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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증권, 고려아연 회사채 주관사단 '깜짝 합류' 미래에셋·KB와 대표 주관, 영풍정밀 공개매수로 인연

김슬기 기자공개 2025-02-18 07:49:39

[편집자주]

증권사 IB들에게 대기업 커버리지(coverage) 역량은 곧 왕관이다. 이슈어와 회사채 발행이란 작은 인연을 계기로 IPO와 유상증자 등 다양한 자본조달 파트너로 관계를 맺을 수 있다. 기업들이 증권사를 선택하는 기준은 뭘까. 탄탄한 트랙레코드를 기반으로 한 실력이 될 수도 있고, 오너가와 인연 그리고 RM들의 오랜 네트워크로 이어진 돈독한 신뢰감 등 다양한 요인이 영향을 미친다. 기업과 증권사 IB들간 비즈니스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스토리를 좀 더 깊게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2월 13일 14시4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5년 만에 공모 회사채 시장에 나서는 고려아연이 대표 주관사단 세팅을 일단락했다. 고려아연이 이번 경영권 분쟁에 있어서 우군으로 분류될 수 있는 증권사들을 선정했다는 평이다. 공개매수 사무를 담당했던 미래에셋증권과 KB증권과 함께 하나증권까지 주관사단에 합류시켰다.

하나증권은 고려아연 측에서 영풍정밀 공개매수를 담당했었고 딜에 대한 보상 차원으로 주관사단에 합류할 수 있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하나증권은 부채자본시장(DCM) 내 존재감이 크진 않지만 지난해부터 정통 IB를 키우기 위해 조직을 재정비했다. 여기에 고려아연 측 공개매수 및 브릿지론 제공 등으로 확실히 눈도장을 찍은 것이다.

◇15년여만에 크레딧 노크, 주관사단 3곳으로 압축

1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공모채 발행을 위한 주관 계약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과 KB증권, 하나증권 등 세 곳이다. 당초 가장 유력한 주관사 후보군은 미래에셋증권과 KB증권이었다. 하지만 하나증권이 뒤늦게 주관사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번 공모채 발행 규모는 최대 7000억원으로 논의 중이지만 수요예측 시기 등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연간 결산을 마치고 감사보고서를 낸 뒤에 공모채 관련 증권신고서를 내는 게 유력해 보인다. IB업계 관계자는 "아직 공모채 일정이나 이런 부분들은 정해지지 않았고 차후에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고려아연 공모채 주관사단은 모두 지난해 고려아연과 함께 공개매수 업무를 진행했다. IB업계에서는 이번 라인업을 두고 예상 가능한 증권사가 포함됐다는 의견이다. 특히 미래에셋증권은 가장 유력한 후보였고 KB증권 역시 고려아연의 초정이 확실시 됐었다.

고려아연은 2010년 12월 공모채 발행을 끝으로 자본시장을 찾지 않았었다. 당시 주관사는 대우증권(현 미래에셋증권)이었다. 14년이 지난 후 고려아연이 경영권 분쟁으로 쉽지 않은 시간을 보낼 때 함께 한 곳도 미래에셋증권이었다. 지난해 10월 고려아연 자사주 공개매수 사무 대표 주관을 담당했다. KB증권도 고려아연 공개매수 공동 주관사였다.

◇기업금융 키우는 하나증권, 영풍정밀 딜 '인연'

고려아연은 공모채 발행을 공식화하기에 조심스러운 입장이어서 증권사에 별도의 입찰제안서(RFP)를 보내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국내 증권사 중에서도 고려아연에 중장기적으로 도움이 될 만한 소수의 증권사와 접촉해 의사를 타진했다. 반대로 하나증권은 발행이 알려진 후 적극적으로 영업을 진행했다.

시장에서는 미래에셋증권과 KB증권의 합류를 예상했으나 하나증권은 뜻밖의 결과였다. 그럼에도 현재 하나증권은 정통 IB를 강화하면서 기업금융본부를 키우고 있다는 점을 고려, 적극적인 영업에 나섰다는 후문이다. 명분도 충분했던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은행 등 계열사의 지원도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진다.

지난해 하나증권은 고려아연 측에서 영풍정밀 공개매수를 진행했다. 다만 해당 딜을 진행한 곳은 IB2부문으로 정통IB를 담당하는 IB1부문과는 다르다. IB2부문 내에서도 투자금융본부가 주도했다. 하지만 해당 딜이 잘 마무리가 되면서 하나증권 역시 공모채 주관사 지위를 확보할 수 있는 입장이 된 것이다.

더벨플러스에 따르면 지난해 하나증권 일반회사채(SB) 주관실적은 12위(1조1699억원)이었고 올 들어서는 9위(2100억원)권에 랭크돼 있다. 하나증권의 실적은 타 하우스 대비 낮지만 SB(일반 회사채) 시장 강자인 KB증권이나 꾸준히 기업금융을 해온 미래에셋증권이 있기에 주관사 합류 자체는 무리가 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증권사 입장에서는 주관사단에 포함됐어도 워낙 경영권 이슈가 크게 불거진 곳이긴 해서 부담도 만만찮다. 또한 지난해 고려아연 자사주 공개매수 이후 유상증자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주관사였던 미래에셋증권과 KB증권이 금융감독원 현장검사를 받았었다. 하지만 주관사단은 공모채 발행 자체로는 문제가 없다고 봤다.

또 다른 IB업계 관계자는 "고려아연은 현 경영권 분쟁과 관계없이 사업 자체는 매우 우수하다"며 "커버리지 업무 특성상 이슈가 많다고 해도 증권사가 제안을 받았을 때 자의로 거절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밝혔다. 결국 기업이 어려울 때에도 도움을 주는게 커버리지 업무의 본질이라는 설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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