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O 워치/한화오션]그룹 최고 재무 베테랑 '신용인' 부사장 투입 이유는선박 건조비용 유지·부채비율 추가 개선 등 과제
조은아 기자공개 2023-09-25 09:24:11
이 기사는 2023년 09월 21일 15시51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그룹이 한화오션의 재무실장을 선임 4개월 만에 교체했다. 한화솔루션 재무실장을 지낸 신용인 부사장이 한화오션에 투입됐다. 기존 재무실장이던 우영진 전무는 개인적 사유로 자리에서 물러난 것으로 전해진다.앞서 한화그룹은 5월 한화오션 인수를 마무리하며 경영진을 큰 폭으로 교체했다. 당시 권혁웅 한화오션 대표이사 부회장을 도와 인수 과정에서 자금 업무를 총괄한 우영진 전무가 새출발을 앞둔 한화오션의 재무실장으로 선임됐다.
우 전무의 후임으로 그룹에서 손꼽히는 재무분야 베테랑을 선임한 건 그만큼 한화오션이 풀어야 할 재무적 과제들이 산적해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재무실장의 직급도 기존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격상됐다.
21일 한화오션에 따르면 신용인 부사장이 최근 한화오션 재무실장으로 선임됐다. 신 부사장은 한화그룹에서만 30년 넘게 근무한 '한화맨'이자 오랜 기간 컨트롤타워 경영기획실에서 근무한 확실한 '믿을맨'이다.
1992년 한화솔루션의 전신인 한양화학으로 입사한 뒤 주요 활동무대는 경영기획실이었다. 2002년 한화그룹 경영기획실로 이동해 전략, 기획, 재무 등 다양한 업무를 경험했다. 2014년 한화케미칼(현 한화솔루션) 기획조정팀장을 거쳐 2015년 상무로 승진해 다시 그룹 경영기획실에 복귀했다. 2018년 경영기획실이 해체된 뒤에도 ㈜한화 지원부문(2018~2019년)에 남아 재무기획파트장 등으로 일했다.
다시 계열사로 이동한 건 2020년이다. 한화솔루션 출범과 함께 초대 CFO(최고재무책임자)로 '친정'에 복귀한 신 부사장은 재무 안정성 확보에 주력했다. 센텀시티(3000억원)·갤러리아 광교점(6000억원) 유동화 결정이 이 시기 이뤄졌다. 2019년 170%에 이르던 부채비율(한화케미칼)은 한화솔루션 출범 첫해 153%까지 떨어졌으며 2021~2023년 140%대를 유지하고 있다.

한화오션은 한화솔루션보다 현안이 산적해 있다. 한화그룹은 올해 한화오션에 2차례 자금을 수혈했다. 인수할 때 2조원을 투입했고 현재 2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도 진행 중이다. 둘을 더해 올해만 약 4조원이 한화오션에 투입됐는데 2조원은 이미 자본으로 쌓아 재무건전성이 개선됐다. 한화오션의 지난해 말 부채비율은 1542%에 이르렀으나 상반기 485%까지 떨어졌다.
새로 투입되는 2조원은 전액 투자에 쓰인다. △방산부문 투자 9000억원 △친환경 선박 개발 6000억원 △해상풍력 2000억원 △스마트야드 투자 3000억원 등이다. 유증 대금이 빚 상환이 아니라 투자 재원으로 활용되는 건 의미심장한 대목이다. 대형 M&A의 여파로 그룹에 자금 부담이 생기기 시작한다는 신호가 아니라 성장성에 주목해 과감한 투자 강수를 둔 것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다만 유증 대금을 전량 투자에 쓰면서 기존에 안고 있던 재무적 과제는 여전히 짊어지고 있다. 특히 업황이 살아나면서 수주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선박을 건조하는 데 필요한 적정 현금을 '유지'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2분기 말 한화오션의 현금성자산은 1조9641억원으로 넉넉한 수준이지만 안심할 순 없다.
대형 조선사들의 경우 대체로 현금이 확 빠져나갔다가 확 들어오는 경우가 많다. 당장 지난해 말 1조1127억원이었던 현금은 3개월 뒤인 1분기 말 6517억원으로 반토막났다가 다시 3개월 뒤 1조9641억원으로 늘어났다.

여전히 높은 한화오션의 부채비율, 재고자산, 잔존하는 신종자본증권 등도 부담이다. 결손금도 증가 속도만 둔화됐을 뿐 계속 쌓여가는 중이다. 한화오션은 상반기 말 기준으로 2조3328억원의 신종자본증권을 보유하고 있다. 만기가 30년 이상으로 길다는 특성 때문에 회계상 자본으로 인식되지만 기본적으로 채권이다. 신종자본증권을 자본에서 빼고 부채로 바꿔 인식하면 부채총계는 13조6413억원, 자본총계는 마이너스(-)6억원에 그치는 자본잠식이다.
이 신종자본증권은 2016~2018년 수출입은행이 지원해준 공적자금이다. 때문에 금리가 연1%, 만기가 30년으로 정해졌다. 연 이율은 1% 수준으로 매년 부감하는 이자비용은 240억원가량이다. 한화오션의 매출 규모와 비교하면 그리 큰 금액은 아니지만 여전히 순손실을 내고 있다는 점을 볼 때 조기에 상환해 이자 부담을 줄일 것이라는 관측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이밖에 만들어놓고도 납품처의 계약해지 등으로 재고자산으로 쌓인 배도 골칫거리다. 2012년과 201년 계약을 체결해 건조했지만 계약이 해지돼 인도하지 못한 DRSP 두 척이 대표적이다. 결손금은 상반기 말을 기준으로 3조2566억원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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