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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바이오 안질환 치료제 줌인]효과 입증 난제에 혁신 신약 부재…'수십조 시장' 잡아라①'큐라클·안지오랩' 망막질환 경구제 개발 분투…'한올바이오' 안구건조증서 승부수

김진호 기자공개 2025-02-25 09:10:09

[편집자주]

고령화로 인한 망막질환이나 스마트 기기의 잦은 사용으로 발생하는 안구건조증. 안과(안)질환 치료제 시장이 급성장하는 추세다. 그러나 눈에 주입하는 주사제나 점안제 정도의 치료제 외 이렇다 할 치료제가 나오지 않고 있다. 일부 질환에서 투약 편의성을 높일 경구제 개발 시도가 있었지만 결실을 맺지 못했다. 이처럼 난이도가 높은 안질환 치료제에 도전장을 내민 K-바이오텍을 더벨이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5년 02월 21일 13시1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십수 년 전 개발된 주사제나 점안제 외 '혁신신약'을 찾기 어려운 시장, 바로 안질환 치료 영역 얘기다. 가장 큰 비중을 담당하는 망막질환 시장은 직접 눈에 주사하는 항체 기반 치료제가 주도한다.

빅파마인 독일 베링거 인겔하임을 필두로 많은 기업들이 망막질환 분야 경구제 개발에 나섰지만 쓴맛을 봤다. 그럼에도 큐라클이나 안지오랩 등 K-바이오텍은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는 경구제 개발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남녀노소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안질환인 안구건조증 시장의 경우엔 점안제가 널리 쓰인다. 한올바이오파마와 HLB테라퓨틱스 등은 미국에서 관련 신약을 내놓기 위해 분투하고 있다.

◇주사·점안제가 점령한 '망막질환 안구건조증' 시장

안질환은 △습성 '황반변성(AMD)' 또는 '당뇨병성 황반부종(DME)'과 같은 망막질환 △녹내장 및 백내장 △안구건조증 △알레르기 및 감염증 △유전질환을 포함한 기타 질환 등으로 나뉜다. 녹내장이나 백내장 등은 주로 수술요법을 요하고 나머지 질환은 주사제나 점안제 방식으로 치료 접근법이 마련된 상황이다.

글로벌 인포메이션 등 시장조사업체의 보고서를 종합하면 일부 차이는 있지만 세계 안질환 치료 약물 시장이 2030년경 60조~100조원 내외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여기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영역이 바로 망막질환이다. 시장 규모는 5년 뒤 30조~45조원으로 추산된다. 안구건조증은 10조~15조원 규모로 형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습성 AMD나 DME 등과 같은 망막질환은 주사제가 점령하고 있다. 미국 리제네론 파마슈티컬스의 '아일리아'나 스위스 로슈의 '바비스모'처럼 1~2달 간격으로 투약하는 약물이 세계 시장을 누빈다.

작년 아일리아의 매출은 59억6800만달러(8조6000억원), 바비스모 매출은 40억달러(5조7500억 달러)였다. 눈에 직접 주사하기 때문에 환자들의 거부감이 크지만 별다른 대안이 없다.

일상적으로 겪을 수 있는 안구건조증이나 알레르기 및 감염증 등의 시장은 점안제가 꽉 잡고 있다. 가장 널리 쓰이는 약물로는 1983년에 의료용으로 처음 사용되기 시작한 미국 애브비의 '레스타시스(성분명 사이클로스포린)'가 있다. 현재는 관련 제네릭(복제약)이나 개량 신약이 각국에서 등장한 상태다.

◇베링거 필두, 망막질환 노린 경구제 개발 실패 지속

베링거 인겔하임이나 해외 바이오텍 등이 2010년대 중후반에 시도했던 경구제들은 망막질환 대상 임상 2상 단계에서 줄줄이 낙마했다.


베링거 인겔하임이 DME 관련 'BI-1026706'의 임상 2상을 진행했지만 주요 지표를 전부 충족시키지 못했다. BI-1026706은 통증이나 염증에 관여하는 '브래디키닌 1 수용체' 억제제였다. 일본 센주 파마가 찾은 CCR3 수용체 억제 기전의 'MT-0814'의 경우 습성 AMD 적응증에 대한 임상 2상에서 안전성 이슈로 중단된 바 있다.

또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오큐피레 파마의 'APX3330'은 '당뇨병성 망막증(DR)' 대상 임상 2상에서 시력 개선 효능 입증에 실패했다. 현재는 같은 질환의 예방 적응증으로 임상 2/3상 진입을 시도하려는 중이다. APX3330은 '산화환원효력인자-1(Ref-1)' 수용체 억제제다.

경구제에서 주사제로 방향을 전환한 물질도 있다. 타이로제넥스가 2015년 습성 AMD 적응증으로 임상 2상에 진입했던 'X-82(성분명 보로라닙)'가 그 주인공.

X-82는 아일리아 같은 주사제가 가진 '혈관내피성장인자(VEGF)' 수용체 억제 기전과 '혈소판유래성장인자(PDGF)' 수용체 억제 기전을 동시에 지녔다. 경구 제형으로 임상에서 효능을 확인하지 못했고 미국 아이포인트 파마슈티컬스가 X-82를 도입해 주사형제제로 변경했다. 현재는 '두라브유(프로젝트명 EYP-1901)'란 이름으로 습성 AMD 대상 3상과 DME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다.

K-바이오텍 중 경구제 개발 의지를 이어가는 기업으로는 큐라클이나 안지오랩 등이 있다. 큐라클만 CU06의 글로벌 임상 2a을 마쳤고 안지오랩은 작년 9월 국내에서 ALS-L1023의 임상 3상에 진입하는데 성공했다.

업계 관계자는 "망막질환 분야 경구 물질 중 모든 설정 지표에서 효능을 완전히 입증한 약물은 없다"고 말했다.

◇신약 안구건조증, 미국 3상하는 K바이오텍 2곳 주목

망막질환과 달리 안구건조증 시장에서는 경구제 개발 시도는 없었다. 대신 기존 점안제 방식의 약물이 더러 승인받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2016년 승인된 '자이드라(성분명 리피테그라스트)'가 대표적이다. 당초 미국 바이오텍 '수네시스(Sunesis)'에 의해 처음 설계됐다. 이후 일본 다케다 제약과 스위스 노바티스를 거쳐 현재 캐나다 바슈롬의 소유다.

미국과 유럽연합(EU)에서 2023년 5월과 작년 7월에 차례로 허가된 독일 노발릭의 '베바이'도 있다. 이 약물은 레스타시스 계열이다. 또 바슈롬과 노발릭이 공동개발한 '미에보(성분명 플루오르핵실옥탄)'가 미국에서 2023년 승인된 바 있다. 마이봄샘 기능장애(MGD)를 개선하는 신규기전을 지녔다. 안구건조증 시장에서 바슈롬이 애브비와 쌍벽을 이루게 됐다는 평가다.

이 같은 약물이 거친 가장 미국의 안구건조증 개발 가이드라인은 매우 까다롭다. 안구건조증 신약 개발 시 효능 입증을 위한 임상 2건과 수반되는 증상 관련 임상 2건 등 총 4건의 임상을 수행해야 한다. 안구건조증이 하나의 증상이나 징후, 발병 기전에 의해 나타나는 질환이 아니기 때문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하나의 임상에 다양한 지표를 설정해 미국에서 진행할 임상의 수를 줄이는 것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국내사 중에서는 한올바이오파마가 'HL036'에 대한 임상 3상을 미국에서 진행하고 있다. HLB테라퓨틱스는 'RGN-259'에 대한 세 건의 임상 3상까지 완료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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