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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벤처도 돈 벌어야" 피칭 현장서 변화 감지 인천경제청·바이오협회 주관 쇼케이스, R&D 뒷받침할 '캐시인 전략' 주안점

최은수 기자공개 2023-07-13 09:55:00

이 기사는 2023년 07월 12일 18: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약개발(R&D) 바이오벤처도 과거와 달리 조기 수익 창출 전략을 두고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투자시장이 위축되면서 바이오텍의 주요 수익화(라이선스 아웃) 모델을 실현하기 전 찾아온 고사 구간(데스벨리)을 버텨낼 만큼의 자금을 조달하기가 어려워진 영향이다.

바이오벤처가 투자자들에 사업 현황과 비전을 공개하는 피칭(pitching) 현장에서도 이와 관련된 고민의 흔적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파이프라인 임상 자금을 대느라 적자를 당연시하던 바이오벤처들이 일찌감치 캐시인 전략을 꺼내든 점이 눈길을 끈다.

◇설립 초기 신약개발 바이오벤처도 수익 사업 계획을 전면에

인천경제자유구역청·바이오협회 등이 개최하는 '바이오플러스-인터팩스 코리아 2023'에선 초기 유망 바이오벤처 지원 프로그램 '오픈 이노베이션 스테이지'가 꾸려졌다. 이 행사는 12일부터 14일까지 열린다. 행사 첫날인 12일 총 6곳의 국내 바이오·헬스케어 테크 업체의 피칭을 진행했다. 벤처캐피탈 등 기관투자자(FI)의 투자의향을 듣고 아이디어를 나눴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바이오협회 등이 개최한 '바이오플러스-인터팩스 코리아 2023'의 오픈 이노베이션 스테이지 현장

피칭 현장엔 인천에 소재한 머스트 액셀러레이터가 지원하는 업체 6곳이 참여했다. 각각 제약·바이오 업체 3곳(마이크로바이오틱스, 인엑소플랫, 포트래이), 헬스케어·진단·의료기기 업체 2곳(뉴라이브·에이아이인사이트, 바이오 공정장비 1곳(에이블랩스)이 참여했다.

눈길을 끄는 점은 앞서 바이오벤처 3곳 모두 신약개발과 더불어 독자 수익 창출 모델을 꺼내든 점이다. 마이크로바이오틱스와 인엑소플랫은 CRO 및 CDMO 등으로 요약되는 위탁생산을, 포트래이는 기술이전(L/O) 가치 제고 솔루션 등을 앞세웠다.

이들 신약개발 업체가 IR 피칭에서 조기 수익 창출 모델을 내세우는 배경은 파이프라인만 앞세우는 과거의 전략으로는 충분한 자금을 모으기가 어려워진 영향이다. 특히 신약개발 바이오벤처에 대한 투자 규모가 줄어들고 있는 점이 이같은 현상을 가속화하는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는 "조달 총액이 줄어든다는 것은 임상 체력이 줄어든다는 뜻"이라며 "업황 악화 영향으로 돈이 돌지 않는 상황에서 애초에 사업 구조를 짜기가 어려워지다보니 나름의 자구책을 마련하려는 모습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초기 바이오텍도 이제는 돈 벌어야 살아남는다" 기조 지속될 듯

바이오텍 펀딩난은 이미 하루이틀의 일이 아니다. 초기 투자 이후 밸류업을 거치며 모집 규모가 늘어나는 업체를 중심으로 이미 재작년 말부터 비슷한 조짐이 포착됐다.

자금이 마르다보니 앞서 벤처캐피탈 등 FI 쪽 일부에선 바이오텍 쪽에 먼저 전략적투자자(SI)가 참여하는 것을 펀딩 조건으로 내세우기도 한다. SI가 투자에 가세할 경우 FI보다 한층 수월하게 캐시인 전략이나 투자금 회수(엑시트)를 창업주나 C레벨에 요구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따라 당분간 비상장 바이오벤처 투자 시장엔 FI와 바이오 분야에 관심있는 대기업 및 제약사 등의 SI와 손을 잡는 투자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이같은 투자 트렌드는 비상장 바이오벤처가 R&D 성과보다 조기 수익 창출 사업 구상에 무게를 두게 되는 악순환을 부른다는 점이다. 더불어 과거와 달리 IPO까지 다다르는 기간은 상대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점도 고민거리다. 바이오벤처들로선 R&D를 줄이더라도 버틸 체력을 만들 사업을 붙일 필요가 대내외적으로 늘어나는 셈이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바이오 벤처로선 경색된 투자 분위기를 반전시키고 목표 자금을 늘리기 위해서라도 복합적인 사업 구조를 꾀해야 하는 게 지금의 상황"이라며 "당분간은 R&D와 수익성 두 마리 토끼를 잡길 원하는 투자자 기조는 계속될 예정이라 이에 대비하는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IFEZ 바이오·헬스케어 공급사슬 특별관에는 앞서 R&D 바이오텍을 포함해 총 6개 기업이 참석했다. 각각 헬스케어·진단·의료업체(뉴라이브, 에이아이인사이트), 바이오 공정장비(에이블랩스) 등이 현장에서 기업 발표(쇼케이스)와 질의응답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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