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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표그룹 사업구조 다각화]IPO 후보 '로봇주차' 승계 지렛대 활용 가능성은④'최대 실적' 삼표시멘트, 주가 부진…정대현 부회장 60% 보유 에스피앤모빌리티 주목

박완준 기자공개 2025-02-24 07:37:46

[편집자주]

최근 몇 년간 시멘트사들의 화두는 사업 다각화였다. 국내 건설경기 침체에 따른 시멘트 수요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삼표그룹도 급변하는 산업 전환 패러다임 속에서 부동산 개발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낙점했다. 삼표그룹의 사업구조 전환은 순항하고 있을까. 더벨은 삼표그룹의 사업구조 전환 현황을 짚어보고 앞으로의 전략 및 전망에 대해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2월 20일 15시5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표그룹은 적극적으로 계열사를 늘리며 자산을 불려 2023년 창사 이래 처음으로 공시대상기업집단 소속으로 분류됐다. 업계 최초로 콘크리트 사업의 수직 계열사를 완성하는 등 효율성을 극대화해 안정적인 성장동력을 확보한 영향이다.

삼표그룹은 지난해까지도 자산규모 5조2810억원을 기록하며 재계 순위 80위권을 2년 연속 유지했다. 하지만 삼표그룹은 계열사 중 상장사가 한 곳에 불과하다. 유일한 상장사인 삼표시멘트도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이전에 실패하면서 '베일에 싸인 기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코스피 이전 실패한 삼표시멘트, 주가도 '내림세'

삼표그룹은 2022년 코스닥 상장사 삼표시멘트의 코스피 이전상장을 추진했다. 주된 목적은 기업가치 제고를 내세웠다. 주식 거래와 기관투자의 유입 활성화를 목표하며 기업가치를 높이겠다는 청사진을 공개했다. 이사회 중심 경영의 전문성과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됐다.

하지만 삼표그룹은 1년 만에 삼표시멘트의 코스피 이전상장 계획을 철회했다. 증시 불안과 건설경기가 동반 부진에 빠지면서 주가 상승의 기대감이 사라져 철회를 결정했다. 당시 미국발 금리인상 여파로 경기가 침체되면서 1조원 이상의 몸값이 예상된 컬리와 케이뱅크 등도 상장계획을 철회한 바 있다.
최근 3년간 삼표시멘트 주가 흐름표.
코스피 이전 불발로 삼표시멘트의 주가는 연일 내리막길을 걸었다. 코스피 이전을 결정한 2022년 3월 삼표시멘트 주가는 5000~6000원대를 유지했지만, 결정을 철회한 2023년 3월 3120원으로 떨어졌다. 5000억원대에 육박하던 시가총액도 3336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삼표시멘트 주가는 2년 연속 최대 실적 경신에도 제자리걸음하고 있다. 앞서 삼표그룹은 2023년 매출 8237억원과 영업이익 837억원을 거둬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도 영업이익 1039억원을 실현해 1년 만에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시멘트 단가 인상과 제조 원가 하락이 겹치면서 수익 구조가 강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삼표시멘트 주가는 이달 20일 장중 3140원을 기록했다. 주가순자산비율(PBR)도 1배 미만으로 떨어졌다. 1배 미만의 PBR은 주가 수준이 기업의 자산 가치에 미치지 못한다는 의미다. 삼표그룹이 발굴한 미래 먹거리인 부동산개발과 로봇주차 사업을 그룹 외부로 배치해 주가 상승의 여력이 떨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삼표시멘트의 주가 하락은 오너 3세 정대현 부회장의 경영승계에는 나쁘지 않다. 지배구조 최상단에 있는 지주사 삼표산업이 삼표시멘트의 지분 54.68%를 보유해 삼표시멘트의 기업가치 상승은 삼표산업의 지분 가치도 높여 정 부회장의 자금력에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정 부회장의 삼표산업 지분은 5.22%에 불과하다"며 "경영승계를 위해 삼표산업의 지분 매입이 필수적인데 주력 계열사인 삼표시멘트의 주가 상승으로 기업가치가 오를 시 삼표산업 지분 매입에 필요한 자금 규모가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IPO 활용한 경영승계…후보는 '에스피앤모빌리티'

정 부회장이 경영승계를 위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기업공개(IPO)를 활용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최근 정 부회장이 개인회사 에스피네이처를 활용해 승계자금 마련 등을 노린 계열사 부당지원 혐의로 검찰에 수사를 받으면서 기존에 구축한 경영승계 전략에 차질이 생긴 탓이다.

앞서 공정위원회는 지난해 8월 삼표산업이 2016년 1월부터 2019년 12월까지 시멘트 원재료를 에스피네이처에서만 전량 구매하고, 비계열사보다 고가에 샀다고 판단해 검찰에 고발했다. 이를 통해 에스피네이처가 연간 영업이익의 5~9%인 75억원의 부당이익을 거뒀다는 주장이다.

재계에 따르면 정 부회장은 승계자금 마련을 위해 새로운 시나리오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신사업으로 낙점한 로봇주차 사업의 몸집을 키워 IPO를 단행해 자금을 확보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로봇주차 사업을 영위하는 에스피앤모빌리티는 정 부회장이 지분 60%를 보유해 IPO에 따른 최대 효과를 누릴 수 있다.

특히 로봇주는 국내 증권시장에서 고평가를 받을 수 있는 장점도 지녔다. 앞서 상장에 성공한 두산로보틱스는 2015년 출범 이래 단 한 번도 흑자를 내지 못했지만, 이달 19일 종가 기준(7만4100원) 시가총액 4조8000억원에 육박한다. 수익 규모와 비교할 때 주가가 상대적으로 높아 PBR도 10배 이상을 기록했다.

정 부회장은 에스피앤모빌리티의 수익성 확보를 선제적으로 이뤄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에스피앤모빌리티는 2022년 설립된 후 아직 흑자를 거둔 적이 없기 때문이다. 다만 IPO에 성공할 시 승계자금 확보에는 청신호가 들어올 것으로 보인다. 증권시장에 회사를 상장하면 대규모 자금 조달 등 다양한 자금조달 원천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삼표그룹은 상장사가 삼표시멘트가 유일하기 때문에 IPO는 긍정적으로 판단된다"며 "특히 정 부회장이 이끌고 있는 에스피앤모빌리티가 유력한 IPO 후보 기업으로 꼽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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