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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그룹도 뛰어든다 고위층, 내부 검토 지시..현대상선 위주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 목적

문병선 기자공개 2011-06-08 19:25:48

이 기사는 2011년 06월 08일 19: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중공업이 하이닉스반도체 인수를 위한 주관사 선정 작업을 벌이는 가운데 현대건설 인수를 추진했다가 좌절을 맞본 현대그룹도 하이닉스 인수 검토에 나섰다.

이종 사업 진출을 통해 그룹 성장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려는 목적이다. 과거 소속 계열사를 되찾는다는 심리적 동인도 작용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8일 "현대그룹이 내부적으로 하이닉스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며 "지난해 현대건설을 인수해 해운업 중심의 그룹 사업 포트폴리오에서 벗어나려던 계획이 실패한 이후 여러 방안을 검토하다가 최근 하이닉스 인수 가능성을 저울질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은행(IB) 업계 한 관계자는 "하종선 사장이 일부 임원에게 검토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그룹 안팎의 관계자들에 따르면 현대그룹은 실제 하이닉스 인수전 참여를 매우 조심스럽게 다루는 것으로 파악된다. 현대그룹 내부에서는 그룹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현대상선에만 의존하기보다 전략적 인수합병(M&A)으로 현대상선 중심의 그룹 사업 포트폴리오가 다양해져야 한다는 의견이 공감대를 얻고 있다. 극소수 임원이 검토 작업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룹 한 관계자는 "다른 그룹이 M&A를 통해 여러 사업으로 진출하고 있어 현재 상황에 안주할 수만은 없다"며 "활로를 뚫어야 한다는 생각이 많다"고 말했다.

다만 현대건설 M&A 실패에 따른 심리적 박탈감이 남아 있는 상황이고 매각 방식과 인수 구도에 아직 변수가 많아 최종 인수전 참여 여부는 확정하지 않았다. 또 자칫 현대중공업과 함께 인수전에 뛰어들 경우 현대건설 M&A 사례와 마찬가지로 범현대가와 다시 부딪힐 수 있어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이에 대해 "그룹 경영진의 사업 전략을 현재로서는 확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외환위기 여파로 실적이 악화된 하이닉스는 채권단 관리를 받던 도중 2001년 8월1일자로 현대그룹으로부터 계열분리됐다. 당시만해도 최대주주와 2대주주는 현대상선과 현대중공업이었고 현대그룹과 현대중공업그룹이 계열분리되기 전이다.

만일 현대중공업 및 현대그룹이 이번 하이닉스 인수전에 뛰어들 경우 과거 1·2대주주간 인수 경쟁이 벌어지는 구도가 된다. 두 그룹은 모두 하이닉스의 과거 경영 실패에 대한 책임을 함께 갖고 있다는 점에서 제3의 그룹이 인수전에 뛰어들 경우 불리한 측면이 없지 않다.

하지만 과거 계열사를 찾아 적통성을 계승하려 한다는 심리적 측면에서는 두 그룹 모두 강점을 지녔다.

하이닉스 주주협의회(채권단) 한 관계자는 "매각 방식이 특정 그룹에 유리하게 만들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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