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09년 07월 27일 08: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LC형 벤처캐피탈을 만드는 게 꿈이죠."
국내 벤처캐피탈리스트들에게 앞으로의 목표를 물을 때면 으레 돌아오는 대답이다. 300명이 넘는 벤처캐피탈리스트 중 대다수가 LLC(Limited Liability Company, 유한책임회사)형 벤처캐피탈 설립을 목표로 삼고 있다.
LLC형 벤처캐피탈은 우리나라 상법엔 없는 구조의 회사다. 벤처캐피탈의 파트너급 심사역이 가진 인적 능력을 회사의 원천으로 삼는다. 벤처캐피탈리스트가 본인의 이름을 걸고 회사를 운영한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국내 상법 회사와 비교한다면 유한회사가 가장 비슷한 형태다.
LLC형 벤처캐피탈이 벤처캐피탈리스트 개인에게만 좋은 것은 아니다. LLC형 벤처캐피탈은 기존 주식회사형 벤처캐피탈과는 달리 본계정 투자와 조합 투자간 이해 상충이 발생할 가능성이 없다. 또 조합 운용 수수료가 벤처캐피탈리스트에게 직접 돌아가기 때문에 강력한 동기부여와 안정적인 펀드 운용이 가능하다.
미국의 경우 벤처캐피탈 중 2/3가 LLC형 벤처캐피탈이다. 하지만 국내엔 프리미어벤처파트너스, 캡스톤파트너스. 이노폴리스파트너스, 케이넷투자파트너스 등 4개사가 전부다.
왜 그럴까. 업계에선 현실적인 제약을 원인으로 지적한다. 중소기업창업 지원법에 따르면 벤처캐피탈을 설립하기 위해 필요한 자본은 50억원이다. 2명 이상의 전문 심사역도 필요하다. LLC형 벤처캐피탈도 예외는 아니다.
문제는 회사 설립을 위한 자금 확보가 쉽지 않다는 데 있다.
LLC형 벤처캐피탈은 주식회사형 벤처캐피탈과는 달리 거액의 자금을 투자해 줄 대주주를 구할 수 없다. 각 벤처캐피탈에서 투자 실적이 좋은 벤처캐피탈리스트들이 모여 LLC형 벤처캐피탈 설립을 시도하지만 자금 확보가 어려워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한 관계자는 "(LLC형 벤처캐피탈을 만들기 위해) 개인이 떠안아야 하는 리스크가 너무 크다"며 "자본 확보 가능성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무턱대고 회사를 나갈 수도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LLC형 벤처캐피탈 설립에 대한 욕구가 큰 만큼 대안도 여러가지다. 특히 모태펀드와 연관해 LLC형 벤처캐피탈 창업을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그 중 최근 중소기업청과 한국벤처투자가 추진하겠다고 밝힌 벤처캐피탈리스트 실적 DB(Data Base)와 연동시키자는 주장이 눈에 띈다.
DB작업을 거치면 각 벤처캐피탈리스트의 실적이 계량화된다. 이 실적을 백분율로 환산 해 상위 10%의 벤처캐피탈리스트들이 모여 LLC형 벤처캐피탈을 설립하고자 할 때 모태펀드에서 우선 출자하는 방식을 고려하자는 것이다.
복수의 업계 관계자들은 "DB 자료는 객관적으로 성과가 반영되기 때문에 모태펀드가 LLC형 벤처캐피탈 설립을 위해 출자하는 데도 부담이 적을 것"이라며 "우수 벤처캐피탈리스트에게 LLC형 벤처캐피탈 설립 기회를 줘 국내 LLC형 벤처캐피탈 숫자를 늘릴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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