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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닝 지분 매각' 삼성디스플레이, 협력전선 '이상 무' 50년 넘은 파트너 관계, ASML 주식 처분 사례 유사

김경태 기자공개 2024-06-07 09:02:10

이 기사는 2024년 06월 04일 15: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과 코닝은 50년 넘는 파트너 관계를 이어왔다. 하지만 삼성디스플레이가 보유 중이던 미국 코닝(Corning) 지분 일부 매각에 나서면서 양측의 협력 전선에 이상 기류가 생길 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다만 이번 주식 매각은 풋옵션(Put Option) 행사가 가능해 현금 확보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사업적인 협력은 지속 이어갈 전망이다.

이번 행보는 삼성전자의 에이에스엠엘(ASML) 주식 매각과 유사하다. 삼성전자는 실탄 확보를 위해 ASML의 주식을 점진적으로 매각했고 작년 4분기에 잔여 지분을 모두 정리했다. 그 후로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ASML 신임 CEO가 만나는 등 사업적인 관계는 끈끈하게 유지되고 있다.

◇삼성·코닝 3대 걸친 우정, '지분 매각' 불구 사업협력 '지속'

삼성디스플레이는 최근 보유 중인 코닝 주식 일부 매각을 단행했다. 올해부터 보유 중인 코닝 주식 8000만주 중 2200만주의 풋옵션 행사가 가능해지면서 이뤄진 절차다. 현금 확보를 위해 주식 처분에 나선 것이다.

다만 양사는 사업적인 협력을 지속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삼성과 코닝의 협력 역사는 반세기를 넘을 정도로 끈끈하다. 고 이병철 창업회장 시기 때 양측의 긴밀한 관계가 형성됐다. 삼성전자는 TV브라운관 유리를 만들기 위해 1973년 코닝과 50%씩 출자해 '삼성코닝'을 설립했다. 삼성코닝은 1983년 컬러 브라운관용 유리공장을 완공하고 가동을 시작했다.

고 이건희 선대회장 시기에도 삼성과 코닝의 관계는 끈끈했다. 이 선대회장은 2011년 10월 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주 코닝시에 있는 코닝 본사에서 제임스 호튼 명예회장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양측의 전략적 협력관계 강화 방안을 집중적으로 협의했다.

2013년 5월 23일에는 제임스 호튼 명예회장이 방한했다. 서울 이태원동 승지원에서 고 이 선대회장과 저녁 만찬을 했다. 이 자리에는 이건희 회장(당시 부회장)도 배석했다. 고 이 선대회장은 "앞으로 서로 윈윈(Win-win) 협력을 계속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2011년 10월 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주에 있는 코닝 본사를 방문해 제임스 호튼 명예회장과 양사 간 전략적 협력관계 증진방안을 논의하는 모습.

삼성 오너 3세인 이 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선 뒤에도 코닝과의 관계는 두터웠다. 코닝은 작년 9월 1일 코닝의 한국 투자 5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를 개최했다. 이에 앞서 웬델 윅스 코닝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올 8월31일 서울신라호텔에서 사상 처음으로 한국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당시 웬델 윅스 회장은 환영사에서 이 회장(JY Lee)을 6차례나 언급할 정도로 각별한 신경을 썼다. 그는 "코닝의 선대 회장 가문인 호튼 가문과 삼성과의 우정에서 시작됐다"며 "이 유산을 이제 저의 오랜 벗이자 훌륭한 리더인 이 회장과 제가 함께 이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1일 행사에 참석해 "코닝의 우정어린 협력은 삼성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는데 든든한 디딤돌이 됐다"며 "우리 삼성과 코닝, 신뢰와 협력을 바탕으로 세상에 없는 기술, 아무도 상상하지 못하는 기술, 그리고 인류에 도움이 되는 기술을 함께 만들자"고 말했다.

◇ASML 사례 비슷, 현금 확보·파트너 관계 유지

이번 코닝 지분 일부 매각은 작년에 이뤄진 에이에스엠엘(ASML) 주식 처분과 유사하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반도체업황 악화 속에서 현금 확보에 사활을 걸었다. 이 과정에서 보유한 투자자산을 매각했는데 ASML의 주식을 팔았다. 작년 1분기부터 처분을 본격화한 뒤 4분기에 전량 매각을 완료했다. 이를 통해 5조원 수준의 현금을 수중에 마련했다.

ASML은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만드는 곳으로 글로벌 반도체 업체의 '슈퍼 을(乙)'로 불린다. 당시 일각에서는 지분 매각이 삼성전자와 ASML의 협력 관계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하는 시선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기우에 불과했다. 그 후로도 삼성전자와 ASML은 끈끈한 관계를 이어갔다. 이 회장은 올 4월 26일(현지 시간) 독일 오버코헨에 위치한 자이스(ZEISS) 본사를 방문했다. 자이스는 ASML의 EUV 노광장비에 들어가는 광학시스템을 독점 공급하는 기업이다.

당시 이 회장은 칼 람프레히트(Karl Lamprecht) 자이스 CEO 등 경영진과 만나 양사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그런데 이 자리에 크리스토프 푸케 ASML CEO도 함께했다. 그는 올 4월 ASML의 신임 CEO로 선임된 인물이다. 삼성전자는 이 회장의 자이스 본사 방문을 통해 ASML의 생태계에 굳건히 자리 잡고 있다는 점을 과시하게 됐다.

자이스를 방문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가운데). 왼쪽에서 세번째가 칼 람프레히트(Karl Lamprecht) ZEISS그룹 CEO. 맨 오른쪽이 ASML의 신임 수장인 크리스토프 푸케(christophe fouquet) 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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