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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육각은 지금]초록마을, 7년만의 턴어라운드 ‘초록베베’ 정조준⑤점포수 줄며 영유아식에 역량 집중…"2000억 매출 벽 깰것"

유정화 기자공개 2024-05-16 08:45:15

[편집자주]

스타트업 정육각은 대상그룹 계열사 초록마을을 인수하면서 2022년 가장 주목 받은 스타트업으로 부상했다. 꽃길이 펼쳐진듯 했지만 급격한 시장 변화에 발목이 잡혔다. 금리 인상 기조 속에 투자 유치가 여의치 않았고, 인수 차입금 부담으로 유동성 위기에 놓였다. 초록마을을 다시 되팔아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왔다. 신사업을 정리하고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단행한 정육각의 절치부심에 VC업계가 다시 한번 손을 내밀었다. 힘겹게 유동성 위기를 넘긴 정육각은 이제 설립 이후 첫 흑자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대기업을 삼킨 스타트업, 정육각은 승자의 저주를 피해갈 수 있을까. 현 상황을 진단하고 향후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14일 08: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설립 26년차 초록마을이 변화를 맞았다. 오프라인에 집중하던 과거와 달리 정육각의 정보기술(IT) 역량을 흡수하면서 더 젊어졌다. 올해는 가맹 점포 수 10% 확대를 목표로 신규 출점에 속도를 내는 동시에 자체 브랜드(PB) 상품을 공격적으로 늘려 7년 만의 손익 턴어라운드를 꾀한다는 방침이다.

초록마을의 마지막 영업흑자는 지난 2017년이다. 이후 6년간 매년 적자를 기록해왔다. 지난해엔 점포 수가 줄어들면서 매출도 덩달아 정체된 모습을 보였다. 초록마을은 유기농 식료품 전문 브랜드 '초록베베'를 중심으로 영유아 식품으로 젊은 소비자들을 끌어들이고, 온라인 판매를 활성화해 매출 2000억원의 벽을 깨겠다는 목표다.

초록마을의 경쟁력인 PB 역량이 핵심이다. 앞서 정육각의 자체 물류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물류비를 절감하는 등 수익 구조 전반의 기틀을 다진 만큼, 규모의 경제 효과를 누릴 수 있게 됐다. 점포뿐 아니라 상품 군에 있어서도 공격적인 확장을 예고하고 있다.

◇쪼그라든 점포, 해법은 영유아식 확장

지난 3년간 초록마을의 매출은 내리막을 걸었다. 2021년 2002억원에서 2022년 1909억원, 지난해는 1788억원으로 매년 감소했다. 주된 요인은 초록마을의 매출 구조가 오프라인 매출이 90% 이상 차지하는 만큼, 점포가 줄어들게 되면 직접적인 타격을 받는 구조기 때문이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정보제공시스템과 초록마을에 따르면 초록마을의 지난 2021년 점포 수는 가맹점과 직영점을 포함해 400개였다. 이후 2022년 380개로 감소했고, 지난해엔 360개 수준으로 줄었다. 2년간 매년 20개씩 점포 수가 줄어든 셈이다. 초록마을 홈페이지를 보면 현재 점포는 344개까지 축소됐다.




코로나19 이후 온라인과 빠른 새벽 배송을 기반으로 유기농 식자재를 공급하는 플랫폼 기업이 늘자 경쟁에서 밀려 점포 수가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이렇다 보니 초록마을도 정육각의 IT 역량을 기반으로 온라인 매출 비중도 늘렸다. 2022년 5%였던 온라인 매출 비중은 지난해 8%까지 늘었다.

동시에 초록마을이 꺼낸 비장의 카드는 초록베베다. 초록베베는 신선부터 가공까지 건강하고 안전한 영유아용 식품을 자체적으로 기획, 개발한 초록마을만의 신규 PB다. 지난해 8월 론칭했다. 친환경 식재료 위주의 구색을 갖추고 △원재료 안전성 △영양 균형 △구매 및 조리 편의성 등에 초점을 맞췄다.

초록마을은 국내 영유아 식품시장 내 신선 식자재와 가공식품까지 전 영역에 걸쳐 시장을 선점한 브랜드가 아직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에 착안해 초록베베를 론칭했다. 실제 한국식품산업협회의 ‘가공식품 세분시장 현황 영유아식’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영유아식 시장점유율은 매일유업(23%)·남양유업(15.1%)·베베쿡(12.4%) 등 절대 강자가 없었다.

초록마을은 전용 멤버십 ‘베베패스’도 론칭했다. 영유아 먹거리가 필요한 시기인 생후 6개월부터 36개월까지 3년 동안 소비자 락인효과를 누리겠다는 구상이다. 베베패스는 1년 단위 연간회원제다. 가입비는 1만2800원이다. 초록마을에 따르면 초록베베 상품 월 평균 매출 신장률이 12%에 달한다. 구체적인 매출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다.

특히 초록마을이 기대를 걸고 있는 건 새로운 고객층의 유입이다. 초록마을 한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 31~35세 고객 중 영유아 상품을 구매한 고객의 비중은 67% 이상이다"며 "완조리제품 위주의 영유아 식품 시장에서 간편함을 갖춰 부모들의 선택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마진율 높은 PB 중심 상품군 확대

올해 들어 초록마을은 확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점포 수를 10% 이상 신규 출점 수를 확대한다는 목표다. 동시에 온라인 매출 비중도 10%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온·오프라인 양방향으로 매출을 끌어올리려는 계획을 세웠다.

핵심은 초록베베다. PB는 유통업체가 제조업체와 함께 생산 제조하는 상품인데, 원가 절감이 가능해 마진율이 높다. 다른 기업과의 가격 출혈경쟁도 필요가 없다.

초록베베는 론칭 이후 상품군도 빠르게 늘었다. 론칭 당시 이유식용 쌀·잡곡가루, 소분 채소, 다진 채소, 다진 축·수산물 등 신선식품 42종과 간식, 음료, 반찬 등 가공식품 17종으로 총 59종을 선보였다. 이후 무항생제 한우·돼지 불고기, 어린이 김·김자반 등 간편 유아식까지 현재 74종까지 확대했다.

초록마을은 분유나 완제 이유식 등 완조리 위주로 형성해온 기존 영유아 식품 시장과 달리 차별화를 꾀했다. 직접 만들어 먹일 수 있는 친환경 식재료 위주의 구색을 갖춰 원재료 안전성, 영양 균형은 물론 구매 및 조리 편의성을 높이는 데 집중했다.

초록마을 한 관계자는 “성장기별 아이들과 부모에게 필요한 것에 최우선으로 집중해 자연스레 가공식품은 물론 신선식품까지 아우르는 구색을 갖췄다”며 “이유식을 시작하는 많은 부모들이 친환경 유기농 식재료를 구하기 위해 가장 먼저 초록마을을 찾을 정도로 강력한 헤리티지를 보유했다”고 설명했다.

마케팅도 점차 늘려 매출을 확대하고 있다. 초록마을은 지난 3월 초록베베를 비롯 600여개 품목 최대 50% 할인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초록마을에 따르면 봄맞이 정기 빅세일 기간 동안은 매출이 전월 동기 대비 약 180%, 고객 수가 약 104%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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