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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LB '리보세라닙' 미국 진출기]HLB, 사소한 CMC 문제? 임상 디자인 탓이면 '3상' 다시 불가피HLB "캄렐리주맙 CMC가 CRL 수령 원인, 최대한 빨리 보완해 NDA 재추진"

차지현 기자공개 2024-05-20 08:00:44

이 기사는 2024년 05월 17일 13: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LB 측은 이번 미국 식품의약국(FDA) 최종보안요구서한(CRL)을 받은 원인이 병용 약물의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CMC) 이슈에 있다고 주장한다. 자체개발 표적항암제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는 얘기다. 다만 변하지 않는 사실은 품목허가가 불발됐다는 점이다.

CRL을 수령하면 사실상 품목허가(NDA) 절차를 다시 밟아야 한다. 핵심은 FDA가 보완을 요구한 사항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다. 회사 말대로 사소한 CMC 문제라면 1~2달 내 보완해 NDA를 재추진하면 된다. 반면 병용 약물 임상 디자인에 문제가 제기됐을 경우 임상 3상을 다시 진행해야 한다.

◇FDA 지적 사항 '캄렐리주맙 공정 그리고 임상현장 실사'

진양곤 HLB그룹 회장은 FDA로부터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에 대한 CRL을 수령한 지 약 3시간이 지난 17일 오전 9시께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CRL 수령 원인에 대해 발표했다.

CRL은 지적 사항을 보완해 다시 NDA를 제출하라는 통지서다. 사실상 현재 상태로는 품목허가를 내릴 수 없다는 의미다.

이날 진 회장은 HLB의 표적항암제 '리보세라닙'과 관련해선 어떤 지적도 받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FDA가 CRL을 발행하면서 지적한 사항은 캄렐리주맙 CMC 그리고 바이오리서치 모니터링(BIMO) 실사 두 가지라고 설명했다.

진 회장은 "항서제약은 FDA 심사 과정에서 CMC 실사에 대한 사소한(minor)한 지적을 받았고 이를 수정 및 보완해 잘 대응했다고 HLB 측에 수차례 피력했다"면서도 "항서제약 측 답변이 FDA를 충분히 만족시키지 못한 게 아닌가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그는 "아직 항서제약 쪽 자료는 전달받지 못했기에 상황을 다 파악하지 못했다"면서 "글로벌 의약품 허가 제품을 17개나 보유한 항서제약 제조 공정에 근본적이면서 수정 불가능한 문제가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진양곤 HLB그룹 회장은 17일 오전 9시께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FDA로부터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에 대한 CRL을 수령했다고 발표했다.

BIMO 실사와 관련해서 진 회장은 "BIMO는 임상을 진행한 주요 지역(site)를 확인하는 절차"라면서 "임상 지역 중 백인 비율이 높았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전쟁 중인 관계로 (FDA 실사팀이) 실사를 갈 수 없다는 걸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또 그는 "이는 당사 문제가 아니고 다른 방식으로 충분히 입증 가능한 문제로 근본적 이슈는 아닐 것"이라고도 했다.

결국 HLB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CRL의 원인이 리보세라닙에 있지 않고 캄렐리주맙 CMC 이슈 또한 심각한 수준이 아니다'라는 것이다. 다만 첫 국산 항암제 미국 진출 시도였던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의 FDA 품목허가가 거절됐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일각서 "아시아인 치우친 인종 프로파일 CRL 원인" 지적도

CRL은 FDA의 최종 판단과도 같다. 해당 결과에 대해서는 따로 항의할 수 없다. HLB로선 지적 사항을 보완해 NDA 절차를 다시 밟는 게 유일한 대응책이다. HLB는 중대한 문제가 제기된 건 아닌 만큼 최대한 빨리 보완 작업을 진행해 NDA를 재추진한다는 입장이다.

진 회장은 "NDA를 받으면 회사는 FDA 지적 사항을 보완한 서류를 다시 제출해야 하고 이후 FDA는 최장 6개월 이내 승인 여부를 또 한 번 결정하게 된다"면서 "리보세라닙은 지적 받은 사항이 없으므로 우리가 준비할 건 없고 문제제기를 받은 항서제약과 빨리 협의해 마무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핵심은 FDA가 보완을 요구한 사항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다. 회사 주장대로 사소한 CMC 문제라면 1~2달 내 보완해 NDA를 다시 제출하면 된다. 국내 한 임상 전문가는 "의약품 허가에선 이런 일이 종종 생긴다"며 "사소한 CMC 문제라면 이를 해결 후 다시 NDA를 제출하면 된다"고 했다.

반대로 FDA가 제기한 이슈가 임상 디자인에 있었다면 상황은 심각해진다. NDA 절차를 다시 밟기 위해 임상 3상을 처음부터 새로 진행해야 해서다. CMC 지적 사항이 공정 자체를 바꿔야 할 정도로 중대한(major)한 문제일 경우에도 임상을 다시 진행해야 한다.


특히 일부 임상 전문가들는 캄렐리주맙 임상 디자인이 이번 CRL 수령의 주된 원인이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아시아인에 국한된 임상 데이터가 이번 FDA 품목허가에 발목을 잡았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 임상 3상 참여자의 83%가 아시아인이었다. 진 회장이 말한 것처럼 수많은 허가 의약품을 보유한 항서제약이 CMC 이슈를 놓치진 않았을 것이란 점도 이런 시각에 힘을 보탠다.

FDA 품목허가 경험을 보유한 또 다른 국내 임상 전문가는 "과거 아주 잠깐 캄렐리주맙 임상 디자인을 검토한 적이 있었는데 임상 환자 인종 프로파일이 아사아인에 지나치게 치우쳐져 있어 모집단 대표성(population representation)이 부족하다고 생각했다"면서 "미국 인구 중 아시아인 비중은 6%인 데다 미국 규제당국은 다양한 인종을 포함한 데이터를 굉장히 중요(critical)하게 여기기 때문에 이번 데이터로만 품목허가는 어렵지 않을까 예상했다"고 했다.

이어 전문가는 "우크라이나 전쟁 때문에 BIMO 실사가 어려웠을 수도 있지만 이게 CRL 수령의 주요한 이유가 되진 않았을 걸로 보인다"며 "리보세라닙과 캄렐리주맙이 각각 품목허가(BLA)를 받아야 했던 상황이었는데 중국 임상 데이터에 대한 불신 등도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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