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운용, 민간 벤처모펀드 참여 왜 망설이나 사업성 검토 사실상 중단…RWA 부담 지목
이명관 기자공개 2024-06-04 08:24:01
이 기사는 2024년 05월 30일 14: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자산운용이 민간 벤처모펀드 사업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그간 연내 구체화를 목표로 사업성 검토를 해왔다. 시장에선 '위험가중자산(RWA)' 이슈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투자자산에 대한 위험도에 따라 가중치가 부여되는데, 이는 자기자본비율(BIS) 비율과 직결되는 요소다. 벤처투자는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높은 편이다. 그만큼 금융기관으로선 적극적으로 나서기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다.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자산운용의 민간 벤처모펀드 결성 작업이 지지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시장에선 검토 작업을 중단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https://image.thebell.co.kr/news/photo/2024/04/02/20240402133748204.png)
부담이 되는 요소로는 RWA가 지목된다. RWA은 투자자산에 대한 위험 정도에 따라 가중치를 부여한다. RWA 가중치가 높으면 높을수록 BIS에 대한 부담으로 이어진다. 그만큼 관리 부담이 커지는 셈이다.
이를테면 스타트업에 주로 투자하는 벤처펀드의 RWA 가중치는 400% 정도다. 금융기관이 벤처펀드에 1000억원을 출자하면, 회계 장부 상에는 4배에 해당하는 4000억원이 RWA로 잡히는 식이다. 가상화폐(RWA 가중치 1250%) 정도만 벤처펀드보다 높은 가중치가 부여된다.
물론 바젤3에 따르면 비상장주식 거래에 대한 예외조항을 적용받아 RWA 가중치를 낮출 가능성이 없지는 않다. 특정 경제분야의 지원을 목적으로 정부가 투자금을 보조하고, 정부 감독 아래 지분율이나 투자 지역에 제한을 둔다는 전제가 충족되면 RWA 가중치는 기존 200%가 아닌 100%로 적용가능하다. 다만 민간 모펀드의 취지와 다소 거리가 있다는 측면에서 예외 조항을 따르기도 다소 애매한 측면이 있다는 분석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금융기관이 벤처펀드에 대규모 자금을 출자하는 데 부담을 느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 지점에서 KB자산운용 내부에서도 부정적인 견해가 나온 것으로 보인다.
벤처 모펀드는 창업·벤처기업에 투자하는 재간접 펀드다. 그간 한국벤처투자가 그 역할을 도맡아 해왔다. 한국벤처투자는 정기적으로 출자사업을 진행했다. 벤처캐피탈로부터 제안서를 받고 심사를 거쳐 자금을 출자하는 식이었다. 그러다 2022년 하반기부터 민간 벤처모펀드 결성 움직임이 나타났고, 지난해 3월 벤처투자법이 개정되면서 민간 기관에서도 벤처모펀드 결성이 가능해졌다.
그후 KB자산운용은 올해 들어 벤처모펀드 결성을 위해 조직 구성을 비롯해 사업성 등 관련 검토 작업을 진행해왔다. 지주 계열사 중 펀드 운용 경험이 많은 KB자산운용이 총대를 잡은 셈이었다. 만약 펀드를 결성한다면 지주 계열사들이 출자하고 이를 KB자산운용이 위탁운용하는 방식이 유력시 됐다.
검토 작업은 대체투자 부문장인 김형윤 전무를 주축이 됐다. 국민은행 투자금융부를 거쳐 KB자산운용에 합류한 김 전무는 인프라 전문가로 손꼽히는 인물이다. 이에 여타 민간 벤처모펀드 경험이 있는 금융기관을 벤치마킹하는 방안이 거론돼왔다.
이와 관련 KB자산운용은 이미 충분히 벤처투자에 대한 익스포져가 적지않은 상태다 보니 굳이 급하게 추진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KB자산운용 관계자는 "지주 계열 창투사인 KB인베스트먼트의 벤처투자 규모가 상당한 편"이라며 "검토중이긴 하지만 굳이 서둘러서 추진할 이유는 없다고 보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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