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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안그룹, 성우리조트 인수의 명암

김익환 기자공개 2011-06-20 08:04:52

이 기사는 2011년 06월 20일 08: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안그룹이 현대성우리조트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자산실사를 마치고 조만간 인수 본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성우리조트 인수는 박순석 회장의 강한 의지가 반영됐다. 사재 1000억원을 인수대금 명목으로 투자한 점만 봐도 명백하다. 주관사가 매각공고를 내기도 전에 인수결정을 내렸다.

박 회장이 레저사업 부문의 돌파구를 마련하고자 성우리조트를 인수했다는 게 M&A업계의 평가다. 신안그룹 레저부문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36억원으로 2009년 대비 반 토막이 났다.

신안의 레저사업은 골프장 리베라CC·그린힐CC가 주력이다. 제주도를 제외하곤 마땅한 콘도나 리조트가 없어 반쪽자리 레저사업이란 평가를 받았다. 성우리조트 인수는 레저업의 빈자리를 채울 것으로 기대된다. 계절 변화에 상관없이 연중 안정적인 매출을 올릴 수도 있다. 신안 레저사업부문 매출은 골프장 예약이 몰리는 봄·여름·가을에 높다. 그 까닭에 스키장을 갖춘 성우리조트 인수는 매출의 계절적 편중성을 완화할 것이다.

부동산 투자이익도 염두에 뒀다는 게 신안 내부의 평가다. 신안그룹 관계자는 “박 회장의 투자 감각이 남달라 투자한 부동산 가격이 10배 이상 오른 사례가 적지 않았다”며 “성우리조트가 보유한 강원도 인근 부동산은 평창 올림픽만 유치되면 크게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부동산으로 막대한 자산을 축적해왔다. 1960년대 경기도 일대 신도시 개발에 참여해 번 돈으로 부동산에 투자해 큰 이익을 거뒀다. 1991년 종합토지세 납부실적으로 전국 4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불만의 목소리가 새어 나온다.

신안그룹 계열사인 휴스틸의 소액주주들은 성우리조트 인수를 못마땅하게 여기고 있다. 휴스틸이 내부자금 160억원을 성우리조트 인수대금으로 출자한다는 계획을 세웠기 때문이다. 자금 출자계획이 알려지자 주주들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철강업체인 휴스틸이 본사업과 동떨어진 레저업에 왜 자금을 지원 하느냐는 것이다. 인수로 이익을 보는 신안 레저사업부와 박 회장이 인수대금을 마련하는 게 타당하다는 입장이다. 휴스틸로부터 조달하는 160억원은 시설투자나 배당금 지급에 써야한다는 게 주주들의 주장이다. 급기야 주주들은 임시주총 소집을 준비하고 있다.

휴스틸은 인수대금 160억원을 출자해도 재무구조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고 항변한다. 실제로 지난해말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443억원으로 현금은 넉넉한 듯하다. 하지만 당진공장을 비롯한 신규 시설투자비로 539억원을 배정해 자금부담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말 소액주주들은 배당금을 올려달라고 요구했다. 휴스틸은 시설투자를 명목으로 소액주주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한 소액주주는 "이제와서 시설투자비가 아니라 성우리조트 인수대금으로 현금이 빠져나가는 것을 납득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신안과 휴스틸은 성우리조트 인수로 얻을 과실을 주주와 어떻게 나눌지를 고민해봐야 한다. 또 인수대금 출자가 재무구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게 필요하다. 주주의 불만을 잠재우고 성우리조트 인수에 따른 잡음을 제거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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