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02월 24일 07시00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재계 분위기가 어수선하지만 그 와중에도 잘 나가는 산업군이 있다. 방산이다.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전 세계 국가들의 방산 수요가 폭발했다. 자국 중심주의, 신냉전의 시대에 접어들면서 방산 산업은 '약속의 땅'이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이 방산 산업을 국내에서 꽉 쥐고 있는 곳이 있으니 바로 한화그룹이다.요즘 한화그룹을 보면 2010년대 이후 M&A를 가장 성공적으로 이뤄낸 그룹 같아 보인다. 한화는 방산과 관련한 굵직한 M&A를 모조리 성사시키면서 국내 민간업체 중 방산 선두 주자로 거듭났다.
크게 세 건이 있었다. 2015년 한화는 삼성테크윈과 삼성탈레스(삼성테크윈의 자회사)를 인수한다. 간판을 한화테크윈으로 고쳐 단 이 회사는 수 차례의 사업부 이합집산을 거쳐 현재의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됐다. 삼성탈레스는 현재 우주 산업과 그룹 ICT 사업을 담당하는 한화시스템으로 탈바꿈했다.
두 번째 빅딜은 2016년 지상 방산업체인 두산DST를 인수한 것이다. 이 두산DST는 현재 한화 방산을 먹여 살리는 지상 방산 사업 부문이다. 훗날 사명을 한화디펜스로 바꿨던 이 회사는 현재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흡수 합병됐다.
마지막 결정적인 딜은 2023년 대우조선해양 인수다. 현대중공업그룹이 지배구조 개편까지 단행하며 인수하려 했던 대우조선해양은 결국 한화의 손으로 들어갔다. 한화오션 인수로 한화그룹은 해양 방산 산업에 대한 역량까지 갖추게 됐다.
한화오션 인수에 한화가 얼마나 간절했는 지는 인수 구조에서부터 나타난다. 주력 인수자였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외 한화에너지, 한화임팩트, 한화에너지 계열의 해외 자회사들까지 모두 달라붙어 한화오션 지분을 인수했다. 그리고 최근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한화오션 지분을 다시 거둬들이기로 하면서 한화오션은 에어로스페이스와 '한몸'격인 종속 기업이 된다.
올해는 방산 산업 확장에 첫 발을 내딛었던 한화테크윈을 인수한 지 10년이 되는 해다. 고작 10년 만에 육(한화디펜스, 현재 에어로스페이스에 흡수합병)·해(한화오션)·공(한화에어로스페이스) 방산 포트폴리오를 갖춘 그룹으로 거듭났다. 2015년의 한화와 2025년의 한화는 아예 다른 그룹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다시 한 번 그룹의 오너십과 지배구조에 대해 생각해본다. 굵직한 빅 딜들은 김승연 회장과 김동관 부회장의 결심과 추진력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딜이었다. 한화 오너 경영인들의 특징은 본인이 등기임원으로 직접 등판해 영향력을 행사하고 책임질 건 지는 '책임 경영' 체제를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오너 중심적 지배구조', '재벌 경영'은 종종 비판의 대상이 되지만 한화의 케이스를 본다면 지배구조에 정답은 없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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