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투자 톺아보기]바이셀스탠다드, STO 법제화에 회사 명운 걸렸다①현물 투자 플랫폼 피스(PIECE) 운영…디지털 자산운용사 도약 목표
이채원 기자공개 2025-03-17 09:04:15
[편집자주]
미술품, 음악 저작권, 건물, 한우, 웹툰까지 쉽게 사지 못하던 고가의 유·무형 자산을 조각투자로 살 수 있는 시대다. 2010년대부터 관련 사업을 벌이던 다수 조각투자업체는 2022년 말 파도를 맞닥뜨렸다. 금융당국이 조각투자 서비스가 증권성을 가진다고 판단함에 따라 몇몇 업체는 사업을 잠시 중단해야하는 상황에 놓였다. 토큰증권(STO) 법제화 논의가 이어지면서 조각투자 시장이 더욱 다양화되고 커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번지고 있다. STO시장 개화를 기다리며 사업을 꾸려나가는 조각투자 사업자 면면을 더벨이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13일 14시1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며 전 세계적으로 사랑을 받는 명품 시계 브랜드 롤렉스 11종으로 구성된 조각투자 상품을 선보인 회사가 있다. 바이셀스탠다드는 시계, 미술품 등 다양한 고가의 현물을 쪼개 살 수 있는 피스(PIECE) 플랫폼을 운영한다.
STO(토큰증권) 법제화는 바이셀스탠다드가 사업을 지속하는 키가 될 전망이다. 바이셀스탠다드는 이커머스 상생 조각투자, 선박 조각투자를 선보일 채비를 마치고 STO(토큰증권) 법제화를 기다리고 있다. 궁극적으로 대체투자에 특화된 디지털자산운용사가 되겠다는 꿈을 가진 바이셀스탠다드가 새로운 조각투자 상품을 내놓을 수 있을까.
◇금융위원회 혁신금융서비스 지정 불발…STO 법제화 기다려
현재 조각투자사업자가 상품 공모를 할 수 있는 방법은 두 가지다. 금융위원회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되거나 투자계약증권을 통해 조각투자 상품을 신고해야한다.
앞서 금융당국은 2022년 말 조각투자사업자가 증권성을 가진다고 판단했다. 금융위원회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되지 않은 조각투자사업자들은 이후 사업을 전면 중단했다. 금융당국은 2023년 7월 조각투자사업자의 사업 재편을 승인하고 투자계약증권 도입을 위해 증권신고서 서식을 개정했다.
투자계약증권은 자본시장법이 규율하는 증권의 한 종류로 ‘특정 투자자가 그 투자자와 타인 간의 공동사업에 금전 등을 투자하고 타인이 수행한 공동사업의 결과에 따른 손익을 귀속받는 계약상 권리가 표시된 것’을 말한다.
바이셀스탠다드는 지난해 투자계약증권 형태의 미술품 조각투자를 준비했다. 그러나 이내 계획을 틀었다. 열매컴퍼니, 아트투게더 등 다수 미술품 조각투자업체가 투자계약증권을 발행한 가운데 미술품이 아닌 새로운 상품으로 시장을 공략해야겠다는 판단에서다.
현재까지 투자계약증권으로 발행된 상품은 미술품과 한우뿐이다. 다날엔터테인먼트가 콘텐츠 조각투자를 준비하며 투자계약증권 발행을 시도하고 있으나 아직 금융당국의 승인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업계에서는 기존 미술품과 한우가 아닌 자산으로 금융당국의 투자계약증권 승인을 받기는 '하늘의 별따기'라고 보고 있다. 조각투자업계 관계자는 “앞서 미술품과 한우가 아닌 다른 자산으로 투자계약증권 발행을 시도했다가 당국에 막혀 철회한 사례가 다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바이셀스탠다드는 선박금융 조각투자 상품을 내놓기 위해 금융위원회 혁신금융서비스에 지원했다. 하지만 지난해 말 금융위원회는 바이셀스탠다드를 포함한 조각투자사업자를 혁신금융서비스에 선정하지 않았다.
신범준 바이셀스탠다드 대표는 “당국이 STO 법제화가 임박했다고 판단해 조각투자사업자를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STO 법제화는 지난 2023년부터 추진돼 왔으나 아직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 오르지 못했다. 관련 발의안은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통과돼도 법제사법위원회와 국회 본회의를 거쳐야한다.
최근 정치권을 중심으로 STO 법제화 필요성이 부상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올해 1분기 국회에서 개최하는 가상자산 관련 세미나·토론회는 9건으로 지난해(10건) 수준에 육박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달 28일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디지털 금융 생태계와 토큰증권의 융합’ 포럼에서 “토큰증권 중심의 디지털 금융 활성화는 우리 경제의 글로벌 영토를 확장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토큰증권협의회장이기도 한 신범준 대표는 토큰증권업계를 대표해 금융당국, 국회 등에 업계의 의견을 전달하고 실행 방안을 도출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토큰증권협의회는 국내 핀테크 업권을 대표하는 한국핀테크산업협회 산하 공식 협의체다. 토큰증권과 관련한 유통·발행·기술 분야 등에서 29개 회원사가 참여 중이다.
◇선박금융·이커머스 상생금융 조각투자 발행 준비
바이셀스탠다드는 피스 플랫폼을 통해 2021년부터 시계, 미술품 등으로 조각투자상품을 발행했다. STO 법제화가 되면 회사는 상품군을 더 늘려 선박금융, 이커머스 상생금융을 조각투자 상품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선박금융은 선박의 건조, 매매, 임대차 등 선박거래를 위해 금융기관 등이 해운회사와 조선사에 제공하는 금융서비스다. 신범준 대표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선박금융은 투자재원 약 99%를 정책금융에 의존하고 있다”며 “STO를 활용하면 중소형 선박 건조에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커머스 상생금융은 이커머스 시장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공모자금은 이커머스 플랫폼 판매자들이 상품을 구입할 때 자금을 대출해주는 방식으로 운용될 예정이다. 이 상품은 매월 이자가 발생하고 회수 기한이 약 1년으로 짧다는 장점이 있다.

신범준 대표는 “디지털자산운용사는 STO를 활용한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자산을 운용한다”며 “투자자에게 보다 높은 유동성과 투명성을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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