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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권력집중의 함정 thebell note

김현정 기자공개 2025-02-20 08:25:34

이 기사는 2025년 02월 17일 07시07분 THE BOARD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사회 멤버들은 서로 굉장히 친해질 수 밖에 없습니다. 2인자가 치고 올라오는 상황을 경계하거나 회장에 권력이 집중되는 구조를 만들고 싶은 경우 사내이사를 배제할 수 있지요.”

최근 금융감독원이 쏟아낸 '지주 회장의 막강한 권한'에 대한 비판을 놓고 우리금융지주 이사회 구성을 향한 지적이란 목소리가 많다. 대표이사가 단독 사내이사로 이사회에 참여 중인 상황에 대한 비판적 시각도 존재한다.

얼마 전 만난 금융권 사외이사도 '1인 사내이사 체제'는 ‘100% 제왕적 권력’에 있다고 설명했다. 회장들은 본인이 2인자를 지명하고자 하지 주변의 추대를 달가워하지 않는다는 현실(?)도 덧붙였다.

타사의 경우 최대계열사인 은행의 행장을 비상임이사로 지주 이사회에 참여시킨다. 예외가 없다. 우리금융은 예전부터 아리송한 일들이 많았다. 손태승 전 회장은 갈등이 있던 권광석 전 행장 대신 최측근 이원덕 당시 지주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올렸다. 회장 입맛대로 이사회를 꾸린다고 말이 많았다. 2023년엔 임 회장 취임과 동시에 이원덕 전 행장이 사임하면서 비상임이사가 공석이 됐다. 조병규 행장이 곧 오를 것으로 예상됐지만 임 회장은 2년 가까이 혼자 이사회에 참석 중이다.

복수의 사내이사를 꾸리는 건 결국 지배구조 안정성을 위한 일이다. 우선 가장 효과적인 CEO 승계 과정이 된다. 지주 이사회는 최고 의사결정기구로 그룹 경영전략을 수립하고 예산·인수합병 등을 승인한다. 핵심 경영진의 이사회 참여는 여러 승계 프로그램보다 확실한 경영 공부 시간이 된다.

갑작스러운 회장 유고 상황 발생 시 대비 역할도 한다. 회사가 어수선한 상황에 빠졌을 때 직무대행자가 경영 연속성을 이어가려면 그룹 돌아가는 사정을 지속적으로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핵심 경영진의 이사회 참여는 좋은 컨틴전시 플랜이다.

5년 전 신한지주 이사회가 조용병 전 회장의 사법리스크를 안고 연임을 결정한 날, 회추위 위원장은 당시 진옥동 행장의 존재를 환기시켰다. 유사 시 즉각 ‘진옥동 직무대행 체제’가 가동할 테니 염려할 게 없다고 했다. 지배구조 안정성 장치들에 대한 자신감이 묻어났었다. 행장 시절 지주 비상임이사로서 역할을 충실히 해온 진옥동 회장은 현재 신한금융을 안정감 있게 이끌며 그룹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유고 상황 대비와 후임자 육성은 결국 회사를 위한 일이다. 지주 회장으로서 ‘해야할 일’의 방향성을 정하는 것은 임 회장 본인의 몫이다. 쥐고 있는 것을 덜어낼 줄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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