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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저 프로파일]시장 트렌드 분석, 모멘텀 투자 이지스운용 박택영 팀장리스크 대비 수익 극대화 추구, 고객접점 확대 목표

윤종학 기자공개 2024-04-09 08:09:48

이 기사는 2024년 04월 04일 07: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지스자산운용이 부동산 전문 운용사를 넘어 주식, 채권 등 전통자산 시장에 진출한 지 2년여가 흘렀다. 큰 틀에서는 부동산 투자를 포함해 사업 다각화와 투자영역 확대라는 명분과 당위성으로 출발해 길지 않은 시간 그 성과는 눈여겨 볼 만하다.

다만 리테일 고객들 상당수는 이지스자산운용을 여전히 부동산 운용사로만 기억하고 있다. 이에 이지스자산운용도 고객과 접점을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특히 박택영 멀티에셋투자파트 1팀장(사진)은 최근 증권사와 랩어카운트 상품을 준비하면서 고객접점 확대에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 특유의 시장 분석력을 기반으로 운용하는 모멘텀 전략으로 리테일 시장을 두드리고 있다.

◇성장 스토리: SMIC에서 접한 투자의 길, 리서치·운용 겸비한 매니저로 성장

박 팀장이 투자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서울대학교 투자동아리 'SMIC'에 지원하면서다. 서울대학교 전기공학부로 입학한 박 팀장은 현실세계와 동떨어진 전공에 흥미를 잃고, 다른 진로를 고민하던 중 SMIC을 접하게 된다.


SMIC은 1998년 발족한 서울대학교 투자동아리다. 황성환 타임폴리오자산운용 대표, 최준철 VIP자산운용 대표 등 굵직한 인물들을 배출하면서 운용업계 사관학교로 불리기도 한다.

박 팀장이 SMIC에 지원한 시기는 VIP자산운용의 최준철, 김민국 대표가 가치투자 하우스를 창업한 시기였다. SMIC 면접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한국형 가치투자 전략'을 읽으며 투자라는 것에 흥미를 느꼈다고 회상했다.

박 팀장은 "진로에 대해 고민하던 시기에 인턴 시절 만난 선배가 다시 학교 생활을 하면 SMIC을 해보고 싶다는 말을 듣고 관심을 갖게 됐다"며 "전기공학 공부와 달리 투자는 현실세계와 접하는 영역이어서 흥미를 더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2007년 졸업을 앞두고 미래에셋자산운용에 합격해 투자업계에 발을 들였다. 첫 발령부서인 주식운용본부에서 현재 직속 상사인 서성용 이지스운용 멀티에셋파트장과 연을 맺게 됐다. 이후 미래에셋자산운용에서 2016년까지 근무하며 현재 운용스타일의 기초가 되는 경험들을 쌓을 수 있었다. 애널리스트로서 거시경제 뿐 아니라 다양한 섹터 및 종목을 담당하며 산업 전체를 보는 눈을 키웠다.

2016년 미래에셋자산운용에서 퇴사한 후 2022년 이지스자산운용에 입사하기까지 6년의 시간은 개인투자자로 활동하기도 했다. 박 팀장은 이 시기가 본인만의 투자 철학과 스타일을 정립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한국형 헤지펀드 시장에서는 아직 생소한 모멘텀 전략을 접목한 EMP펀드의 구상이 이 때 완성됐다.

◇투자 스타일 및 철학: 추세 분석으로 성과 높여 "리스크 대비 수익 극대화"

박 팀장의 투자 스타일은 리스크 대비 수익 극대화로 정리할 수 있다. 변동성 대비 수익성 지표를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투자 결정을 내린다. 이는 박 팀장의 성향이 손실을 싫어하는 측면에서 비롯됐다.


박 팀장은 "매니저마다 크게는 리스크를 감수하는 대신 수익을 극대화하는 성향과 리스크에 보수적인 스타일이 있는 것 같다"며 "운용업에 뛰어들며 스스로 제한된 리스크 안에서 수익을 극대화하는 것을 선호한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예컨대 50대 50 확률의 게임보다는 60대 40 확률의 게임을 선택해 손실을 최소화하는 범위를 정한다.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낮더라도 이기는 게임에 지속적으로 참여해 누적 수익률을 높이는 방식이다. 즉, 이길 확률이 높은 게임을 판별하는 것이 박 팀장 투자 스타일의 핵심인 셈이다.

이를 위해 활용하는 것이 모멘텀 전략이다. 시장에는 국면별로 트렌드가 존재한다. 일종의 추세 혹은 방향성이 형성되는 것인데 이러한 추세는 일단 생성되면 한동안 지속되는 경향이 있고 이를 모멘텀이라고 부른다. 인공지능이라는 큰 트렌드가 시장에 강하게 나타나면 관련 종목들의 비중을 높이는 방식이다.

다만 모멘텀은 일정 시간이 흐르면 소멸되고 다른 모멘텀으로 대체된다. 소멸의 시기를 판단하지 못하면 오히려 급격한 자산가치 하락을 겪어야 한다. 모멘텀의 생성과 소멸 시기를 유추하기 위해서는 전체 시장을 보면서 다양한 자산 및 시장 지표의 변화들을 크로스 체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좁은 시각으로 모멘텀 투자를 단행하면 해당 추세가 소멸됐을때 이유를 발견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이런 모멘텀 전략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EMP(ETF Managed Portfolio) 전략을 가미했다. EMP 전략은 다수의 ETF(상장지수연계펀드)에 투자해 분산 효과를 극대화한다. ETF가 지닌 분산효과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다양한 자산군을 한바구니에서 분석하고 투자비중에 변화를 줄 수 있어 트렌드를 추종하기에 용이하다는 분석이다.

박 팀장은 "종목이나 산업에서만 트렌드를 찾지 않고 다른 트렌드와 같이 비교하면서 특히 '가격'이라는 트렌드 지표를 중시한다"며 "가격의 변화가 시장의 변화를 유추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트랙레코드1: 소비성장·한국헬스케어 펀드 등 테마형 펀드 성과

박 팀장은 미래에셋자산운용에서 운용역으로 근무하며 투자 컨셉이 명확한 테마형 펀드에서 두각을 보였다. 미래에셋 한국헬스케어 펀드와 미래에셋 소비성장 펀드가 대표적이다. 각각의 펀드 스타일에 맞춰 수익률을 극대화해 1000억원 이상 자금을 끌어모았다.

소비성장 펀드는 모바일 확산 및 사회 트렌드 변화에 수혜를 받을 수 있는 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펀드였다. 당시 고령화 및 건강에 관심이 증가하고 이머징 국가 중산층 소비 여력이 늘어나며 해당 테마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던 시기였다.

중국인 유입이 늘며 화장품 섹터 등이 대표적인 투자처였다. 박 팀장은 2012년 8월부터 2016년 4월까지 소비성장 펀드를 운용해 기간 수익률 30%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펀드 규모도 300억원에서 1700억원까지 불어났다.

한국헬스케어펀드는 박 팀장이 직접 런칭해 더 의미가 깊은 펀드다. 제약, 바이오, 의료기기, 건강식품, 미용 등 헬스케어 관련 섹터에 주로 투자하는 상품이었다.

이 펀드는 2014년(26%)과 2015년(42%) 국내 주식형 100억원 이상 펀드 기준 연간 수익률 2위를 차지하는 등 탁월한 운용 성과를 기록했다. 2013년 4월부터 2016년 4월까지 운용하며 총 64%의 수익을 거뒀다. 펀드 규모도 100억원으로 시작해 3년만에 1300억원을 넘어섰다.

◇트랙레코드2: EMP에 모멘텀전략 가미 '이지스 코어멀티에셋EMP 1호'

이지스코어멀티에셋EMP1호는 박 팀장이 이지스자산운용에 합류한 뒤 처음으로 선보인 펀드다. 이 펀드의 1년 수익률(2024년 2월말 기준)은 19.64%로 나타났다. 통상의 EMP펀드들이 연 7% 안팎의 수익률을 목표로 하는 점에 비춰보면 첫 해부터 시장의 이목을 끄는 수익률을 기록한 셈이다.

높은 수익률의 비결은 모멘텀 전략에서 찾을 수 있다. 기존 EMP펀드들이 가장 많이 활용하는 자산배분 전략은 '60/40 전략'이다. 주식과 채권이 상반된 흐름을 보인다는 점에 주목한 전략으로 자산의 60%는 주식에, 40%는 채권에 투자해 시장 환경 변화에서도 변동성과 수익률을 상호보완한다. 다만 지난해 주식과 채권이 동시에 하락하는 국면에서는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이지스코어멀티에셋EMP1호는 60/40전략 대신 모멘텀 전략을 활용한다. 경제 국면에 대한 접근보다 추세가 발생하는 자산군에 보다 집중하는 방식이다. 예컨대 원자재 자산군이 강한 상승 모멘텀을 보이고 있다고 확인되면 그 중에서도 가장 강한 자산을 추린다. 금이라고 가정하면 금ETF에 대한 롱포지션 포트폴리오를 일부 편입하는 방식이다.

수익률이 높게 나타났음에도 안정적으로 변동성을 관리한 점도 눈길을 끈다. 포트폴리오 연환산 변동성은 6.58%로 나타났다. 아직 3년치 결과가 나오진 않았지만 펀드 위험등급 기준으로 치환해보면 5등급(낮은위험)에 속할 정도로 변동성이 낮은 수준이다.


◇업계 평가 및 향후 계획: 고객 접점 확대 목표…랩어카운트 출시 계획

박 팀장에 대한 주변의 평가에서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단어는 '성실'이다. 글로벌 주식, 채권, 원자재 등 다양한 자산을 담는 EMP펀드를 운용하다 보면 장이 열리는 시간이 다르다. 오전에는 국내 증시를 보고 오후에는 미국 증시를 보다보면 잠을 자지 않고 운용에 몰두하는 모습을 자주 목격한다는 전언이다.

박 팀장은 올해 1순위 목표로 꾸준한 운용 성과를 내는 것이라고 답했다. 리스크 대비 리턴을 유지하고 트랙레코드를 쌓아가야 추가적인 목표들도 세울 수 있다는 것이다. 트랙레코드를 기반으로 고객접점을 확대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현재 사모펀드 형태로만 운용하고 있어 기관투자자 위주로 자금을 받고 있지만 랩어카운트 등으로 확장해 리테일 투자자에게도 상품을 선보이기로 했다. 이달 초 NH투자증권에 '이지스 글로벌 플러스 모멘텀 랩'을 출시할 예정이다. 너무 많은 곳에서 랩 상품을 출시하면 박 팀장 개인 운용능력을 넘어설 가능성도 있어 한 곳 정도 추가 계약을 검토 중이다.

마지막으로 추후에 '이지스코어멀티에셋EMP1호'가 한국형 헤지펀드 업계의 전략 다변화에 기여하길 바란다는 뜻을 밝혔다. 박 팀장은 대형 운용사들이 ETF 출혈 경쟁을 하는 상황에서 이지스자산운용이 증권부문 후발주자로 참여해 볼륨을 키울 수 있는 분야라는 판단으로 펀드를 설계했다.

박 팀장은 "외국에서는 '이지스코어멀티에셋EMP' 같은 멀티전략의 펀드들도 메인 스트림 중에 하나"라며 "펀드 운용을 안정적으로 해나가 한국형 헤지펀드 전략이 다변화되는데 대안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싶다"고 포부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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