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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건설사 자금난 얼마나 심각하길래 단기지급능력 96%에서 29%로 추락

최명용 기자공개 2008-10-27 11:4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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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분양 → 건설사 자금경색 → 금융권 지원 축소 및 중단 → 건설사 자금 경색 가중 → 건설사 부도 → 금융권 자금 경색" 건설업계의 유동성 위기가 가져올 악순환의 고리다. 미분양 증가를 시작으로 건설사와 금융권의 리스크가 한층 부각되고 있다. 게다가 글로벌 신용경색이 심해지면서 이같은 악순환은 더욱 빨라지고 진폭도 커지고 있다. 더벨이 지난 3개월여간 연재한 위기의 주택건설사 시리즈는 이 같은 악순환의 시작점을 파헤치기 위한 시도였다. 자금사정이 양호한 건설사, 자구노력을 통해 회생 가능한 건설사와 그렇지 않은 건설사를 구분해 내는 이른바 '옥석가리기'를 통해 건설사 위기의 규모와 실체를 파악하고 그 해결점을 모색하려 했다. 시도는 일부 성공했다. 차환발행과 기업어음 등 단기차입으로 상황을 모면하려던 일부 건설사들이 근본적인 자구노력을 내놓았다. 알짜배기 자산을 매각하고, 분양 시기를 늦추면서 오히려 재무구조를 깨끗하게 만들었다. 시장 상황이 더 악화되도 생존은 물론, 성장이 가능하다고 자신하는 곳도 생겼다. 여전히 차입금에 의존하며 정부 대책만 바라보는 건설사들도 있다. 자금 사정이 워낙 안 좋아 어떤 자구노력도 통하지 않을 곳도 있다. 더벨은 기존에 분석한 32개 건설사를 포함해, 건설업계의 자금 사정과 경쟁력에 대한 모니터링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건설사들이 자체경쟁력으로 생존하고, 성장의 새로운 동력을 찾는데 조금이나마 일조하기 위함이다.

이 기사는 2008년 10월 27일 11: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유동성 위기는 생존의 문제다. 매출과 이익이 아무리 커도 당장 현금을 확보하고 있지 못하면 생존이 힘들다. 흑자 부도가 이런 현상이다.

건설사들의 위기는 유동성에서 시작했다. 수주 잔량도 많고, 매출도 꾸준히 늘어났으나 현금을 제대로 확보하지 않았다.

무분별하게 땅을 사고 사업을 벌인게 화근이었다. 자회사로 만든 시행사를 통해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조달하고, 사업을 완료하기 전에 다른 사업장을 벌였다. 자본금의 몇 배에 달하는 지급보증이 쌓였다.

모든 사업장이 잘 될 때는 문제가 없었다. 한쪽에선 자금을 회수하고, 그 자금을 이용해 다른 사업장의 이자비용을 충당하면 됐다.

그러나 한 곳에서 삐끗하기 시작하면서 전체 사업장에서 연쇄 반응이 일어났다. 기존 사업장에선 자금 회수가 안되고, 새로 진행하는 사업장엔 자금이 소요되면서 곳간이 비기 시작했다. 사상 최대 수주를 해 놓고, 당장 통장엔 몇십억원 밖에 없어 부도를 걱정할 처지가 됐다.

◇단기지급능력비율 96.8%→29.2%로 줄어

건설사의 유동성 상황은 '단기지급능력비율'란 지표에서 적나라하게 나타났다. 단기지급능력비율은 현금 및 현금성자산, 단기금융상품으로 단기차입금을 어느 정도 상환할 수 있는지 나타내는 유동성 지표 중 하나다.

더벨이 분석한 29개 건설사(2008년 상반기 재무제표가 없는 3개사 제외)들의 2006년말 단기지급능력비율은 96.8%였다. 29개사 전체 단기차입금 총합 대비 현금성 자산 비율이다.

그러나 올 6월말엔 이 비율이 29.2%까지 떨어졌다. 현금성 자산은 줄어들고, 단기부채가 급증한 게 원인이다.

2006년말 현금성 자산 규모는 3조5700억원 수준이었으나 올 6월말 현재 현금성자산은 2조4700억원으로 줄었다. 반면, 단기부채는 3조6900억원에서 8조4700억원으로 세배 가까이 늘었다.

LIG건영, 계룡건설 등은 극단적인 변화를 보였다. LIG건영은 5만7000%에 달하던 단기지급능력비율이 428%대로 떨어졌고, 계룡건설도 1만6000%에서 257%까지 떨어졌다.

대형사들도 마찬가지다. GS건설의 단기지급능력비율은 2006년말 1019%수준이었으나 올 6월엔 316%까지 떨어졌다. 대우건설도 300%에서 78%로 크게 악화됐다.

올 6월말 현재 단기지급능력비율이 10% 미만인 곳은 29개사 중 9군데다. 코오롱건설, 한라건설등은 1.2%, 1.9%수준을 보이고 있다. 10~50% 미만인 곳로 12군데로 나타났다. 무차입이었던 포스코건설이나 KCC건설등도 단기차입금을 쓰기 시작했다. 분석 대상에선 제외됐으나 신세계 건설도 올 들어 무차입을 포기한 대형사 중 한 곳이다.

물론 이 수치가 전체 건설업의 통계는 아니다. 그러나 건설사들의 자금 사정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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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들 변화..'자산 매각, 유동성 확보가 최우선'

유동성 리스크는 대형사, 소형사를 가리지 않고 나타나고 있다.

든든한 그룹의 후원을 받는 롯데건설은 8.1%의 낮은 단기지급능력비율을 보이고 있으며 동부건설, 금호산업, 대림산업 등도 단기지급능력비율이 상당히 낮다.

그룹에 속한 대형사들은 그룹의 지원을 기대할 수 있다. 롯데나 동부, GS 등은 자체 자금보단 그룹사의 지원 덕에 높은 신용등급도 유지할 수 있다.

문제는 중소형 건설사들이다. 자체 자금으로 상황을 호전시켜야 한다. 중견사들은 유동성 리스크에 대비해 강도 높은 자구노력을 보이기 시작했다.

차환발행을 위해 은행권을 찾아 다니던 관행에서 벗어나 자체 사업장 매각 등 유동성 확보에 적극 나서기 시작했다. 내놓기 아까운 알짜배기 땅과 사업장을 과감하게 매각하며 체질 개선에 나섰다.

현진이 매각한 두바이 토지가 대표적이다. 현진은 최근 두바이 중심지의 오피스 부지 1만1670㎡에 매각했다. 1500억원의 자금이 들어와 재무구조가 한층 가벼워졌다.

성원건설은 광주시의 사업장도 매각하고, 골프장, 스포츠센터 등 불요불급한 자산도 매각에 나섰다.

주공이나 대한주택보증, 혹은 부동산 신탁을 통해 미분양 사업장이나 사업 예정지를 매각하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 두산, 코오롱, 신동아 등 비교적 규모가 큰 건설사들도 주공에 사업장 매각을 의뢰하며 재무구조를 가볍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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