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림P&P, 인쇄용지 시장 진입..'지각변동' 예고 일관화 설비, 상업생산 임박…제지업계 수익성 저하, 구조조정 '가능성'
이 기사는 2011년 02월 21일 14: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무림P&P(옛 동해펄프)의 인쇄용지 시장 진입으로 업계에 대규모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무림P&P는 국내 최고수준의 원가경쟁력을 갖춘 일관화 설비의 상업 생산을 목전에 두고 있다.
제지업계 전체적으로 내수판가 하락 등에 따른 수익성 저하가 우려된다. 기업별로는 생산중단·설비폐쇄 등 사업 구조조정을 촉발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연산 45만톤급 설비 증설, 원가절감 효과 약 15%
한신정평가는 21일 '무림P&P의 인쇄용지시장 신규진입과 구조조정 가능성'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향후 제지업계의 변화를 관측했다.
한신정평가는 "국내 인쇄용지업계는 내수 공급과잉으로 수요자측에 비해 가격교섭력이 열위하고 지난해 하반기 이후 수익성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며 "무림P&P의 인쇄용지시장 진입은 공급과잉을 더욱 심화해 내수판가 하락, 구조조정 유발 등 산업 내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무림P&P는 2008년 5월 무림페이퍼에 인수된 후 5000억원을 투자해 펄프·인쇄용지 일관화 설비를 건설해 왔다. 오는 5월경 설비투자를 마무리하고 연산 45만톤 규모의 상업생산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무림P&P의 일관화 설비는 기존 건조펄프를 사용할 때보다 약 15% 수준의 원가를 절감할 수 있다.
국내 인쇄용지 시장은 2006년 한국제지가 연산 17만톤 규모의 증설에 나선 이후 지금까지 추가적인 투자가 이뤄지지 않았다. 도리어 남한·아트원·계성제지 등이 영업불황을 이유로 2007년부터 2008년까지 약 42만톤의 설비를 폐쇄했다.
이번 무림P&P의 설비투자 규모가 업계 전체적으로 볼 때 얼마나 이례적인 일인가를 보여주는 사례다.
한신평은 "무림P&P의 시장진입으로 외환위기를 제외하면 최근 20년 내 공급과잉이 가장 심한 시기로 기록될 것"이라며 "초과 생산물량 증가에 따라 향후 수출 판매량도 늘 것으로 예상돼 환율변화로 인한 업계 전반의 수익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인쇄용지업계의 경쟁구도 역시 상당한 변화를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국내 인쇄용지업계는 2009년말 기준 한솔제지 78만톤, 무림페이퍼 56만톤, 한국제지 53만톤, 아트원제지 45만톤, 홍원제지 25만톤 등 5개 회사가 경쟁하고 있다.
2009년 한솔제지가 아트원제지를 인수하면서 시장점유율 41.2%를 차지해 1강2중1약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무림P&P의 증설로 한솔·아트원제지 125만톤, 무림페이퍼·무림P&P 103만톤 등 2강1중1약 구조(2012년 추정 생산량 기준)로 재편될 전망이다.
1강2중1약 구도에도 2강1중1약 '전환'
특히 무림P&P의 탁월한 원가경쟁력에 밀린 기업들의 구조조정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한신정평가는 "무림P&P는 기존 공정에 비해 원가부담이 적은 일관화 설비를 보유함으로써 향후 내수시장에서의 판매단가 결정을 주도할 것"이라며 "환율하락, 펄프가격 상승, 공급과잉 심화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할 경우 업계 자체적으로 사업 구조조정에 나설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업체별로 휴지기간(downtime)을 갖거나 설비폐쇄가 나타날 수 있고 이는 보유설비의 개량 여부, 생산지종 전환 등에 따라 양상이 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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