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ard Change]삼성바이오로직스 이사회서 드러나는 관료출신 선호이호승 전 정책실장, 박재완·안도걸·서승환 등 계보 이어…사외이사 절반 관료
김현정 기자공개 2025-02-25 08:29:23
[편집자주]
기업들은 성장의 변곡점을 맞이할 때마다 이사회 구성에 큰 변화를 준다. 외부에서 재무적투자자(FI) 및 전략적투자자(SI)를 유치했거나 기업공개(IPO), 인수합병(M&A), 기업분할 등 큰 변화가 일어나면 의사결정 최상단에 있는 이사회도 바뀌기 마련이다. THE CFO는 기업의 중요한 순간마다 이사회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들여다 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2월 21일 08시30분 THE BOARD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사외이사로 관료 출신 인사를 재차 영입했다. 기존 법조계 인사가 나가고 그 자리를 문재인 전 대통령 정부에서 정책실장을 역임한 관료로 채웠다. 최근 3년 동안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관료 출신 사외이사 선호도가 두드러진다는 평이다.삼성바이오로직스는 내달 14일 정기주주총회에서 이호승 전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을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한다. 기존 삼성바이오로직스 이사회에서 서울중앙지방법원 부장판사 출신인 허근녕 사외이사가 퇴임한 자리를 이호승 신임 사외이사가 채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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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승 신임 사외이사는 기획재정부 정통 경제관료 출신이다. 1965년생인 그는 전남 광양에서 태어났다. 광주 동신고,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고 중앙대에서 경제학 석사를, 미국 조지아대에서 경영학 석사졸업했다. 행정고시 32회로 공직에 입문, 국제통화기금(IMF) 선임자문관, 기획재정부 정책조정국장,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을 거치면서 실력을 인정 받았다. 문재인 정부에서 기재부 1차관에 오른 뒤 청와대 경제수석,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을 역임한 인물이다.
이로써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외이사는 관료 출신 인사가 2명으로 다수를 차지하게 됐다. 현재 서승환 사외이사도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3년부터 2015년까지 국토교통부 장관을 역임했던 대표적 관료 출신 인사로 꼽힌다. 나머지 사외이사는 김유니스경희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창우 서울대 경영대학 명예교수 등이다. 각각 법률, 회계 전문가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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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의 관료 출신 이사 선호는 2023년 이래 쭉 이어지고 있다. 삼성그룹 전체적으로 경제 관료 출신을 대거 등용해 대관 역량을 높인다는 평을 많이 받는데 삼성바이오로직스도 같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
2022년 3월 박재완 전 기재부 장관을 사외이사로 영입했다. 당시 삼성전자에서 이사회 의장 임기를 마치고 바로 삼성바이오로직스로 자리를 옮겼었다. 박 전 이사는 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과 국정기획수석비서관을 거쳐 고용노동부 장관을 지냈으며, 이후 MB 정부 마지막 기획재정부 장관직을 맡았던 인물이다.
다만 일 년 만에 갑작스레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외이사 자리에서 물러났고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안도걸 전 기획재정부 2차관으로 빈자리를 메웠다. 안도걸 전 이사 역시 행정고시 33회 출신으로 옛 기획예산처에서 공직 생활을 시작해 기재부 복지예산과장, 행정안전예산심의관, 복지예산심의관, 경제예산심의관 등을 거치며 예산·재정 분야 전문가로 이력을 밟아 왔던 인물이다. 그 역시 삼성바이오로직스 이사회에 입성한 뒤 일 년 만에 갑작스레 사임했는데 작년 4·10 총선 출마를 위한 결정이었다. 현재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위원(광주 동남을)으로 활동하고 있다.
안도걸 전 이사 다음으로 역시 관료 출신인 서승환 이사가 입성하게 됐고 올해는 이호승 신임이사까지 함께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관료출신 사외이사 계보를 잇게 됐다.
관료출신 사외이사는 불확실한 경제 속에서 경제 정책 변화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는 교두보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기업들에 각광받고 있다. 다만 대주주 및 이사회에 대한 감시 및 견제라는 사외이사의 본질이 흐려질 수 있단 이유에서 비판의 시각도 많다. 사외이사 제도는 대주주와 관계 없는 독립적 존재로 이사회에 참여시켜 경영 활동을 감시한다는 게 기본 취지다. 이사회가 과도하게 관료 출신 인사로 꾸려질 경우 이사회의 독립성과 더불어 전문성이 흐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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