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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헤쳐모여" HD현대 역대 최대 회사채 주관사 기용 9곳에 주관자격 부여…현대오일뱅크는 '다른 길'

김슬기 기자공개 2025-02-24 08:03:52

[편집자주]

증권사 IB들에게 대기업 커버리지(coverage) 역량은 곧 왕관이다. 이슈어와 회사채 발행이란 작은 인연을 계기로 IPO와 유상증자 등 다양한 자본조달 파트너로 관계를 맺을 수 있다. 기업들이 증권사를 선택하는 기준은 뭘까. 탄탄한 트랙레코드를 기반으로 한 실력이 될 수도 있고, 오너가와 인연 그리고 RM들의 오랜 네트워크로 이어진 돈독한 신뢰감 등 다양한 요인이 영향을 미친다. 기업과 증권사 IB들간 비즈니스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스토리를 좀 더 깊게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2월 20일 15시4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D현대가 최근 후한 주관사단 선정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지주사인 HD현대는 타 발행사 대비 압도적으로 주관사가 많다. HD현대는 2023년 이후 주관사를 6개 이상 가져가기 시작했고 최근에는 9개까지 확대했다. 주관사단을 대형화한 만큼 이번 발행에서는 별도 인수단을 두지는 않았다.

반면 그룹 내 공모채 시장 단골인 HD현대오일뱅크나 산하의 HD현대케미칼은 주관사단을 적게 가져가고 있다. 이들은 주관사 외에도 인수단을 두는 구조로 각 증권사의 역량에 따라 주기적으로 주관사를 교체, 긴장감을 부여한다는 후문이다.

◇HD현대, 2023년 이후 주관사 대형화 기조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최근 HD현대는 공모채 발행을 위한 주관사로 미래에셋증권, KB증권, NH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대신증권, 키움증권, 하나증권 등 총 9곳을 선정했다. 국내 일반회사채(SB) 리그테이블 상위 10개사 중 SK증권을 제외한 9개 증권사가 모두 들어간 것이다.

HD현대의 경우 2024년 역대급 실적을 달성한 데다가 신용등급도 A+로 상향 조정되는 등 공모채 조달에 어려움이 있는 곳은 아니다. 그럼에도 주관사를 크게 가져가고 있다. 통상 주관사는 기업실사, 신고서 작성, 세일즈 등을 담당하고 인수단은 물량 인수만 하는 구조다. 업무를 분담해서 하더라도 9곳이나 주관사로 쓸 이유는 크지 않다.


HD현대가 공모채 발행에 있어서 주관사단을 대형화한 시점은 2023년부터다. 2022년까지만 하더라도 주관사가 2~3곳 정도였다. 주로 KB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등 4곳의 증권사가 때에 따라 주관사 지위를 얻었다. 2022년 8월 발행에서는 NH투자증권, KB증권 두 곳이 담당했다.

하지만 2023년부터는 해당 조합에 대신증권, 신한투자증권이 가세하면서 6곳으로 늘어났다. 2024년 2월 발행에는 삼성증권이 포함됐고 KB증권이 주관사에서 빠졌다. 하지만 같은 해 10월 발행에서는 KB증권이 다시 포함됐고 키움증권이 추가됐다. 올해에는 하나증권이 추가됐다. 이들 증권사는 추가되기 직전 발행에서 인수단으로 참여했다.

IB업계 관계자는 "HD현대의 경우 발행회차당 조달금액이 크지는 않지만 주기적으로 발행에 나서고 있고 이제는 기여가 있다고 판단되는 증권사들을 모두 주관사로 기용하는 기조"라며 "주관사단과 인수단을 구분해서 두기보다는 주관사로 써서 자본시장 영향력을 키우는 데 집중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AA-'급 현대오일뱅크, 압축적인 주관사 구성

HD현대 외에도 다음달 수요예측을 앞둔 HD현대인프라코어 역시 KB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신한투자증권, 삼성증권, 대신증권, 키움증권, DB금융투자 등 9개와 주관계약을 체결했다. 해당 발행사 역시 별도의 인수단을 두지 않았다.

시장에서는 HD현대나 HD현대인프라코어의 경우 과거 실적 부침으로 조달에 어려움을 겪었던 시기가 있었기 때문에 되도록 두루두루 잘 지내야 한다는 기조가 강하다고 봤다. 2022년까지만 하더라도 HD현대 공모채 수요는 모집액 대비 3~5배 정도에서 모였지만 이제는 10배가 넘는 수요가 모일 정도로 인기가 높아졌다.

한편 그룹 내 신용도가 가장 우수한 HD현대오일뱅크(AA-)는 1~3개 정도의 주관사를 두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올해 2월 발행에서는 KB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세 곳을 기용했다. HD현대오일뱅크가 최대주주로 있는 HD현대케미칼은 한국투자증권, KB증권, NH투자증권, 대신증권 네 곳을 주관사로 썼다.

이들은 인수단도 대거 포함했다. HD현대오일뱅크는 부국증권, 미래에셋증권, 신한투자증권, 삼성증권, 대신증권 등을 인수단으로 참여시켰고 HD현대케미칼은 부국증권, 신한투자증권, iM증권, 삼성증권 등을 인수단으로 뒀다. 특히 HD현대오일뱅크는 매번 다른 구성으로 주관사단을 꾸리는 등 긴장감을 주고 있다.

HD현대오일뱅크의 경우 그룹이 어려울 때도 우수한 실적을 기반으로 공모채 발행을 주기적으로 해왔던 곳이다. 특정 증권사를 선호한다기보다는 각 증권사의 논공행상에 따라 지위를 달리 부여하거나 순번을 돌리는 식으로 관계를 유지하는 기조를 보이고 있다. 지주사인 HD현대와는 확연히 다른 움직임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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