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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0대 그룹 재무 점검]롯데케미칼, 현금흐름 중심 재무구조 개선 '고삐'[롯데]③중장기 체질개선…당장의 업황부진 대응, 자산경량화·허리띠 졸라매기

김현정 기자공개 2025-02-06 08:10:46

[편집자주]

한국 경제를 이끌어오던 10대 그룹은 작년 각자의 위기를 맞았다. 삼성은 반도체 경쟁력에 대한 위기등이 켜졌고 SK는 배터리 사업의 정상화를 노렸지만 '캐즘'이라는 복병을 맞았다. LG와 롯데, 한화는 화학 시황 부진이라는 악재를 맞이했다. 2025년이 밝았지만 새해의 활력보다는 위기 극복에 대한 간절함이 더 드러나 보이는 배경이다. THE CFO는 10대 그룹 내 핵심 계열사들의 재무 현주소를 조망하고 올해를 관통할 재무 이슈를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31일 16시07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케미칼은 오랫동안 롯데그룹의 캐시카우였다. 유통·관광업이 부진할 때면 롯데케미칼이 롯데그룹을 지탱했고 롯데건설 자금 압박 당시엔 소방수 역할을 했다. 하지만 현재는 롯데케미칼의 위기가 그룹 전반을 위태롭게 하고 있다. 롯데그룹 맏형격인 롯데케미칼이 회생해야 롯데그룹 전체도 부진을 떨쳐낼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롯데케미칼은 작년 말 유동성 위기설로 홍역을 치른 뒤 사업포트폴리오 전환 및 순차입금 감축을 목표로 내세웠다. 다만 현재 사업구조상 현금 창출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체질개선으로 본원적 경쟁력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순차입금 감축 목표, 재무구조 개선 노력 '고삐'

2024년 말 불거진 롯데케미칼의 유동성 위기론은 그룹 전체를 흔들었다. 기한이익상실(EOD) 사유 발생으로 곤욕을 치렀던 롯데케미칼은 그룹의 상징적 자산인 롯데월드타워 담보 제공과 시중은행의 지급보증으로 조기상환 위험에서 벗어났다.

2025년 롯데케미칼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순차입금 규모를 5조원 수준으로 낮춘다는 목표를 세웠다. 2022년 말 사실상 ‘무차입경영’이 깨진 뒤 해를 거듭할수록 불어나는 차입금을 바짝 관리해 재무구조를 둘러싼 우려를 불식시키겠다는 계획으로 풀이됐다.


롯데케미칼은 2021년 하반기 석유화학 다운 사이클이 시작되면서 실적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중국이 석유화학 제품 자급률을 높인 데다 코로나19로 글로벌 수요가 급감한 탓이었다. 코로나19로 고유가 상황이 지속하자 기초화학 비중이 큰 석유화학사업은 더 큰 타격을 입었다.

한때 1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내던 롯데케미칼은 2022년 7626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라인프로젝트 추진과 일진머티리얼즈(현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인수 등 '조 단위' 투자를 단행하면서 부족한 현금흐름은 차입으로 조달했고 차입금은 불어갔다. 이에 따라 롯데케미칼은 차입금보다 보유현금이 많았던 순현금 상태에서 순차입 기조로 상황이 바뀌었다.

작년 3분기 말 기준 롯데케미칼의 순차입금은 7조3000억원가량이다. 2조원 이상의 차입금을 상환하거나 현금성자산을 늘려야 새 목표치를 달성할 수 있다.

◇현금창출력 저하 지속…자산 경량화 및 운영 효율 극대화 작업 '예상'

이 가운데 롯데케미칼의 현금창출력이 떨어진 점은 부담이다. 이영준 롯데케미칼 사장은 올 초 신년사를 통해 "진행 중인 사업구조 전환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현금흐름 중심의 엄중한 경영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당장의 뾰족한 대안은 보이지 않는다. EOD를 발생시킨 재무특약을 조정하면서 당장의 유동성 위기는 해소했지만 근본적 문제인 영업현금창출력 저하와 업황 부진 등 여건은 크게 바뀌지 않은 상황이다.

롯데케미칼 영업현금흐름은 2018~2021년까지 1조3000억원~1조4000억원대를 유지했으나 2022년 들어 큰 폭으로 떨어졌다. 당시 영업현금흐름 순유출액이 1675억원가량이었다. 2023년엔 순손실까지 낸 만큼 운전자본이 증가했음에도 큰 폭의 개선을 이루지 못했다. 작년 3분기 말 누적기준 영업현금흐름은 1조3284억원 정도였다. 일 년 전(8716억원)과 비교해 52% 증가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운전자본이 2600억원가량에서 1조원가량으로 증가한 영향이 컸다. 매입채무가 1조원 가까이 증가해 나갈 돈을 많이 유보시켰다.


문제는 롯데케미칼의 추후 실적 전망도 밝지 않다는 점이다. 중국의 대규모 석유화학 증설로 공급과잉이 지속되고 있어 석유화학도 꺾이는 산업이 될 것이란 분석이 많다. 차입금 축소를 위해 PT롯데케미칼인도네시아(LCI) 지분 등 해외 자회사를 매각키로 했는데 이마저도 답보상태다.

롯데케미칼의 사업포트폴리오 조정 계획 역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케미칼은 현재 60%대인 기초화학 사업의 매출 비중을 오는 2030년까지 30%로 낮추고 첨단소재, 정밀화학, 전지소재 등 고부가가치 제품의 비중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범용 석유화학 중심이던 기존 사업구조를 완전히 뜯어고쳐 호황과 불황이 반복되는 '사이클 실적'에서 탈피하겠다는 포부다. 다만 워낙의 중장기 계획인 만큼 당장의 가시적 성과를 기대할 수 없다는 점에서 올 한 해 기초화학에 대한 자산 경량화 작업과 강도 높은 운영 효율 극대화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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