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버리지&커버리지 분석]홈플러스, 3년간 2조 유동화…인수금융 상환에 투입점포매각으로 상환, 잔여 인수금융 5800억… 5조 리스부채 부담
고진영 기자공개 2023-09-11 07:33:54
[편집자주]
기업의 재무건전성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려면 레버리지 지표와 커버리지 지표를 함께 봐야 한다. 전자는 '빚의 규모와 질'을 보여준다. 자산에서 부채와 자본이 차지하는 비중을 비롯해 부채 내 차입금의 비중과 형태 등이 나타난다. 후자는 '빚을 갚을 능력'을 보여준다. 영업활동으로 창출한 현금을 통해 이자와 원금을 상환할 능력이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THE CFO가 레버리지 지표와 커버리지 지표를 통해 기업의 재무 상황을 진단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9월 07일 16:07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홈플러스가 점포 유동화로 조단위 자금을 끌어썼지만 재무구조는 여전히 개선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인수금융 차입금도 아직 다 갚지못한 상황에서 점포 리뉴얼 부담이 더해졌기 때문이다. 연간 이자비용만 4000억원에 가까운데, 이는 홈플러스의 현금창출력을 웃돈다.홈플러스는 MBK파트너스에 인수된 이후 재무개선 차원에서 자산 매각작업을 계속해왔다. 2020년 이후 점포 매각과 세일&리스백(매각후재임대) 방식으로 조달한 금액을 계산해보면 약 2조3000억원에 달한다. 안산점과 대전둔산점, 대구점, 대전탄방점, 부산가야점, 동대전점, 연산점, 해운대점을 팔았고 시화점과 울산점, 구미점을 세일&리스백했다.
매각대금 대부분은 인수금융을 갚기 위해 쓰였다.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를 인수한 2015년 인수금융은 4조3000억원에 달했다. 올해 5월 말 기준 이중 3조4000억원가량을 상환했지만 여전히 5753억원이 남아 있다. 총차입금의 경우 2020년 2월말 약 7조1700억원에서 올해 2월 말 5조1900억원 선으로 줄었다가 5월 말 5조3690억원으로 다시 늘었다. 상환전환우선주(9586억원)를 포함할 경우 6조3277억원이다.

여기서 발생하는 이자비용을 따지면 2022년 회계연도에만 3908억원을 지급했다. 임차료 성격인 리스부채 이자비용 1471억원이 포함된 금액이다. 홈플러스의 지난해 EBITDA(상각전영업이익)가 2211억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현금창출력보다 훨씬 많은 돈이 이자로 나간다.

이달 초 경영지원부문장으로 부임한 배은 전무가 비용관리에 고민이 많을 수밖에 없다. 배 전무는 CJ그룹 출신의 재무통으로 경영지원부문 산하의 재무기획본부, IT본부, SC기획본부, 물류본부, 운영지원본부 등을 총괄관리 한다.
문제는 당장 뾰족한 수가 없다는 데 있다. 점포를 팔아 급한 빚은 줄였으나 이 탓에 영업공백이 생기고 집객력도 타격을 받아 수익성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세일앤리스백을 늘리면서 임차료 등 고정지출이 늘었고 점포 리뉴얼에 따른 투자부담도 계속될 전망이다.
실제로 홈플러스는 영업적자가 2년째 계속되고 있다. 2월 결산법인인 홈플러스는 2022년 회계연도(2022년 3월∼2023년 2월)에 2602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2021년 회계연도(2021년 3월∼2022년 2월)보다 적자 폭이 1266억원 커졌다. 매출은 소폭 늘었으나 점포를 '메가푸드마켓' 등으로 리뉴얼하는 과정에서 판매관리비용도 같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배 전무로선 선택지가 많지 않다. 인수금융을 상환하고 부족한 현금을 충당하기 위해선 올해도 자산매각에 기댈 가능성이 높다. 홈플러스는 지난달 대구 내당점을 약 630억원에 추가로 매각했고 상반기 내 광주계림점도 내놓을 예정으로 알려졌다. 내당점 매각대금을 포함할 경우 약 1000억원의 자금 유입이 예상된다.
다만 업계 관계자는 "요즘 부동산 시장이 안좋기 때문에 앞으로 점포 매각이 더디게 진행되거나 원하는 가격을 못받을 수 있다"며 "리뉴얼한 매장이 자리집는 데도 시간이 필요하고 집객력도 약해진 상태라 당분간 수익성이 유의미하게 개선되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기업평가는 최근 홈플러스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BBB+에서 BBB0로 하향 조정하고 등급 전망 역시 '부정적'을 부여하기도 했다. 기업어음과 전자단기사채 신용등급도 A3+에서 A3으로 한 단계 내렸다. 한국신용평가의 경우 이미 2월 홈플러스의 단기사채 신용등급을 'A3+'에서 'A3'으로 낮췄는데 부정적 전망이 줄줄이 이어진 셈이다.
홈플러스는 신용등급이 여기서 추가로 하향되면 곤란해진다. 한 노치만 더 낮아져도 약 7000억원을 조기상환해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홈플러스의 단기차입금 3000억원, 2021년 4000억원 규모로 발행한 유동화증권은 신용등급이 BBB- 이하 또는 단기신용등급이 A3- 이하로 하락할 경우 기한이익상실(EOD) 사유가 발생한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인더스트리
-
- 우리넷, 이음5G 자체 시험망 구축
- 아이티센, 아주대·우즈베키스탄 ICT 인재 양성·취업 '맞손'
- [한화 건설부문 합병 1년]지주사 회피 목적 컸지만 '부수 효과 더 컸다'
- [건설사 인사 풍향계]삼성물산 'EPC 경쟁력 강화 TF', 계열사 곳곳에서 중용
- 샌즈랩, 'AVAR 2023'서 자사 AI 기술 소개
- '호주법인 설립' 대한전선, 해외사업 확장 '속도'
- 블랙록 '비트코인 ETF', 국내 시장 불씨도 살릴 수 있을까
- [라인게임즈 2.0 돋보기]쌓여가는 차입금…해결책 결국 '신작'
- [통신사 인사 포인트]김영섭표 KT 기술 경쟁력, 사업 리스크 대응력 키웠다
- 주권심의 미뤄진 대유, 거래소 후속조치 대부분 완료
고진영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CFO Change]박지환 CFO, LG CNS에서 이노텍으로...재무환경 '극과 극'
- [the 강한기업/DN오토모티브]두산공작기계 인수 2년…'승자의 달콤함'
- [Financial Index/신세계그룹]그룹 잉여현금 적자폭 2배로…8000억 순조달
- [비상장사 재무분석]'자산 43% 차입' LG 하이프라자, 부채 비대한 이유는
- [비상장사 재무분석]LG 하이프라자, 잉여현금흐름 창출 불리한 구조
- [비상장사 재무분석]'로우 리스크, 로우 리턴' LG 하이프라자
- [Financial Index/신세계그룹]이마트 잉여현금 3년째 적자…신세계도 음전환
- [Financial Index/신세계그룹]이마트 영업현금 역대 최저…신세계센트럴시티는 선전
- [2023 CFO 서베이]주류는 '내부 출신, 50대, 경영학도'
- [Financial Index/신세계그룹]운전자본에 돈 묶인 신세계…이마트는 축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