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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重, CP 6950억 발행, 무차입 '포기?' 발행 잔액 20위권 진입 … 기업어음 시장 큰손 '부상'

황철 기자공개 2009-02-10 17:43:10

이 기사는 2009년 02월 10일 17: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중공업이 2월 들어서만 7000억원에 육박하는 기업어음을 발행, CP시장 큰손으로 부상했다. 연일 적게는 500억원에서 많게는 1800억원대에 이르는 CP를 발행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그동안 풍부한 현금력을 바탕으로 사실상 무차입 경영 기조를 유지해 왔다. 그러나 업황 부진으로 현금 유입이 더뎌지자 이를 보충하기 위해 대규모 CP 발행에 나서고 있다. 영업비용과 단기금융자산 유동화의 미스매칭을 저금리 조달로 만회하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영업비-단기금융자산 유동화 미스매칭 주원인

10일 오후 현재 삼성중공업의 CP잔액은 6950억원에 달한다. 450여개 발행 기업(SPC 제외) 중 20위권 내에 속하는 규모. 특히 잔여 CP 모두 이달 들어 발행한 것이라는 점에 주목된다.

삼성중공업은 한달여 전만하더라도 CP 잔액이 전혀 없었다. 지난 2005년 말을 마지막으로 기업어음을 발행하지 않았다. 2005년 당시에도 잔액은 300억~400억원 수준에 불과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6월과 11월 각각 500억원, 1200억원 어치의 CP를 찍었지만 한달 안에 모두 현금으로 상환했다. 일주일 사이 CP를 통해 70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조달한 것은 창립 이후 처음인 셈이다.

만기 또한 7일 이하 초단기물이 87%(6050억원)를 차지할 정도로 짧게 형성돼 있다. 이 역시 대규모 CP 발행 기업군 내에서는 흔치 않은 모습.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정기예금·유가증권 등에 투자한 단기금융자산의 만기예측이 다소 빗나가 영업비와 미스매칭이 발생했다"며 "만기 격차가 크지 않아 초단기 CP를 활용해 조달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또 "선박 신규수주 등이 뜸해져 현금 유입이 과거에 비해 더뎌지고 있다는 점도 CP 발행의 한 이유"라고 덧붙였다.

그렇다고 삼성중공업의 유동성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단기간에 동원 가능한 현금성 자산이 워낙 풍부하고, 사실상 무차입 경영으로 받아 들여질 만큼 재무구조가 탄탄하기 때문이다. 다만 신규 수주 감소와 함께 선수금이 줄면서 영업현금흐름이 축소될 수 있다는 문제는 있다는 지적이다.

삼성중공업의 지난해 9월말 현재 현금성자산(단기금융자산 포함)은 3조3725억원에 이른다. 이에 비해 단기성차입금(단기+유동성장기)은 228억원에 불과하다. 총차입금 역시 1574억원으로 현금창출력에 비해 미미한 수준에 머물고 있다.

신평사 관계자는 "조선부문 세계 2위의 안정적 사업기반을 바탕으로 매출액과 현금성 자산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선수금 증가와 파생상품 손실로 발생한 1000%대의 부채비율이 부담스럽지만, 향후 환헤지 대상 계약이 수익으로 인식되면 점진적으로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반적인 업황 부진과 신규 수주 감소로 영업·잉여현금흐름이 꼬일 수 있어 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재무정책 큰 변화 없다"

일각에서는 삼성중공업의 급격한 CP 증가를 두고 "무차입 기조에서 시장성 조달 확대 쪽으로 재무전략을 수정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하지만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단기금융자산 만기 문제가 해소되고, 영업상황이 호전되면 CP를 다시 줄일 생각"이라며 "현금 유·출입이 매달 조 단위로 진행되기 때문에 7000억원 정도 차입금은 언제든 털어낼 수 있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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