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1년 01월 18일 10시1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M&A 시장의 변방에 머물던 삼성전자가 최근 확연히 달라졌다고들 한다. 상설 M&A 조직이 만들어졌고, 이 조직과의 사업적 인연을 맺기 위해 국내외 투자은행가들이 문지방이 닳토록 알현을 청한다고 한다.
이들에 따르면 지난해 초 삼성전자 내에 '전략T/F'란 조직이 가동한 이래 지금껏 수행해 온 딜이 조인트벤처(JV)를 합쳐 무려 10여건에 이른다고 한다.
지난해 6월 인수한 모바일 운영체제(SO) 개발업체 티맥스코어, 치과용 액스레이 장비업체인 레이, 가장 최근에는 메디슨 인수까지 현재 시장에 알려진 것만 3건. 알려지지 않고 비밀리에 진행 중인 딜이 7~8개에 달하는 셈이다.
삼성전자는 특히 최근 법원의 가처분 기각 결정으로 인수를 사실상 확정지은 메디슨 딜에서 확연히 달리진 M&A 행보를 드러냈다. 시장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경쟁입찰 방식으로 진행된 이 딜에 참여했다는 자체에 우선 놀란다. 글로벌 톱 IT기업으로서의 자존심 때문인지 삼성전자는 그동안 경쟁입찰 방식 딜에는 눈을 돌리지 않았었다.
이번 메디슨 인수가 두번의 시도 끝에 이뤄낸 것이란 점도 의미가 있다. 삼성전자는 이미 2년여 전 메디슨 인수를 위해 대주주인 칸서스파트너스와 비공개리에 개별 협상을 진행했었지만 가격에 대한 시각차이로 인수가 무산됐었다.
당시 삼성전자는 메디슨 인수 대금으로 2000억원이 채 안되는 가격을 제시했었다. 삼성전자는 그로부터 불과 2년만에 1000억원이 넘는 가격을 더 올려 메디슨을 기어이 인수하게 됐다. 과거에 비하면 확실히 공격적으로 바뀐 모습이다.
삼성 기업문화로 보면 메디슨이 작지 않은 흠결을 가진 기업이란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메디슨은 비교적 강성인 노동조합을 가지고 있는데다, 대주주 지분 소유와 관련해 주주간 분쟁이 이어져 온 곳이다. 삼성전자로선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필요한 M&A라면 이같은 흠결도 감내한다는 신호를 대외에 내비친 셈이다.
삼성그룹 금융 계열사 한 임원은 "삼성전자가 확실히 달라졌다. 올해부터는 적극적으로 M&A에 나설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특히 올해는 이건희 회장의 장남인 이재용 사장이 경영 전면에 나서는 첫 해란 점에서 삼성전자의 향후 M&A 전략을 가늠할 기회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삼성전자가 당장 M&A시장의 중심에 설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아직은 조심스러워서 인지 규모도 소소하고 속도도 느리다.
다만 15년전 'AST리서치 M&A 실패'의 악몽을 점차 극복해 가고 있다는 점은 다행이다. M&A가 기업 성장 전략의 만능 수단은 아니지만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영역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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