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의 CFO]재무 위기 속 부임한 롯데케미칼 성낙선 상무③EOD 채권 리스크 해소, 비핵심 자산 매각 통한 재무구조 개선 과제
박기수 기자공개 2025-02-25 08:24:02
[편집자주]
CFO를 단순히 금고지기 역할로 규정했던 과거 대비 오늘날의 CFO는 다방면의 역량을 요구 받는다. CEO를 보좌하는 역할을 넘어 견제하기도 하며 때로는 CEO 승진의 관문이 되기도 한다. 각 그룹마다 차지하는 CFO의 위상과 영향력도 상이하다. 그러나 이들의 공통점은 영향력과 존재감 대비 그리 조명 받는 인물들이 아니라는 점이다. 조용한 자리에서 기업의 안방 살림을 책임지는 이들의 커리어를 THE CFO가 추적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2월 19일 08시10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재무적으로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기업에 신임 최고재무책임자(CFO)로 부임한다는 것은 많은 의미를 갖는다. 산적한 과제들을 해결하고 리스크를 사전에 헤지(Hedge)하며 만일 리스크가 현실화했을 경우 기민한 대응으로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 작년 초부터 롯데케미칼의 CFO를 맡은 성낙선 상무가 걸어온 길이다.롯데케미칼은 202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연결 기준 1조원에 육박하는 순현금을 보유한 '재무 우량' 기업이었다. 실제 2021년 말 연결 순현금이 8165억원이었다.
다만 이후 닥쳐온 글로벌 기초화학 불황기가 롯데케미칼을 덮쳤다. 2021년 2조원 넘게 기록했던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2022년 1853억원으로 고꾸라졌다. 2023년에는 일부 상황이 나아졌지만 EBITDA는 8249억원에 그쳤다. 동 기간 영업손익은 '손실'을 기록했다.
여기에 롯데케미칼은 신성장 동력 모색이라는 차원에서 '빅딜'을 단행했다. 전기차 동박 사업체인 일진머티리얼즈(현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지분 53.3%를 2조7000억원에 인수한 것이다. 인수 과정에서 외부 조달이 단행됐고 이는 순손실로 악화하고 있던 롯데케미칼의 재무구조를 한층 더 악화시켰다.
성 상무가 CFO로 부임했을 당시인 2023년 말 롯데케미칼의 재무구조는 2년 전과는 크게 달라져 있었다. 2023년 말에는 순현금은 커녕 순차입금이 6조1036억원을 기록했다. 금융권 총차입금은 10조원을 돌파한 10조141억원을 기록했다. 연간 이자비용도 2021년 877억원에서 2023년에는 4749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CFO 임기를 시작하는 시점에서도 경영 상황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작년 롯데케미칼의 영업손실은 8948억원으로 2023년(3477억원)보다 오히려 적자 폭이 커졌다. EBITDA도 2023년 8249억원에서 작년 3960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순손실은 2023년 392억원에서 작년 1조8020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EOD 채권 리스크 해소 성과, 에셋 라이트 작업 일조
이 와중에 롯데케미칼이 발행한 회사채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롯데케미칼이 발행한 2조3000억원 규모의 16개 회사채 중 14개 회사채가 EOD(기한이익상실) 사유가 발생한 것이다.
성 상무는 '트리플 A'급인 국내 시중은행의 지급 보증을 받아내면서 EOD 리스크를 해소했다. 신한은행과 국민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이 각각 EOD 발생 채권에 대한 지급보증을 서면서 웨이버(Wavier) 및 재무비율 요건을 삭제했다. 시가총액 6조원 규모의 롯데월드타워를 담보로 대주기는 했으나 작년 최대 리스크 요소로 꼽혔던 EOD 채권 문제를 해결한 셈이다.
여기에 성 상무는 회사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는 '에셋 라이트(자산 경량화)' 작업에도 일조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작년 10월 말 메리츠증권과 주가수익스왑(PRS) 계약을 통해 약 6600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또 올해에도 같은 방식으로 해외 자회사 지분 활용을 통해 70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다.
롯데케미칼이 여전히 경영 정상화까지는 요원해보이기 때문에 성 상무는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비핵심 자산 매각 과정에서 최대한 많은 현금을 끌어모으는 것도 CFO로서의 임무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 빠른 속도로 급증한 차입금 역시 경감을 통해 재무구조를 재확립하는 것도 성 상무의 과제로 꼽힌다.
◇1997년 입사 후 롯데케미칼 주요 보직 섭렵
성 상무는 1972년 9월 생으로 남일고등학교와 부산대학교 회계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연세대에서 MBA 과정을 밟았다.
성 상무는 1997년 롯데케미칼로 입사했다. 이후 호텔롯데와 롯데쇼핑 백화점사업부로 이동했다가 2012년 롯데케미칼 글로벌운영팀 팀장으로 친정 복귀했다.
임원 승진은 2015년이었다. 당시 성 상무는 글로벌운영부문 부문장으로 승진했다. 이후 2017년 화학BU 담당을 맡다가 2020년 롯데케미칼이 롯데첨단소재를 흡수합병하면서 첨단소재 경영지원부문 부문장을 맡았다. 1년 뒤인 2021년부터는 경영지원부문장 및 윤리경영부문장까지 겸임했다. 그러다 2023년 말 임원 인사를 통해 화학군HQ 재무혁신본부 본부장(CFO)을 역임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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