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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저 프로파일/NH헤지자산운용]헤지펀드 전쟁터로 뛰쳐나온 M&A 자문역 권태영 본부장삼일PwC 출신 자문 경험 풍부, 메자닌·프리IPO 전문가로 변신

이명관 기자공개 2024-06-05 13:59:45

이 기사는 2024년 05월 31일 16: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NH헤지자산운용은 기존 NH투자증권 헤지펀드본부가 분사해 2019년 12월 출범한 전문사모운용사다. 분사 당시 6000억원 정도였던 운용자산(AUM)은 현재 1조원을 훌쩍 넘어섰다. 5년여 만에 두 배 이상 성장한 셈이다. 주력 펀드인 '앱솔루트'를 기반으로 메자닌과 프리IPO, 대체투자 등 멀티전략이 통하면서 이 같은 성장세를 이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NH헤지자산운용의 성장에 주역 중 한 명으로 권태영 투자2본부 본부장(사진)이 꼽힌다. 그는 M&A 자문 경험을 통해 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게 강점이다. 이를 기반으로 안정적이지만 나름 의미있는 수익률을 거두면서 NH헤지자산운용의 주축으로 자리매김했다.


◇성장 스토리: 매각 자문으로 쌓은 '내공' 기반 투자자로 '쑥쑥'

권 본부장은 1984년생으로 연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학창시절 회계사 자격증을 딴 그는 졸업 이전부터 삼일PwC에서 커리어를 시작했다. 회계사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그는 초반에는 감사업무를 맡았다. 그러다 2010년 6월 GCF본부로 부서를 재배치 받으면서 IB 분야에 본격적으로 발을 들여놨다. GCF본부는 글로벌 크로스보더 M&A 자문을 전담하는 부서였다.

이 곳에서의 경험을 살려 2012년 5월 신한투자증권으로 적을 옮겼다. 신한투자증권에서 맡은 역할은 마찬가지로 M&A 자문이었다. 삼일PwC에서 글로벌 자문을 주로 했다면 신한투자증권에서는 해외 딜은 물론 국내 딜도 자문을 맡았다. 권 본부장 입장에선 폭넓은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가 됐다. 그의 참여했던 매각 자문딜은 대표적으로 아이엠투자증권 M&A가 있다. 2014년 매각 자문을 맡아 성공적으로 메리츠증권에 매각했다.

자문업에 익숙해질 무렵 그는 직접 투자전선에 뛰어들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M&A 자문역으로서 한계를 느끼면서다. 국내에서 매각 자문을 하면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기 쉽지 않다고 느꼈다. 단순 연결고리에서 벗어나 주도적으로 직접 투자하고 싶다는 생각에 투자전면에 나서기로 결심했다.

그렇게 그가 향한 곳은 RG자산운용이다. 2014년 7월 RG자산운용의 PE본부에 합류했다. 그는 대체투자를 해보고자 RG자산운용으로 향했다. RG자산운용은 인프라 펀드를 주로 운용하는 곳이다. 다만 RG자산운용에서의 생활은 생각과는 다소 달랐다. 액티브하게 움직이기보단 긴 호흡으로 의사결정이 이뤄졌다. 인프라펀드 자체가 기본적으로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 전략을 구축하고 운용하는 성격을 갖고 있어서다.

권 본부장은 이 지점에서 본인에게 맞지 않는 옷이라는 판단을 하고 빠르게 이직을 결심했다. 2015년 2월 NH투자증권으로 향했다. NH투자증권 프랍트레이딩팀에 합류한 그는 실력을 입증하며 입지를 다졌다. 특히 기업분석에 일가견이 있었던 그는 중소기업부터 대기업까지 메자닌 투자와 비상장사 투자 레코드를 쌓아나갔다. 여기에 항공기 투자, 부동산 투자까지 두루 섭렵하면서 투자 스팩트럼도 확대해 나갔다.

그후 회사 차원에서 투자 확대를 모색했고, 헤지펀드 본부가 만들어지면서 자연스럽게 합류했다. 2019년 NH헤지자산운용으로 본부가 독립했고, 권 본부장은 주축 멤버로 확고히 자리매김했다. 이후로도 준수한 투자 성과를 이어나갔고, 올해 2월엔 투자2본부 본부장으로 승진했다.

◇투자 스타일 및 철학: 핵심 고려사항 '최대주주 도덕성·딜 구조'

권 본부장이 투자처를 결정할 때 핵심적으로 고려하는 사항은 크게 두 가지 정도다. 기본적으로 재무적 관점을 잘 살핀다. 재무는 회사의 기초체력을 파악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지표다. 물론 재무구조가 탄탄한 기업도 한 순간에 무너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연장선에서 최대주주의 도덕성도 살핀다. 국내 기업의 경우 최대주주의 영향력이 상당히 큰 편이다. 최대주주의 영향을 받아 성장기업이 되기도 하고, 도태되는 기업이 되기도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권 본부장은 "메자닌의 경우 디폴트 리스크를 많이 살피게 되는데, 아무리 재무상황이 좋다고 하더라도 최대주주의 의사결정에 따라 한 순간에 무너질 수도 있다"며 "이를 테면 문어발식으로 무분별하게 투자를 한다거나, 공분을 살만한 부도덕한 행동을 하게 됐을 때 회사는 버티기 힘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권 본부장이 주안점을 두고 보는 측면이 투자 구조의 안정성이다. 대체투자의 경우 권 본부장은 부동산과 항공기 투자를 주로 맡고 있다. 이때 권 본부장은 담보여력이 어느정도 되는냐를 살핀다. 예상치 못한 대외변수가 발생하거나, 프로젝트가 예상과 다른 방향으로 향할 때 결국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근거가 되는 게 담보이기 때문이다.

◇트랙레코드1: 험남했던 국일제지 엑시트, '탄탄한 업력'에 기사회생

권 본부장에게 최근 가장 기억에 남는 딜을 꼽자면 '국일제지'가 있다. NH헤지자산운용이 국일제지에 투자한 시기는 2022년 4월이다. 국일제지가 발행하는 전환사채(CB)를 인수했다. 당시 NH헤지자산운용은 2개 펀드를 비히클로 활용했다.

국일제지는 코스닥 상장사로 당시 기준 45년 업력의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갖추고 있었다. 디폴트 가능성은 사실상 희박했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일에 연루되면서 돌연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지금까지 드러난 정황을 고려하면 최우식 전 국일제지 대표의 일탈이 법정관리 이유로 꼽힌다.

상황은 이렇다. 최 대표는 보유중인 지분을 담보로 사채를 끌어다 쓰고, 이를 갚기 위해 허위로 경영권 매각 공시를 했다. 이때 예상치 못하게 사채권자들이 반대매매에 들어오면서 회사가 휘청였다. 갑자기 주인이 없는 회사가 됐고, 단 3억원을 갚지 못하고 법정관리를 신청하기에 이르렀다.

여기서 다행스러운 대목은 최대주주의 도덕성을 상쇄할 정도로 회사의 재무여력이나 업력에 기반한 영업력이 준수했다는 점이다. 특히 여느 법정관리 기업과 다르게 국일제지는 완전자본잠식 상태가 아니었다. 순자산 상태였고, 담보권이 없는 메자닌 투자자들까지 채권 상환을 받을 수 있는 상태였다. 실제 이를 기반으로 법정관리 기간 중 매각에 성공했고, 정상기업으로 돌아왔다. NH헤지자산운용으로선 투자기업인 국일제지의 디폴트 위기에도 불구하고, 무사히 원금에 더한 이자까지 회수했다.

권 본부장은 "코스닥 상장사에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갖추고 있는 회사였는데, 최대주주의 도덕성 이슈로 갑자기 법정관리를 신청하게 됐던 사례"라며 "다만 안정적인 재무구조와 함께 국일제지 자체의 오랜 업력 덕분에 법정관리 후 M&A을 통해 정상기업으로 돌아왔고, 투자금도 안전하게 회수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트랙레코드2: '머니 멀티플 5배' 펄어비스 비상장 투자 '아름다운 추억'

비상장사 투자 중에선 펄어비스가 대표적인 엑시트 사례로 꼽힌다. 권 본부장은 주로 비상장사 투자를 할 때 프리IPO 전략을 택한다. 프리IPO의 경우 상장 직전 신규 자금을 유치하는데, 이때 기존 투자자들은 구주 물량을 일부 정리하려는 니즈가 있다. 초기에 투자했던 벤처캐피탈(VC)의 경우 투자수익을 조기에 확정하려는 움직임이 강한 편이다. 권 본부장은 구주 물량을 인수하는 식으로 비상장사 투자에 나서곤 한다.

오버밸류를 최대한 피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지만 독특하게 펄어비스는 투자 당시 다소 비싸다고 생각했던 밸류임에도 그대로 투자에 나섰다. 향후 업사이드가 충분할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멀티플 기준 5배의 엑시트 성적을 냈다.

펄어비스는 2010년 7명으로 창업한 작은 게임 개발사였다. 2020년에 2조원대 기업가치를 지닌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했다. 온라인게임 '검은사막'이 승승장구 하면서 회사의 성장을 이끌었다. 2017년 상장했는데, NH헤지자산운용은 기업공개 직전 20억원을 투자했다. 특히 상장 당시 밸류는 1조2000억원에 달했다. 상장과 동시에 펄어비스는 유니콘 반열에 올랐다. 과감하게 투자를 결정했던 권 본부장에게도 의미있는 딜로 남았다.

◇업계 평가 및 향후 계획: 대체투자 영역 다변화 기조 유지

권 본부장은 현재 고금리 시대와 치열한 경쟁 구도가 벌어지고 있는 메자닌 투자 시장 상황을 고려해 투자 전략을 세워나간다는 계획이다. 권 본부장은 "현재 투자 환경이 고객들의 요구 수익률을 맞추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메자닌만 보더라도 포화상태다 보니 물량확보도 쉽지 않은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그는 멀티전략을 추구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미 NH헤지자산운용은 포화시장인 메자닌을 대체하기 위해 폭넓게 투자처를 가져가고 있는 상태다. 투자는 부동산과 항공기, 인수금융 등 다양한 영역에 골고루 이뤄지고 있다. 이 같은 기조를 유지하면서 고객 수익률 향상에 주안점을 둔다는 방침이다.

권 본부장은 "고금리 시대에 맞춰 고객들 요구 수익률 맞추기 위해 다양한 픽스드 인컴(Fixed Income) 자산을 비롯해 대체투자자산 영역을 넓히고 있다"며 "이러한 방향성을 유지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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