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관세 후폭풍]K-푸드 수출 찬물, 식품기업 대응 전략은삼양식품 수출전략 변화 불가피, 오뚜기 미 공장 속도낼 가능성
변세영 기자공개 2025-04-07 07:59:04
[편집자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발 상호관세가 국내 산업계를 강타했다. 한국의 자동차와 철강, 배터리,반도체 등 전략산업들이 줄줄이 사면초가 위기에 몰렸다. 국내 주요 수출품의 미국 내 가격 경쟁력이 저하되면서 실적 전망도 어두워졌다. 이번 상호관세 확정은 글로벌 무역질서를 변화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주요국들은 보복조치로 무역장벽을 더 높일 것으로 보인다. 더벨은 우리나라 주요 기업들의 상호관세 영향을 짚어보고 대응전략 등을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03일 10시3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에 25% 상호관세를 부과한다고 선포하면서 국내 식품업계에 비상등이 켜졌다. 당초 농산물 등 일부를 대상으로 품목관세가 매겨질 것으로 예상됐으나, 당장 전체 식품 가공품으로 범위가 확대되면서 관세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K-푸드 열풍을 주도하는 라면과 김치 등 대부분의 제품이 타격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식품 수출 1위 미국, K-푸드 열풍 ‘사상 최고’
2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으로 들어오는 모든 수입품에 기본 10% 관세를 부과하고, 약 60여 교역국에 징벌적 관세를 추가로 부과하는 ‘상호 관세’ 계획을 발표했다. 한국은 상호관세율 25%가 부과됐다. 구리·의약품·반도체·목재를 비롯해 금괴, 에너지 및 미국에서 구할 수 없는 특정 광물 등은 제외다.
국내 식품사들은 비상이 걸렸다. 그간 한국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대부분의 식품 수출 품목이 관세가 0%였기 때문이다. 관세는 가격경쟁력을 결정하는 요인으로 미국 사업에 직격탄을 날릴 수 있는 요인이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한국의 지난해 대미 수출액은 전년도보다 10.4%가 증가한 1278억달러다. 지난해 한국의 대(對)미국 무역 수지는 557억달러 흑자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여기에는 K-푸드도 빠질 수 없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2024년 한국 농식품의 대미 수출액은 15억9000만 달러(한화 2조3000억원)로 전년 대비 20% 이상 증가했다. 중국향 수출액(15억1000만달러, 2조2000억원)을 능가하는 수치다.

K-푸드의 열풍을 주도하는 건 라면이다. 2024년 1월부터 10월까지 한국의 라면 수출액은 10억2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30% 증가했다. 시장별 수출액(2024년 1~10월 기준)은 중국 2억1000만 달러(약 3070억원), 미국 1억8000만 달러(약 2600억원)이다. 전년대비 중국은 18.6%, 미국은 65%나 급증했다. 이 속도대로라면 올해는 미국이 한국 라면 수출국 1위로 올라서는 게 유력하다.
결과적으로 미국 내 현지공장이 없는 기업의 경우 상당한 관세 부담을 질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식품기업 중에서 미국에 공장을 두는 곳은 농심과 풀무원, CJ제일제당 등이 있다. 농심은 상대적으로 타격이 크지 않을 전망이다. 1971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소고기라면' 첫 수출을 시작으로 1994년 해외법인 농심 아메리카를 설립했다. 이어 2005년에는 LA공장을 가동했다. 라면이 인기를 끌면서 생산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자 2022년 미국 현지에 2공장을 추가로 완공했다.

◇미국 공장 없는 삼양식품, 오뚜기 미 공장 속도 붙을지 ‘주목’
반면 수출 매출이 상당한 삼양식품은 향후 공급망 관리 전략 변화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기존에 밀양공장에서 제품을 생산한 후 해외로 수출하는 방식을 고수해 한 삼양식품은 오는 2027년 완공을 목표로 중국 저장성에 현지 공장을 준비하고 있다. 다만 이번 트럼프 정책으로 중국 관세는 무려 34%에 달한다. 미국 내 공장이 전무하다는 점에서 추후 수출 전략이 달라질 가능성이 존재한다.
오뚜기의 미국 생산공장 설립 작업에 속도가 붙을지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오뚜기도 이미 미국에 공장 부지를 마련해 둔 상태다. 아직 구체적인 공장 건설 계획이 나온 건 아니지만 이번 관세 리스크를 계기로 미국 현지 생산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오뚜기는 2005년 미국에 판매법인 '오뚜기 아메리카 홀딩스'를 세운 이후 2023년 생산법인 ‘오뚜기 푸드 아메리카’를 추가로 설립했다. 그동안은 국내에서 제품을 생산해 현지 판매법인을 통해 유통사업을 전개했다면, 향후 미국에서 생산부터 판매까지 원스톱으로 진행하기 위함이다. 그간 내수의존도가 높다는 지적을 받아온 오뚜기는 2028년 글로벌 매출 1조원 달성을 비전으로 내걸고 해외사업을 공격적으로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아무리 경쟁력을 갖추어도 상호 관세 25%를 감내할 수 있는 업체는 없을 것”이라며 “미국 내 소비자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식품업계 관계자는 “수출 지역 다변화와 환율 등으로 상쇄하는 작업이 필수적으로 예상하며 관련해 내부적으로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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