 성장을 이뤘다. 농협금융은 출범 당시 수립했던 단계별 발전 전략에 따른 자산 성장 목표를 조기 달성하며 5대 금융지주로서 위상을 갖춰가는 듯했다.그러나 최근 농협금융의 성장세는 더뎌지고 있다. 4대 금융지주가 지속적인 M&A와 영업 확대로 자산과 순익 규모가 커지고 있는 반면 농협금융은 2020년 이후로 성장세가 둔화했다. 이찬우 농협금융 신임 회장은 취임 직후 '재도약'을 경영 키워드로 제시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뿐만 아니라 농협금융의 고질적인 문제였던 내부통제 강화 또한 이 회장이 해결해야 할 과제다. 이 회장은 금융사고 제로화를 강조하며 이를 위해 내부통제 체계의 재정비와 조직문화 쇄신을 이루겠다고 말했다.
◇4년간 순익 성장률 7% 그쳐…4대지주와 멀어지는 농협금융
2024년 경영실적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농협금융의 총자산은 55조5316억원, 순이익은 2조4536억원을 기록했다. 농협중앙회의 신경분리(신용사업과 경제사업 분리)를 통해 출범했던 2012년(24조5940억원, 4514억원)과 비교할 때 자산은 2.26배, 순익은 5.44배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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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금융은 출범 때부터 자산 240조원의 금융공룡으로 불리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후 활발한 M&A(인수합병)를 통해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늘리며 금융지주의 위상을 갖췄다. 2014년 6월 우리투자증권, 우리아비바생명, 우리금융저축은행을 자회사로 편입했고 2018년 NH농협리츠운용, 2019년에는 NH벤처투자를 설립했다. 그 결과 출범 당시 계획했던 2020년 자산 420조 목표를 2019년에 조기 달성하며 명실상부한 5대 금융지주 반열에 올랐다.
그러나 2020년 이후 별다른 모멘텀 없이 성장세가 정체되고 있다. 4대금융지주가 2021년부터 2024년 10%대의 자산 및 순익 증가의 성과를 낸 것과 달리 농협금융은 한자릿수 성장에 그치며 성장세가 둔화됐다. 3년간 농협금융의 순익 성장률은 7.06%로 4대 지주의 평균 성장률 13.21%를 하회했다. 그 결과 4년 연속 순익 5위에 머물렀다.
농협금융이 주요 금융지주와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해서는 또다른 성장 모멘텀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이찬우 회장 또한 이러한 문제의식을 안고 '재도약'을 재임 기간 동안의 경영 키워드로 꼽았다. 이 회장은 취임사에서 "우리는 새로운 전략과 방향을 설정해야 하는 '전략적 변곡점'에 있다"며 "그간의 눈부신 성과를 바탕으로 재도약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금융사고 제로화 강조…지배구조·조직문화 개선 나설까
농협금융의 재도약을 위해서는 내부통제 강화도 빼놓을 수 없는 과제다. 최근 금융권 전반적으로 내부통제 강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분위기지만 농협금융의 경우 이는 고질적인 문제였다. 특히 출범 전부터 전산망 마비 등 정보보안 문제는 물론 여신 관리 체계 부실로 인한 대출사기 등 금융사고가 잇따라 발생했다.
12년이 지난 지금도 농협의 내부통제 문제는 되풀이되고 있다. 농협금융은 지난해 배임, 부당대출 등의 사고가 연달아 발생하며 비판을 받았다. 농협은행이 지난해 공시한 금융사고 중 10억원 이상이 6건, 100억원 이상은 3건을 기록했다.
감독 당국은 농협금융의 잦은 금융사고가 농협중앙회를 정점으로 하는 지배구조에서 비롯되었다고 보고 있다. 농협중앙회가 농협금융 인사와 경영에 개입할 수 있는 구조로 인해 전문성 있는 인력이 적재적소에 배치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회장은 취임사에서 농협금융이 나아가야 할 첫번째 경영 과제로 '금융사고 제로화'를 꼽았다. 이 회장은 "올해부터 도입되는 책무구조도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한편 금액의 대소를 떠나 금융 사고에 대해서는 엄중히 책임을 묻는 조직문화가 정착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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