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C ESG투자 모니터]한국사회투자, 기부펀드로 펀드레이징 차별화②하나금융과 37곳 기업, 총 68억 투자…씨드앤 회수로 3배 멀티플 성과
이채원 기자공개 2025-03-11 08:09:37
[편집자주]
모험자본 시장에도 ‘지속 가능한 투자’ 바람이 불고 있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측면에서 지속 가능한 경영을 실천하는 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벤처캐피탈(VC)은 저마다 투자 기준을 마련하고 있다. 대체로 초기 단계에서부터 잠재적 위험을 바로잡고 장기적 성장을 이끄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더벨이 ESG 투자를 강화하고 있는 VC의 전략과 포트폴리오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07일 09시3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사회투자의 총 운용자산(AUM)은 133억원이다. AUM 규모 자체는 크지 않지만 펀드레이징 방법을 감안하면 의미있는 숫자로 볼 수 있다. 하우스는 비영리 공익법인이라는 정체성을 바탕으로 차별화된 펀드레이징을 시도했다. 기업의 사회공헌 예산인 기부금을 바탕으로 임팩트퓨처 펀드(기부펀드)를 조성하고 지속가능한 비즈니스를 영위하는 기업에 투자한다.한국사회투자는 펀드레이징 이외에도 다양한 방식으로 기부금을 활용하고 있다. 임팩트 펀드의 출자자(LP)로 참여하고 임팩트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무이자 융자를 지원하기도 한다.
또 하우스는 다수의 대기업, 공기업과 함께 액셀러레이터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컨설팅, 오픈이노베이션, 데모데이 등을 열고 스타트업의 경영, 마케팅, 글로벌 진출을 지원하는 식이다. 한국사회투자는 올해도 기부펀드를 추가 조성하고 액셀러레이터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임팩트 투자사로서의 역량을 키울 방침이다.
◇하나금융그룹 기부펀드 조성…전체 AUM 기여도 커
한국사회투자는 기업으로부터 기부금을 받으면 두가지의 방법으로 임팩트 투자를 진행한다. 기부금을 본계정에 넣어 고유계정으로 투자를 하는 방법, 한 기업의 기부금을 바탕으로 개별 펀드를 만들어 투자하는 방식이 있다.
두 방식 모두 기부 참여 기업의 ESG 전략을 바탕으로 해당 분야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해 투자를 진행한다. 기업 비즈니스 밸류체인 상의 ESG 핵심 이슈와 관련한 기술력을 가진 스타트업에 투자하면서 해당 기업의 ESG경영을 개선하는데 도움을 준다.
그간 하우스는 하나금융그룹, 현대오토에버, 매트라이프생명 등으로부터 기부금을 받았다. 여기서 하나금융그룹은 맞춤 펀드를 만들었고 현대오토에버, 매트라이프생명 등의 기부금은 고유계정에서 관리하고 있다.
하나금융그룹의 기부금으로 만들어진 펀드명은 하나ESG펀드다. 규모는 약 80억원이다. 하우스는 2022년부터 하나금융그룹으로부터 기부를 받아 하나 ESG 더블임팩트 매칭펀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ESG 스타트업 전용 펀드로 친환경 기술을 보유하거나 일자리 창출 능력 및 성장성이 있는 ESG 스타트업에 매칭 투자자금을 지원한다. 하나금융그룹의 기부금으로 조성된 펀드는 이순열 한국사회투자 대표가 맡아 관리하고 있다.
양 기관이 지난 3년간 투자한 기업의 수는 올해까지 누적 총 37곳이다. 누적 투자금은 약 68억5000억원에 달한다. 투자한 기업으로는 비대면 건설인력 중개 플랫폼 웍스메이트, 장애인 아티스트 발굴 기업 파라스타엔터테인먼트, 건물 에너지 관리 서비스 씨드앤, 태양광 패널 청소 로봇을 개발하는 리셋컴퍼니 등이 있다.

하나금융과의 기부펀드를 통한 회수 사례도 나왔다. 한국사회투자는 지난해 건물 에너지 관리 솔루션 기업 씨드앤을 2년 만에 회수했고 약 3배 멀티플을 기록했다. 일반적으로 엑시트 수익은 LP에게 다시 나눠줘야 하지만 기부펀드 회수금은 다시 임팩트 기업에 투자하는 데 쓰인다.
지난해 ‘하나 ESG 더블임팩트 매칭펀드 데모데이’를 개최해 투자 기업의 후속 라운드를 돕기도 했다. 데모데이에서는 올해의 사업 성과를 공유하고 선정 기업들의 후속 투자 유치를 위한 IR(기업설명회) 피칭과 투자자 라운드 테이블이 진행됐다. 행사에는 16개 선정 기업 관계자와 벤처캐피탈 관계자 등 약 60여명이 참석했다.
한국사회투자는 올해 기부펀드 조성 사례를 추가로 만들 계획이다. 한국사회투자 관계자는 “현재 기부펀드 조성 협의 중인 기업이 다수 있다”며 “올해 더 다양한 기부펀드 사례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우아한형제들·코카콜라 재단 기부금 활용
기부펀드 이외에도 한국사회투자는 기업의 기부금을 활용해 다양한 임팩트 사업을 진행한다. 우아한형제들은 한국사회투자에 15억원을 기부했다. 한국사회투자는 우아한형제들의 기부금을 바탕으로 가이아사회서비스투자조합에 출자자로 참여했다.
145억원 규모인 가이아사회서비스투자조합은 정부가 100억원, 민간이 45억원을 출자한 펀드다. 가이아벤처파트너스는 이 펀드로 복지, 교육, 고용, 주거, 문화 등 사회서비스 분야에서 혁신적인 비즈니스를 제공하는 기업을 발굴하고 있다.

◇LG·코이카·한국농업기술진흥원 액셀러레이팅 사업 수행
한국사회투자는 기부펀드 이외에도 다양한 대기업, 공기업과 함께 액셀러레이팅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LG전자, LG화학, 더좋은세상(사)피피엘과 LG소셜캠퍼스 리딩 그린 액셀러레이팅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기후위기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혁신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에 사업화 지원금을 지원하고 전문 컨설팅을 제공한다.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과는 지난해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2024년 코이카 CTS(Creative Technology Solution) Seed 0 창업초기기업 사업화 교육 프로그램'이 그것이다. 이 프로그램으로 글로벌 진출을 원하는 스타트업에 관련 교육과 액셀러레이팅을 지원했다. 프로그램 지원 대상은 혁신 비즈니스 및 기술 활용을 통해 동남아(베트남, 인도네시아), 서남아(인도), 아프리카(케냐), 중남미(콜롬비아)의 사회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예비창업자 및 설립 7년 이내 초기 스타트업이다.
올해 한국사회투자는 농촌진흥청, 한국농업기술진흥원과 ‘우수기술 사업화 지원사업 Agri-Future’를 진행 중이다. 우수 기술을 보유한 청년 농업인·농업기업을 육성하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창업 초기 자금 조달과 시장 개척과 같은 어려움을 해결하고, 안정적으로 시장에 정착할 수 있도록 돕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외에도 하우스는 그간 국민건강보험공단, 한국전력공사, 한국농어촌공사, 기술보증기금, 현대오토에버, IBK기업은행 등과 함께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육성하는 액셀러레이팅 사업을 다수 수행했다. 또 조직의 ESG 경영을 지원하는 사업 영역도 강화했다. 한국전력공사 TIPS, 의왕시청, 기술보증기금과 함께 총 59개 스타트업의 ESG 경영 컨설팅을 수행했다.
한국사회투자는 사업이 끝난 이후에도 스타트업과 연계를 이어가며 성장을 돕는다. 한국사회투자 관계자는 “다수 프로젝트가 끝난 이후에도 스타트업이 다양한 정부 정책을 통해 자금을 확보할 수 있도록 돕고 다수의 민간 액셀러레이팅 등과 연계하여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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