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피도 인수한 환인제약, 오너2세 이원범 대표 이사회 진입 신약 개발 위해 연구소장 출신 박명수 대표는 유임, 사외이사엔 재무·법률가 발탁
김형석 기자공개 2024-09-04 11:42:59
이 기사는 2024년 09월 03일 08: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미코젠으로부터 마이크로바이옴 자회사 비피도를 인수한 환인제약이 경영을 위한 이사회 진입에 나섰다. 오너 2세이자 환인제약 대표를 맡고 있는 이원범 대표(사진)가 직접 이사회 입성한다는 점이 주목된다.환인제약은 비피도 인수를 통해 프로바이오틱스(유산균) 건강기능식품 사업으로 외연 확장을 노리고 있다. 관절염 치료제 연구를 통한 신약개발을 적극 추진하겠다는 의지도 엿보인다.
◇이원범 대표 사내이사로…아미코젠 인사 모두 퇴임
비피도는 2일 이사회를 열고 10월 15일 임시주주총회 개최를 의결했다. 임시주총의 주요안건은 이원범 대표의 사내이사 선임이다.
이사회 개편은 비피도의 최대주주 변동에 따른 후속조치다. 환인제약은 지난달 30일 아미코젠으로부터 비피도 지분 30%를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환인제약이 비피도 최대주주가 된다.
이원범 대표의 사내이사 선임과 함께 기존 아미코젠 측 인물은 모두 이사회에서 퇴임한다. 신용철 아미코젠 이사회 의장과 그의 딸인 신지혜 이사, 이상희 경영관리실장이 이사회에서 내려온다. 이들 3인의 임기는 2027년 3월까지였지만 최대주주 변동에 따라 모든 직책을 내려놓게 됐다. 김미리·한녹엽 사외이사 2인도 사임한다.
유일하게 이사회 직을 유지하는 인물이 있다면 박명수 비피도 대표다. 그는 신용철 의장과 함께 비피도의 공동 대표이사직을 수행하던 인물이다. 박명수 대표는 2019년 비피도 연구소장으로 영입돼 대표이사까지 올라선 인물이다.
이사회 재편이 마무리되면 비피도 이사회는 6인 체제에서 5인체제로 바뀐다. 사내이사는 이원범 대표와 박명수 대표 단 2인이다. 사외이사는 2명에서 3명으로 늘어난다.
◇사외이사 전원 교체…재무·법률가 배치해 상폐 대응
사외이사 면면도 주목할 지점이다. 재무와 법률에 특화된 인물이 사외이사로 낙점됐다. 감사위원직을 겸임하는 사외이사 3인을 통해 재무리스크를 해소하고 법률 자문을 통해 상장폐지도 막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신임 사외이사로 선임한 조주연 사외이사는 서울대 화학과를 졸업하고 계양전기 최고재무관리자(CFO)를 지냈던 인물이다. 해성산업에서 대표직을 수행하기도 했다.
이동수 사외이사는 세무사로 재정경제부 출신이다. 현재 세무법인 하누리 부천1지점 대표를 맡고 있다.
조한주 사외이사는 법률전문가다. 국가배상심의회, 징계심의위원회 위원장 등을 거쳐 현재는 법무법인 메리트 파트너 변호사로 재직중이다.
사외이사를 재무와 법률가로 뽑은 건 일차적으로 상장폐지 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해서다. 비피도는 6월 내부 횡령 사건이 발생하며 한국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의에서 상폐를 논의하고 있다.
비피도 소속 재무담당 팀장이 약 80억원을 개인계좌로 빼돌려 잠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횡령 금액은 지난해 기준 비피도 자기자본의 16%에 해당한다.
비피도는 이후 피의자 계좌를 동결하고 출국금지 조치했다. 잠적 당일 피의자를 체포해 횡령금을 모두 회수했다.
최대주주에 오른 환인제약도 발 빠르게 대응했다. SPA 계약 체결 당일인 지난달 30일 곧바로 거래소에 개선계획서를 제출했다. 계획서에는 재발방지를 위한 내부 감사 확대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거래소는 비피도의 계획서를 검토해 10월2일까지 상폐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박명수 대표 유일한 사내이사직 유지…환인제약 신약개발 의지
이 같은 이사회 재편 과정에서 환인제약 오너인 이원범 대표가 비피도 이사회에 직접 진입한다는 건 의미가 있다. 그만큼 빠르게 정상화를 추진하고 인수 시너지를 내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특히 박명수 대표 유임을 통해 보듯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파마바이오틱스 개발 역량에 집중하겠다는 의지가 읽힌다. 서울대에서 식품공학을 전공한 박명수 대표는 30년 이상 마이크로바이옴 분야를 연구하던 인물이다. 식품미생물학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그는 비피도 박테리움 기반 발현시스템을 활용한 약물전달기술 분야에서 독자 플랫폼을 개발했다.
환인제약이 비피도 파이프라인 중 가장 주목하고 있는 물질은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로 개발하는 BFD1R01이다. 2025년 상반기 임상 1상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어 비피도 파이프라인 중 가장 앞서있는 물질이다.
관절염치료제는 환인제약이 신약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는 사업이다. 지난해 지난해 사노피와 관절염 치료제인 아라바정의 국내 유통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하지만 자체 관절염 치료제 연구 경험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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