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edit Forum 2025]크레딧 시장 불확실성 지속, 투자 확신은 일러국제 정세+매크로 불안…석화·건설업종 '암중모색'
김슬기 기자공개 2025-02-26 09:55:52
이 기사는 2025년 02월 25일 15시3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또한번 미국 트럼프 시대를 맞이하면서 국내외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금리인하를 재개했지만 여전히 미국 시장금리는 높게 형성돼 있고 원달러 환율에 대한 부담도 크다. 불확실성이 혼재된 시기에 투자자들이 국내 크레딧 시장을 대하는 전략은 어떻게 가져가야 할까.더벨은 25일 서울 더플라자호텔에서 '2025 Credit Forum'을 개최하고 올해 크레딧 시장을 조망하는 자리를 가졌다. 발표자들은 전반적인 크레딧 시장 현황과 더불어 석유화학 및 건설 등 개별 섹터를 중심으로 투자 기회 확보와 올해 신용도 전망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김상만 하나증권 리서치센터 상무는 "현재 금리나 기업의 펀더멘탈과 관련된 조건은 불리하지만 유동성이나 정책 측면에서는 유리한 여건이기 때문에 두 부분이 상호작용을 하면서 올해 크레딧 시장을 이끌어 갈 것"이라고 밝혔다.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이 혼재된 시장이 되리라는 의미였다.
김 상무는 "과거 기준금리 인하는 시장 금리 하락, 신용스프레드 하락의 선순환 구조를 발생시켰지만 올해는 다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했지만 통화 정책에 대한 금리 인하 횟수나 시기가 점점 뒤로 늦춰지고 있어 국내 금리 수준 역시 기대보다 많이 낮아지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상무는 "기업 대기업 14개 그룹의 현금흐름을 봤을 때 2020년 저점 대비 2024년말 순차입금 70조원 정도 증가한 것으로 파악되지만 부채비율, 차입의존도 등 지표는 양호하다는 점과 회사채 발행 뿐 아니라 은행권 기업대출, 사모사채, 영구채 등 조달수단이 다변화되고 있다는 점을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현재 발행시장 여건이 우호적이지만 우려되는 부분도 있다. 김 상무는 "금리인하로 회사채·여전채 금리부담은 해소됐고 공사채·은행채는 여전히 기준금리 대비 낮은 상황"이라며 "공사채는 발행 증가뿐 아니라 발행만기 단기화가 문제가 되는데 이는 신용스프레드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공급 부담이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다.
김은기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글로벌채권팀 수석연구위원은 "석유화학 업종은 수급 사이클이 중요한 업종"이라며 "업황 자체는 불리하지만 투자자 입장에서 좋은 종목을 선택하는데 집중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2021년 3월부터 주요 석유화학 제품의 스프레드 자체가 낮아졌고 일부 제품을 제외하고는 약세가 지속되고 있다.
김 수석연구위원은 "석유화학 업종 A등급 기업의 경우 기존의 설비투자 뿐 아니라 기존에 있었던 높은 차입금 부담, 수익성 악화로 AA등급 대비 빠르게 순차입금/상각전영업이익(EBITDA) 상승하고 있고 재무 안정성이 빠르게 하락하는 측면을 보인다"고 지적하며 선별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A등급은 2년 단기물이 유리하다고 봤다. 김 수석연구위원은 "석유화학 업종은 최근 5년물 이상의 장기채보다는 2,3년 단기 발행물로 구성하는 게 유리하다"며 "투자 측면에서 석유화학 업종에 대한 관심은 오히려 회사채 금리가 낮을 때 관심이 커진다"고 강조했다.
결국 등급 민평 대비 금리가 높게 형성돼 있는 AA- 등급 석유화학 업체를 먼저 선택하되 A+ 등급 내에서 종목별 차별화가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결국 투자자에게 금리 메리트를 줄 수 있는 구성으로 발행사가 조달에 나서야 한다는 의미기도 하다.
김현 한국기업평가 신용평가본부 기업2실 수석연구원은 "2023년부터 건설사 원가 부담이 높아지고 있다"며 "계약 시점과 착공 시점, 준공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다 보니 환경의 급격한 변화가 고스란히 원가에 반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상 기후로 인한 폭염·폭설, 주 52시간 도입,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은 공사 기간을 연장시키고 인력 수급 난항으로 인플레이션을 촉발, 원자재 가격을 끌어올렸다"고 진단했다.
이에 2024년에도 건설사들의 이익창출력은 약화되고 재무부담은 늘었다고 평가했다. 한국기업평가가 유효등급을 보유한 21개 기업의 2023년 3분기 누적 EBITDA 마진은 3.2%로 1년 전 같은 기간과 비교해 0.5%p 낮아졌다. 2024년 9월말 기준 차입금 총액은 17조3000억원으로 2023년말 대비 5조5000억원 늘었다.
김 연구원은 올해 역시 건설업종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제시했다. 그는 "분양물량 감소에 따른 건설사의 매출 축소, 재무부담 등은 신용도의 부담요인이며 제반 환경 악화에 따른 사업 및 재무안정성 저하로 등급의 하방 압력이 높은 수준으로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주요 모니터링 요인으로는 수익성 개선 여부, 차입금 수준, 신규수주 규모와 질적 구성 등을 꼽았다. 그는 수익성 및 분양성과에 따른 운전자본부담 제어가 등급 방향성을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정책적으로도 향후 인구 전망 등을 고려해 수급을 조절할 필요가 있고 건설사들이 국내 사업 의존도도 낮추는 것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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