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글로벌전략 점검]확장보다 효율…KB국민카드, 해외사업 기조 전환①해외법인 손익 500억 적자 전환…캄보디아 리스사 합병 등 체질 개선 시동
김보겸 기자공개 2025-05-15 14:47:15
[편집자주]
국내 카드사들에겐 글로벌이 선택이 아닌 필수다. 포화된 내수시장을 넘어서기 위해 수익원 다각화 돌파구로 해외 진출이 절실해졌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글로벌 불확실성은 아시아 저개발국 금융시장에 직격탄이 되고 있다. 쿠데타 같은 정치리스크와 지진 등 자연재해도 영업을 위협하고 있다. 위기와 기회가 교차하는 시점, 카드사들 해외사업 현주소와 미래 전략을 점검해 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5월 13일 16시19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국민카드가 해외사업 전략 방향타를 성장에서 수익성으로 돌리고 있다. 2020년 이후 인도네시아와 태국 등 신남방 시장을 중심으로 매년 법인을 세우며 가파르게 외형을 키웠지만 글로벌 금리 인상과 경기 둔화의 여파로 실적이 악화되면서 효율화에 착수했다.지난해 KB국민카드의 해외사업 부문은 500억원에 달하는 순손실을 기록했다. 캄보디아 리스회사와의 합병을 마무리하는 등 법인별 사업 구조를 조정하고 향후에는 점진적인 성장과 지속가능한 수익 기반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진출은 후발주자…단기간 내 4개 법인 설립
KB국민카드의 글로벌 사업은 2018년 캄보디아 법인 'KB대한특수은행(KDSB)' 설립으로 시작됐다. 2005년 중국에 진출한 BC카드나 2014년 카자흐스탄 법인을 세운 신한카드 등 선두 카드사들보다는 한 발 늦은 출발이었지만 이후 속도감 있는 확장을 이어갔다.

2020년에는 인도네시아 파이낸시아 멀티파이낸스를 인수해 'KB 파이낸시아 멀티파이낸스(KB FMF)'를 출범시켰다. 2021년에는 태국의 여신전문회사 J핀테크를 인수해 'KB J캐피탈'을 설립했다. 2022년에는 캄보디아 현지 리스사인 i파이낸스리싱을 인수하면서 자동차 및 오토바이 금융 포트폴리오 강화에도 나섰다.
이러한 확장세에 힘입어 KB국민카드의 해외법인 자산 규모는 2020년 5131억원에서 2022년 1조2911억원으로 두 배 넘게 늘었다. 같은 기간 순이익도 1억원에서 254억원으로 급증했다.
◇캄보디아·인니·태국 법인, 자산·이익 모두 고른 성장
캄보디아 KB대한특수은행은 자동차금융을 중심으로 출발해 부동산 담보대출, 농기계 금융, 카드사업 등으로 영역을 확장했다. 자산은 2018년 430억원에서 2022년 4471억원으로 10배 이상 늘었다. 순이익도 2021년 84억원, 2022년 102억원으로 안정적인 흑자 기조를 유지했다.
인도네시아 KB FMF는 중고차 및 중고 오토바이 할부금융과 전자제품 할부, 팩토링 등을 주요 사업으로 한다. 2020년 3437억원이던 자산은 2022년 6316억원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35억원이던 순손실은 121억원까지 대폭 증가했다.
태국 KB J캐피탈은 태국에 진출한 최초의 한국 금융사로 출범 2년 만에 자산이 2000억원 가까이 확대됐다. 순이익 역시 출범 첫 해인 2021년 14억원에서 2022년 31억원으로 두 배 넘게 늘었다.
◇고금리 여파 닥친 2023년…2024년엔 500억 적자
이러한 고성장은 2023년을 기점으로 꺾이기 시작했다. 코로나19 이후 채무유예 프로그램이 종료된데다 세계 주요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다. 현지 경기둔화가 이어지며 각국 법인의 건전성이 빠르게 악화했다.
가장 큰 충격은 인도네시아에서 나타났다. KB FMF는 2022년 121억원 순이익을 기록했지만 2023년 19억원으로 전년 대비 86% 감소했다. 2024년에는 511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인도네시아의 고물가와 고금리 기조 속에서 고객의 상환 능력이 악화되자 KB국민카드는 충당금 적립 기준을 강화해 선제적으로 리스크에 대응했지만 실적 악화는 불가피했다.
캄보디아 KB대한특수은행도 2023년 순이익이 전년 대비 절반 가까이 감소한 54억원에 그쳤다. 2024년 들어서는 22억원 순손실로 전환했다. 중국 경기침체의 장기화로 캄보디아 내 외국인 직접투자가 줄어든 점도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전체 해외법인의 2024년 손익은 507억원 손실로 전환했다. 자산 규모는 1조7220억원으로 성장세를 이어갔지만 증가율은 전년(16.9%) 대비 둔화한 14.1%를 기록했다.
이러한 실적 악화에 따라 KB국민카드는 해외사업 전략을 재편하고 있다. 기존의 외형 성장 위주 전략에서 벗어나 내실 강화와 수익성 회복을 중심으로 전환하고 있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올해 글로벌 사업 전략의 최우선 목표는 수익성 회복과 지속가능한 내실 성장 기반 마련"이라며 "점진적인 성장 기조와 법인별 구조조정을 통해 안정적인 해외사업 모델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KB국민카드는 지난해 말 캄보디아 KB대한특수은행과 i파이낸스리싱의 법인 통합을 마무리했다. 기존 부동산 담보대출 및 할부금융 중심 영업에 리스업 권한을 더해 자동차 할부금융 서비스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결정이었다.
이외에도 KB국민카드는 해외법인의 사업구조를 전반적으로 점검하고 있다. 비효율적인 프로세스는 정비하고 각국 상황에 맞는 리스크 관리 체계를 갖춘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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