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3년 09월 08일 08: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0년 전과 지금 회사는 달라진 것이 없다. 열심히 고객을 만나고 상품을 판매해 왔지만 결과는 바뀌지 않았다."MG손해보험에서 15년 이상 전속 설계사를 했던 한 중년 설계사는 이렇게 말했다. 최근 벌어지고 있는 MG손보의 매각 사태에 한숨 섞인 어투였다.
MG손보는 매물로 나온 상황이다. 금융위원회는 2018년 5월 재무 건전성이 악화한 MG손보에 대해 '경영개선' 권고를 내렸다. 이후에도 경영상황이 나아지지 않자 같은해 10월 경영개선 요구, 경영개선 '명령' 조치로 이어졌다.
이후 PEF인 JC파트너스가 MG손보를 인수했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JC파트너스가 금융위에 제출한 경영개선 계획은 추가 투자자 모집 실패로 무산됐다. 결국 금융당국은 MG손보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10년 전과 지금 달라진 것이 없다는 설계사의 말은 무엇일까. MG손보의 전신은 그린손해보험이다. 당시 금융당국은 그린손보 역시 재무 건전성이 악화하자 매각을 추진했다. 결국 새마을금고중앙회가 주도한 자베스 컨소시엄이 인수에 성공하며 MG손보로 이름을 바꿔달았다.
단순히 부실 금융기관으로 지정돼 매각된 것만이 아니다. 그린손보의 부실은 무리한 투자 운용에 있었다. 당시 이영두 전 그린손보 회장은 주식투자에 집중했지만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
최근 MG손보의 실적은 곤두박질했다. 올 2분기 32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 10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두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던 MG손보의 발목을 잡은 것은 투자 운용 실패다. 이 기간 MG손보는 420억원의 투자손실을 냈다. 투자수익이 72억원 감소한 840억월을 기록한 반면 투자비용은 357억원이 증가한 1260억원에 달했다.
반면 본업인 보험손익은 124억원으로 1년 전보다 오히려 증가했다. 신계약률은 전년 동기 대비 36.55%포인트 급락한 8.72%에 불과했지만 기존 고객의 해약을 막은 결과다. 당국의 감독 속에 마케팅 적극적인 마케팅 비용을 활용하지 못한 상황에서 전속 설계사들이 발로 뛰며 영업한 결과다.
10여년간 모진 풍파 속에서 MG손보의 설계사들은 빠르게 감소했다. 1500명을 상회하던 설계사 수는 현재 500명 안팎으로 감소했다. 평균 근속 연수는 11년으로 업계 평균보다 높았던 과거 그린손보의 회사 분위기는 10년 만에 빠르게 변화했다.
MG손보가 새 주인을 만나 새로운 도약을 할 수 있을까. 중년의 MG손보 설계사의 기대가 꺾이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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