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1분기 '차종 믹스' 부진…美 관세 영향 5월부터" 신차 출시한 '시로스·EV4·EV3' 수익성 낮아…권역별 재고 2개월치 확보
박완준 기자공개 2025-04-28 11:18:31
[편집자주]
컨퍼런스콜로 진행하는 기업설명회(IR)의 백미는 기업 관계자와 시장 관계자 사이에 오가는 질의응답(Q&A)이다. 투자자를 대변하는 시장의 관심이 무엇인지 드러나고 기업 입장에서 되도록 감추고 싶은 속살도 드러나기 때문이다. 이런 까닭에 자사 홈페이지에 IR 자료와 음성파일을 올릴 때 Q&A 부분만 제외하는 기업이 적지 않다. THE CFO가 IR의 백미 Q&A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25일 15시4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아가 불확실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올해 수립한 생산 전략과 투자 계획을 전면 재검토하면서 관세 리스크 최소화를 목표했다. 특히 기아는 미국의 현지 생산을 늘리고 멕시코에서 생산하는 미국발 물량을 다른 국가로 우회하는 등의 전략을 꾀한다.기아는 부품 수급부터 물류와 판매 관련 비용까지 줄일 수 있는 모든 비용을 줄여 미국 내 가격 경쟁력을 지켜내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국내에서 생산하는 미국향 물량도 미국 시장 점유율을 유지한다는 전제하에 수익성 위주로 타 생산 거점 이관이 가능한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분기 '차종 믹스' 부진…영업익 전년比 12.2%↓
기아는 25일 2025년 1분기 실적발표회(IR)를 개최했다. 이날 IR에는 김승준 재경본부장 전무와 정성국 IR·전략투자담당 전무, 윤병열 IR팀장 등이 참석했다.
1분기 기아는 원자잿값 하락으로 인한 재료비 절감과 긍정적인 환율 효과 등에도 불구하고 보급형 라인업인 시로스와 EV3, EV4 신차 중심의 판매 비중이 높아지면서 영업이익이 떨어졌다. 다만 인도와 신흥시장의 판매 호조 등으로 글로벌 판매량이 늘어나면서 매출은 분기 기준 역대 최대를 경신했다.
기아는 올 1분기 연결기준 매출 28조175억원과 영업이익 3조86억원을 거뒀다. 이는 전년 대비 매출은 6.9% 늘어났고,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12.2% 줄어든 액수다. 순이익도 2조3926억원으로 14.8% 줄었다. 다만 영업이익률은 10.7%를 기록하며 10분기 연속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김승준 재경본부장 전무는 "올 1분기 출시된 시로스와 EV3, EV4는 다른 모델 대비 수익성이 높은 편은 아니다"라며 "특히 올 3월부터 고수익 차종으로 분류되는 플래그십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EV9의 생산 거점을 미국으로 옮기면서 판매량이 줄어든 부분도 차종 믹스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2분기부터 글로벌 시장에 픽업트럭 타스만이 정식 출시되면서 차종 믹스가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EV9도 미국 조지아주 공장에서 생산 정상화를 이뤄내면서 늘어나는 보조금 수령액도 영업이익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올 2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강조했다. 김 전무는 "2분기 관세 불확실성이 존재하지만, 하루가 멀다고 변동하는 부분이 있어 실제로 얼마나 영향이 있을 지 언급하기 어렵다"며 "다만 2분기 실적은 전년 대비 어느 때보다 높은 성장률을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권역별 재고 2개월치 확보…美 관세는 5월부터 '영향'
기아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의 영향은 올 5월부터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권역별로 재고를 쌓아 정책에 따른 초기 불확실성 대응력을 키워둔 영향이다. 특히 기아는 미국의 추가 관세에도 가격 인상보다는 시장의 수요 움직임에 따라 브랜드 포지셔닝을 고민하는 등 장기적 전략 수립에 힘을 쏟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전무는 "미국 관세 영향으로 물량을 일부 더 선적 추진했다"며 "딜러사 재고까지 포함해서 전 권역별로 2개월 치 재고를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관세 영향은 재고가 소진되는 올 5월부터 있을 것"이라며 "캐나다와 멕시코에서 생산하는 미국향 물량은 다른 권역으로 우회 판매해 수익성 제고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가격 인상에 대한 우려도 불식시켰다. 정성국 IR·전략투자담당 전무는 "가격 인상은 신중하게 접근할 계획이며, 시장 수요가 줄어드는 과정에서 어떻게 하면 포지션을 지켜가고, 어려운 상황을 기회로 잡을지에 대한 고민을 더 해보고 가격은 좀 더 신중하게 접근하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기아는 올해 유럽 전기차 목표 판매량의 상향 가능성도 거론했다. 유럽에서 출시한 EV3가 예상보다 판매량이 늘어난 영향이다. 이에 기아는 기존 사업계획 대비 초과 물량이 나오는 유럽에서 전기차 대중화 전략에 속도를 높여 전체 마진에서 믹스 인상을 목표했다.
김 전무는 "올 3월까지 유럽 전기차의 평균 성장률은 30% 수준이었지만, 기아의 경우 60%에 달해 시장의 두 배 수준을 기록했다"며 "전체 브랜드에선 6위 정도며, 점유율은 4.6%로 추산하고 있다. 이는 사업계획 대비 20~30% 더 나오고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유럽 시장 성장세에 힘입어 신차 출시한 EV3 생산계획을 당초 8만대 초반에서 11만대까지 높였다"며 "올해 유럽에서 전기차를 약 20만대 판매, 내년 32만대를 계획 중이지만, 올 상반기 상향 조정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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