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0년 06월 10일 10: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CJ그룹이 CJ인터넷을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내놓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CJ인터넷 매각설은 수년째 제기돼 온 것이지만 이번에는 CJ인터넷의 여의치 않은 상황과 맞물리면서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CJ인터넷 매각설의 배경에는 △게임하이 인수 실패에 따른 실적 악화 △중국 등 해외 사업 부진 △CJ그룹의 게임사업에 대한 이해 부족 등이 꼽힌다.
업계는 게임하이 인수 실패가 직격탄이 됐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M&A 실패에 따른 실적 악화가 반영되기 이전에 서둘러 회사를 매각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대형 게임사들이 CJ인터넷을 인수할만한 자금력이 충분하다는 것도 주요 요인중 하나다.
CJ인터넷이 실제로 매물로 등장할 경우 게임 업계의 판도가 달라질 수 있다. 그동안 매물로 나온 중소형 개발사와는 규모부터가 다르다. CJ인터넷은 엔씨소프트, 네오위즈, 넥슨, 통합 웹젠(NHN) 등 ‘빅4’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대형사다. 퍼블리싱 역량과 게임포털 ‘넷마블’의 경쟁력도 상당하다.
CJ인터넷은 시장의 '매각설'에 대해 적극적으로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M&A 시장의 특성상 물 밑에서 협상이 이미 이뤄지고 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한다.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의 조이맥스 M&A가 대표적인 사례다. 조이맥스는 지난 4월29일 '최대주주 지분매각설 사실무근'이라고 공시한 후 6월4일 위메이드측에 경영권을 넘겼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매각 과정이 비밀스럽게 진행되는 게임업계의 특성상 어제 매각설을 부인하다가도 오늘 매각이 이뤄질 수 있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서든어택’ 매출 기여도만 700억원
CJ인터넷 매각설은 게임하이 인수가 불발에 그치면서 본격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CJ인터넷 매출의 상당부분이 게임하이의 FPS게임인 ‘서든어택’에서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임하이 경영권이 넥슨으로 넘어간 이상 내년 7월 재계약은 사실상 물 건너갔다는 것이 시장의 지배적인 분석이다.
지난해 CJ인터넷의 매출은 2205억원. 이중 퍼블리싱 비중은 70%선인 1500억원대로 추정된다. 올 1분기의 경우 퍼블리싱 부문은 68.9%를 차지했다. 퍼블리싱 매출은 대부분 게임 포털 ‘넷마블’을 통해 발생한다. 넷마블은 캐주얼·스포츠·FPS·액션·롤플레잉·보드게임 등 30여 종류의 게임을 갖추고 있다.
PC방 점주들은 CJ인터넷과 시간당 계약을 맺어야만 넷마블 게임을 제공할 수 있다. 넷마블의 게임 중 단연 최고 인기게임은 ‘서든어택’이다. 게임종합 순위에서 5위권 밖으로 떨어진 적이 없을 정도다. 사실상 넷마블은 서든어택 같은 인기게임에 비인기게임을 끼워 파는 형태다.
이런 상황에서 서든어택이 빠진다면 PC방 점주 중 상당수가 넷마블 재계약을 거부할 가능성이 높다. 재계약을 해도 이전보다 대폭 낮아진 금액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CJ인터넷에서 서든어택을 통해 벌어들이는 매출은 연간 700억원으로 추정된다. 상당액의 매출 손실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게임하이 인수 실패로 인해 CJ인터넷의 충격도 상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CJ인터넷에 정통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남궁훈 CJ인터넷 대표가 게임하이 인수 실패로 이재현 CJ그룹 회장으로부터 강한 질책을 받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게임포털 ‘넷마블’ 경쟁력은 상위권
해외사업 실적이 부진한 것도 CJ인터넷 매각설을 부채질하고 있다. CJ인터넷은 중국 게임업체인 T2CN과 설립한 중국 법인 CJIT2가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2008년부터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CJIT2는 매출 35억원, 당기순손실 56억원을 기록했다. 부채규모는 110억원에 달한다. 게임업계에서는 중국 사업 실패로 인한 CJ인터넷의 영업권 상각이 2분기부터 반영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본사업도 녹녹치가 않다. 일본 법인인 CJ인터넷 재팬은 지난해 매출 122억원, 당기순손실 16억원을 기록했다. 부채는 38억원이다. 중국사업보다는 상황이 괜찮지만 ‘턴어라운드’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국내 게임 시장은 사실상 포화상태라는 점도 부담이다. 해외진출이 이뤄지지 못한다면 향후 성장도 장담할 수 없다. 대형 게임사들이 해외 진출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CJ인터넷을 제외한 대다수 대형사들은 지역별 편차가 있지만 해외사업 매출 비중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
CJ그룹 내부에서조차 CJ인터넷 매각설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는 것도 불안요소다. CJ그룹 고위 임원들 사이에서 게임업체 특유의 자유분방함을 이해하지 못하고 그룹 포트폴리오에서 게임업을 배제해야한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M&A업계 관계자는 “삼성그룹 출신 고위임원들이 많은 CJ그룹에서 CJ인터넷을 못 마땅하게 여기는 시선이 다수 존재한다”며 “이재현 회장이 매각 불가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지만 언제 마음이 바뀔지 모르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CJ인터넷의 실적 악화가 반영되기 전에 서둘러 매각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는 것 같다"고 귀뜸했다.
CJ인터넷이 보유하고 있는 온라인 게임포털 ‘넷마블’의 경쟁력이 상당하다는 것은 인수 후보의 군침을 당길만한 요소다. 넷마블은 각종 인터넷 리서치 조사에서 월간 500만명 이상이 방문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게임포털이 상대적으로 약한 엔씨소프트와 넥슨 등이 CJ인터넷의 인수 후보자로 물망에 오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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