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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뉴에너지사업부에 '신재생·원자력' 역량 결집 '1사업부·2실' 체제 확립, 2030 미래전략 일환

전기룡 기자공개 2023-12-01 09:56:19

[편집자주]

시공사의 신생조직이 가지는 의미는 남다르다. 시공사의 새 먹거리를 가늠해볼 수 있는 게 바로 신생조직이기 때문이다. 특히 지금같이 고금리 기조와 원자재값 부담으로 건설경기가 악화되는 추세여서 시공사의 차세대 먹거리가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더벨은 주요 시공사의 신생조직을 살펴보고 각 기업의 새 먹거리와 전략, 당면 과제 등은 무엇인지를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1월 28일 09: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건설은 한때 '플랜트 강자'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했다. 산유국들에 오일머니가 유입되는 시기에 맞춰 중동시장에 전략적으로 진출했다. 중동시장에서 대규모 플랜트 프로젝트를 여럿 수주한 덕에 2016년까지 플랜트·발전부문 매출비중이 건축·주택부문을 상회하는 모습도 보였다.

건축·주택부문이 매출의 과반 이상을 책임지는 지금과는 차이가 있다. 현대건설은 오일쇼크 이후 건축·주택부문을 돌파구로 활용했다. 다행히 주택 브랜드 '힐스테이트'와 '디에이치'가 성공적으로 안착해 수익성 증대로 이어졌다. 고금리 기조와 원자재값 부담이 지속되기 이전까지는 말이다.

현대건설이 다시 플랜트에 눈을 돌리게 된 데도 수익성이 주효했다. 현대건설은 현재 연결기준 원가율이 94%에 육박할 정도로 수익성이 떨어진 상태다. 이에 새 먹거리를 발굴하겠다는 취지 하에 플랜트 사업본부에서 신에너지 관련 조직을 별도 분리해 '뉴에너지사업부'를 신설했다.

◇하반기 조직개편 단행, 탈석탄 선언 후속 조치

현대건설은 올 하반기 시작과 함께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조직개편의 골자는 신에너지 전문 조직의 신설이다. 기존에는 플랜트사업본부가 신에너지를 포함한 발전사업을 함께 맡는 구조였다. 하지만 현대건설은 전문성 강화 차원에서 플랜트사업본부 산하 신에너지 조직을 분리하는 게 낫다고 봤다.

플랜트사업본부 소속의 신에너지 관련 부서가 독립해 만들어진 조직이 바로 뉴에너지사업부다. 뉴에너지사업부 산하에는 각기 다른 전문분야를 가진 에코원사업실과 원자력사업실을 배치해 '1사업부·2실' 체제로 운영 중이다. 실 산하에도 영업이나 설계, 수행 등에 특화된 전담팀을 뒀다.

현대건설의 기조와 무관하지 않다. 현대건설은 2021'년 '탈(脫)석탄 선언 이해관계자 서신'을 통해 석탄 발전소 시공사업을 종료하는 동시에 신규 투자·시공 사업을 전면 배제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경영환경 변화에 발맞춰 사업 전환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대외적으로 공표했다.

이때 언급된 게 태양광을 비롯해 수소연료발전, 해상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이다. 친환경 사업으로 분류되는 스마트팜, 바이오가스, 오염토정화, 수처리 등을 확대하겠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단순 공표에 그치지 않기 위해 친환경 기술(Green R&D) 역량을 확보하겠다는 청사진도 공유했다.

'2030 미래전략'의 연장선이기도 하다. 2030 미랜전략은 '에너지 전환 신사업'과 '해외사업 확장', '미래기술 개발'이라는 3대축을 중심으로 미래 성장력을 확보하는 걸 골자로 한 다. 윤영준 사장 역시 연초 차세대 원전, 수소 플랜트, 전력 거래 등 핵심사업의 글로벌 독점적 위상 확보를 주문한 바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에너지 전환 시장에 적극 대응하고 글로벌 선도기업으로의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한 조직 신설"이라며 "기존 플랜트사업본부에서 독립한 뉴에너지사업부를 독립 사업부로 신설해 글로벌 사업 확대에 따른 대응력을 강화하려는 복안"이라고 설립 취지를 설명했다.

◇뉴에너지사업부 초대 수장에 30년 경력 전문가 낙점

뉴에너지사업부의 초대 수장은 최영 전무다. 최 전무는 1965년생으로 경희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1992년 현대건설에 입사해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처음 임원 명단에 이름을 올린 건 신고리원자력3·4호기현장소장(상무보B)으로 재직 중이던 2015년부터다. 이후 현장 위주로 경력을 쌓았다.

본사에 복귀한 2020년부터는 원자력사업단장(상무)을 맡았다. 뉴에너지사업부가 신설되자 전무 승진이 이뤄졌다. 30여년이 넘는 근속기간 가운데 신고리원자력3·4호기는 물론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등 국내외 사업장을 두루 거쳐온 만큼 내부에서도 원자력 전문가로 칭해진다.

산하 실에도 임원급 구성원이 꾸려졌다. 우선 신재생·송변전사업을 담당하는 에코원사업실은 이종수 상무가 담당한다. 이 상무는 인하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한 인물로 2016년부터 송변전사업실장을 맡아왔다. 송변전사업실은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플랜트사업본부서 분리된 대표적인 조직이다.

원자력사업실장직에 이름을 올린 채진석 상무도 관련 경력이 상당한 인물로 알려졌다. 한양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한 채 상무는 주로 원자력 분야에서 포트폴리오를 쌓았다. 2021년부터는 원자력사업단 프로젝트디렉터(PD)로 근무한 데다 중간에 원자력수행지원팀장을 겸직하기도 했다.

새롭게 뉴에너지사업부를 이끌게 된 임원진들은 채산성 높은 사업을 바탕으로 수익성을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 현대건설은 올 3분기 건축·주택부문 매출비중이 64.7%에 달하지만 원가율도 93.9%로 그만큼 높다. 고금리 기조와 원자재값 부담으로 건축·주택부문에서 수익성을 담보하기 힘들어졌다.

폴란드에서의 성과도 가시화해야 한다. 현대건설은 연내 폴란드 바르샤바 지역에 지사를 설립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폴란드 지사는 소형모듈원자로(SMR) 등 원자력발전에 대한 수요가 높은 동유럽 지역에 진출하기 위한 교두보로 활용될 예정이다. 최근 루마니아 등지에서도 신규 발주가 본격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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