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0년 03월 30일 11: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여의도 파크원(Parc.1) 사업 시행사인 스카이랜이 브릿지론 상환 자금과 본PF 조달에 착수했다는 소식이 들렸다.
이 소식에 자연스레 업계의 관심은 1조원대 랜드마크 빌딩의 주인이 누가 될 것인가에 쏠렸다. 금융기관의 파크원 PF 전제 조건이 오피스타워 선매각이었으니 자금 조달을 시작했다는 얘기는 오피스빌딩 매각이 임박했다는 소식과 다름없기 때문이다.
잘 알려진대로 오피스타워Ⅰ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곳은 우리투자증권-JR자산관리컨소시엄과 맥쿼리증권이다.
이 중에서 표면적으로는 우리금융그룹의 막강한 자금력과 계열사 동반 입주를 들어 인수 의지를 내비친 우리투자증권 컨소시엄이 우세해 보인다.
그러나 업계의 전망은 정반대. 맥쿼리증권의 인수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맥쿼리의 인수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배경은 간단하다. 스카이랜이 우리투자증권에 오피스타워Ⅰ을 매각할 의사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우선협상자 선정 당시부터 불거진 시행사와 우리투자증권간 감정싸움이 한몫했다.
스카이랜으로서는 아무리 돈을 대준 곳이라고는 하지만 자신들과 논의도 안하고 대주단이 독자적으로 우선협상자를 선정, 발표한 것부터 영 모양이 빠지는 일이었다.
대주단의 우선협상자 선정이 내키지 않았던 스카이랜이 양해각서(MOU) 체결을 미루는 사이 우리투자증권이 시행사와 채권단을 상대로 '우선협상대상자지위 보전 등 가처분신청'을 제기했다. 여기에 스카이랜이 다시 이의를 제기하며 맞섰고 양측의 공방이 오가는 사이 감정의 골은 깊어질 대로 깊어졌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투자증권이 법정 싸움으로 끌고 가면서 논쟁이 감정적으로 번졌다"며 "스카이랜에서는 자체 자금으로 브릿지론을 상환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투자증권에게 오피스타워Ⅰ을 넘기느니 브릿지론을 상환해 매각 가능성을 차단하겠다는 스카이랜의 의지(?)가 드러나는 대목이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따로 있다. 우리투자증권이 됐든 맥쿼리가 됐든 스카이랜은 오피스타워Ⅰ을 '진짜로' 팔 생각이 없다는 점이다.
스카이랜이 사업 밑그림을 그리던 당시만 해도 오피스타워Ⅰ은 선매각 대상이 아니었다. 현재 미래에셋증권이 소유하고 있는 오피스타워Ⅱ 매각만으로도 사업비가 충분히 마련되는 구조였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그러나 본PF를 앞두고 금융위기가 닥치면서 스카이랜의 계획이 차질을 빚기 시작했다. 업무용빌딩 가격이 떨어지면서 건물을 담보로 빌릴 수 있는 한도는 줄어들었다. 반면 PF가 지연되면서 금융비용은 급속히 늘기 시작했다.
결국 자금 조달이 시급한 오피스타워Ⅰ을 매물로 내놓았다. 단 단서가 달렸다. 일단 팔긴 하되 앞으로 경기가 좋아지면 (비싼 가격에 다시 팔 수 있도록) 오피스빌딩을 되 사올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오라는 것이었다.
이에 대해 맥쿼리증권은 스카이랜의 입맛에 맞게 인수 구조를 짜온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파크원에 사옥을 마련하고 싶었던 우리투자증권은 팔기 싫다는 시행사를 상대로 매각 협상을 벌이는 처지에 놓이게 된 것이다.
결과는 곧 드러난다. 브릿지론 만기일인 오는 11일까지 스카이랜이 오피스타워Ⅰ 매각을 어떻게든 결론지어야 하기 때문이다.
사실상 인수자가 결정난 것처럼 보이지만 뻔한 딜이라도 항상 변수는 있다. 우리투자증권이 시장의 예측을 뒤엎고 파크원 인수에 성공할지 아니면 맥쿼리의 싱거운 승리로 결론 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1조원대 빅딜 성사를 앞두고 시장의 관심이 여전히 집중되고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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